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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는 지난 시즌과 달리 조용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시즌을 위한 전력구성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FA 시장에서 외부 FA 영입에 일절 관심을 두지 않았던 롯데는 내부 FA 황재균의 거취가 여전히 유동적이고 이에 따라 외국인 타자 영입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한 자리도 지난 시즌 함께 했던 레일리의 재계약과 새로운 외국인 투수 영입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는 수년간 계속된 하위권 성적을 벗어나기 위한 의지를 보이고있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전력의 플러스 요소가 또한 보이지 않는다. 만약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이나 타 팀 이적이 이루어진다면 전력 약화가 그 극심해질 수 있다. 이대호의 깜짝 영입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는 그 확률이 극히 낮다 할 수 있다. 롯데로서는 가지고 있는 전력으로 시즌을 준비해야 할 상황이다. 문제는 지금의 전력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우선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활약이 미지수고 5인 선발 로테이션 구성조차 만만치 않다. 지난 시즌 성장세를 보인 영건들의 활약을 기대해야 하지만, 확신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불펜진은 지난 시즌 FA로 영입한 손승락, 윤길현이 중심을 이뤄야 하지만, 지난 시즌 부진이 마음에 걸린다. 마운드는 올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에는 큰 고민이다. 





(주전 유격수 도약을 꿈꾸는 롯데 신본기)



야수진은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리그 상위권 전력이라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나마 외야진은 간판 타자 손아섭과 지난 시즌 3할 타자로 거듭나며 유망주의 틀을 깬 김문호에 군에서 돌아온 전준우가 주전 라인업을 구성하며 안정감을 주고 있다. 이들은 올 시즌 롯데 타선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그 최고 포수인 강민호가 있어 든든했던 포수진은 강민호가 부상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면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지난 시즌 백업으로 활약했던 김준태가 군에 입대하고 또 다른 백업 자원인 안중열마저 부상재활 중인 상황에서 질적으로 양적으로 포수진의 퀄리티가 떨어졌다. 강민호의 부상재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WBC 출전을 포기할 정도인 강민호가 시즌 개막까지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지는 아직 지켜볼 부분이다. 신예 나종덕과 군에도 돌아온 김사훈이 시즌 초반 백업 포수진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지만, 강민호를 대신할 정도는 아니다.



내야진 역시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다. 지난 시즌 롯데는 3루수 황재균을 시작으로 유격수 문규현, 2루수 정훈에 1루수는 신예 김상호와 베테랑 박종윤이 주로 맞았다. 이들 중 황재균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내며 투.타에서 맹활약했고 유격수 문규현은 안정된 수비로 나름 역할을 했다. 하지만 주전 2루수 정훈이 타격 부진과 수비불안을 모두 노출하며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한동안 롯데 주전 1루수로 자리했던 박종윤은 타격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힘든 시즌을 보냈다. 김상호라는 새로운 1루수가 나타났지만, 거포들이 즐비한 리그 1루수들과 비교하면 공격력에서 롯데 1루수는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더 큰 문제는 주전들을 뒷받침할 자원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장타력을 겸비한 내야수로 유격수 주전 경쟁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오승택은 시즌 초반 큰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재활로 보냈다. 타격에서 강점이 있었던 내야수 손용석은 주전 3루수 황재균의 부상으로 상당 기간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함량 미달의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신예 내야수 김대륙은 좀처럼 타격이 살아나지 않아 1군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없었다. 롯데는 시즌 내내 주전 내야수들의 부상 부진에 대한 대안부재를 안고 시즌을 보내야 했다. 



시즌 후반 만연 2군 선수였던 이여상의 분전과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동한 등이 내야진에 힘을 실어주었지만, 롯데 내야진은 채우지 못한 갈증을 완전히 해결할 수 없었다. 이런 롯데에 경찰청에서 전준우와 함께 돌아온 신본기의 존재는 내야진에 큰 자극제가 됐다. 



신본기는 2012시즌 롯데에 입단한 이후 내야 유망주로 큰 기대를 받았다. 특히, 그의 수비능력은 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수비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타격 능력으로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중간에 부상도 있었다. 3시즌 동안 백업 내야수 역할을 했던 신본기는 이후 2년간의 군 공백기를 거쳤다. 경찰청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2시즌을 보낸 신본기는 약점이던 타격이 크게 향상시켰다. 지난 시즌 후반기 팀에 복귀한 신본기는 25경기 출전에 머물렀지만, 안정된 수비와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에도 눈을 뜬 모습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신본기는 시즌 막판 베테랑 문규현을 대신해 선발 유격수로 출전 빈도를 높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활약은 신본기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신본기의 기량 향상이 내야진의 경쟁을 촉진 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본기가 유격수로 자리하고 기존의 문규현과 함께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만들어낸다면 부상 이후 수비에 부담이 있는 오승택의 포지션 선택이 보다 유연해질 수 있다. 여기에 두산에서 영입한 김동한까지 더해지면 롯데는 내야 각 포지션에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최악의 경우 황재균의 전력 이탈 후유증도 덜할 수 있다. 이는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물론, 그 전제는 신본기가 지난 시즌 후반기처럼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꿔말하면 지금 팀 상황은 신본기 개인으로도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 20대 후반에 접어든 만큼 프로선수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져야 할 시기이기도 한 신본기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번 겨울과 스프링캠프가 그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과연 신본기가 팀의 기대대로 롯데 내야진에 긍정의 바람을 몰고 올지 궁금해지는 올 시즌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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