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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던 드라마 도깨비가 막을 내렸다. 결말은 시청자 다수의 바람대로 모든 주인공들의 행복한 결말이었다. 물론, 영생의 삶을 살고있는 도깨비와 인간에게 주어지는 4번의 삶 중 2번째 삶을 살게 된 그의 도깨비 신부와 또 다시 아픈 이별을 해야하는 운명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진정한 사랑이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사람들을 가지면서 결말을 지켜봤다. 



도깨비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사랑은 거의 1,000천년의 세월을 초월하고 있다. 주인공 김신은 고려시대 백성들의 신망을 받는 장군으로 그의 여동생은 황태후의 자리에 있었다. 당연히 권력에서 그는 최정점에 있는 인물이었고 그에 비례해 그를 견제하고 시기하는 이들도 많았다. 



박중원을 중심으로 한 간신 세력은 황제 왕요와 김신의 사이를 이간질했다. 황제는 김신을 신뢰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 대한 질투와 의심이 커져만 갔다. 급기야 황제는 김신에게 원지로 떠날 것을 명했고 그것도 모자라 그에게 역적의 누명을 씌워 그와 그의 가문을 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황태후 역시 화를 피할 수 없었다. 



이후 김신은 들판에 버려진 채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큰 원한을 안은 채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이런 그에게 신은 영생의 삶을 살 기회를 주었다. 김신은 신의 배려로 부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가슴에 꽂힌 검을 뺄 수는 없었다. 대신 김신은 영원히 죽지않는 영생의 삶을 부여받는 도깨비의 삶을 살게됐다. 이는 분명 축복받은 삶이기도 했지만, 유한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자신 주변 인물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극한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삶이기도 했다.  







김신은 900년이 넘는 세월을 홀로 견뎌내야 했다. 초능력으로 그의 삶은 늘 풍족하고 여유로웠지만, 그는 항상 마음속에 채우지 못한 그 무엇을 느끼면서 살아야 했다. 그를 따르며 도와주는 가문이 있어 외로움을 덜어주긴 했지만, 그는 점점 영생의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는 영생을 끝낼 유일한 방법인 가슴에 꽂힌 검을 뽑아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도깨비 신부가 되는 운명을 타고난 여인을 만나야 했지만, 900여년 동안 그 인연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그에게 은탁이라는 이름의 한 소녀가 다가왔다. 이제 19살의 은탁은 그의 기억 속에도 희미한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준 한 아기였다. 태어나기도 전에 죽음을 맞이해여 하는 운명에서 벗어난 그 아기는 이후 힘겹게 죽을 고비를 넘기며 어른이 되어갔다. 도깨비 덕분에 큰 행운을 얻은 인탁이었지만, 그는 언제든 저승으로 떠날 수 있는 기타 누락자의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도깨비 신부라는 또 하나의 운명까지 은탁은 짊어져야 했다. 



이런 운명을 모른채 첫 만남을 가진 김신과 은탁,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 사이에 알 수 없는 운명의 끈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김신은 점점 은탁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김신은 이를 부인했지만, 사랑의 가정을 숨길 수 없었다. 김신이 은탁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사이 그는 은탁이 그가 만나야 할 도깨비 신부임을 알게 된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영생의 삶을 끝낼 수 있게 된 김신이었다. 



하지만 900년이 넘는 세월을 거쳐 만난 첫사랑을 남겨두고 떠나야 하다는 사실에 김신은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김신은 사랑하는 은탁을 위해 삶의 의지를 되살리지만, 그의 삶이 끝나지 않으면 은탁이 죽임을 맞이해야하는 엇갈린 운명에 또 다시 절망해야 했다. 김신은 이런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그럴수록 사랑하는 은탁이 위험에 빠지게 되는 현실에 괴로움은 더해졌다. 



설상가상으로 900년 던 그와 그의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데 큰 역할을 한 간신 박중원의 혼령이 나타나 은탁을 위협하면서 김신과 은탁의 관계는 더 큰 위기에 빠지게 된다. 김신은 결국, 자신을 희생해서 은탁을 구하는 결정을 실천에 옮기게 된다. 그는 자신의 가슴에 꽂힌 검이 간신 박중원을 영원히 소멸시킬 수 있는 유일한 무기임을 직감했고 그 검으로 박중원을 처단하는 데 성공했다. 그로서는 900년이 넘어서까지 풀지 못했던 큰 원한을 풀어낸 것과 동시에 사랑하는 여인까지 지켜낼 수 있었다. 



대신 김신은 그의 존재 이유였던 검을 사용하면서 무의 세계로 돌아가야 했다. 이는 은탁과의 가슴아은 이별을 의미했다. 은탁의 오열속에 도깨비 김신은 한 줌의 먼지로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9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의 기억은 은탁에게서 지워졌다. 하지만, 은탁은 알 수 없는 슬픔이 수시로 밀려오는 것을 견뎌야 했다. 은탁은 김신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기 전 기록들을 보면서 9년전 기억을 되살려보려 했지만, 좀처럼 비어있는 기억의 퍼즐을 찾지 못했다. 



은탁이 괴로움을 견뎌내는 사이 김신은 이승과 저승의 중간 지대에서 다시 은탁에게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을 안은 채 힘겨운 시간을 버텨내고 있었다. 그는 신의 배려를 뿌리치고 홀로 척박한 중간 세상에서 외로움을 견뎌냈다. 그의 간절함이 통한 탓인지 김신과 은탁이 연결된 운명의 끈은 9년이 지나 다시 연결됐다. 은탁이 과거 그를 소환했던 것처럼 촛불을 끄자 김신은 다시 은탁이 있는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김신은 그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은탁과 마주해야 했다. 김신은 그런 은탁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은탁은 그 사이 성공한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신은 은탁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의 기억이 되살아나길 기다렸다. 은탁은 점점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 둘 되살아났고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처음으로 느꼈던 곳에서 진정한 재회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900년의 세월을 넘나든 그들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듯 보였지만, 신이 그들에게 준 운명을 가혹했다. 부부의 연을 맺은 직후 은탁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현생의 삶을 마감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도깨비는 다시 돌아온다는 은탁의 말에 따라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신은 도깨비의 능력을 그대로 가지고 돌아왔지만, 그와 동시에 외로움이라는 숙명을 다시 받아들여야 했다. 



그렇게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사이 악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신의 여동생과 왕요는 악연을 벗어나 진정 사랑하는 연인이 됐고 도깨비는 여전히 혼자였다. 그리고 다시 그는 첫 사랑의 장소에서 옛 기억을 더듬었다. 그때 그는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은탁과 재회하게 된다. 수 십년 전 앳된 19살의 소녀로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들 앞에 놓인 운명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영생의 삶을 살아야 하는 도깨비에 돌아온 은탁이 유한의 삶을 사는 인간이라면 그들은 언젠가 이별을 해야하고 도깨비는 또 다시 긴 기다림을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 마저도 인간의 주어진 4번의 삶이 끝나면 기다림은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90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이들의 사랑에 신이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지울 수 없다. 이미 김신과 은탁은 신이 그들에게 준 어려운 시험을 풀어냈기 때문이다.



이렇게 드라마 도깨비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생과 내세를 오가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 사랑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한 편의 동화였다. 사람들은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일이 일상이 된 현실과 달리 거의 1000년을 이어가는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에 열광했다. 물론, 주인공들의 멋진 연기와 캐릭터도 한 몫했지만, 사람들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그 속에서 힘겹게 적응해야 하는 현실에서 이 드라마를 통해 작은 위안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드라마를 본 이들에게는 그 여운이 꽤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사진, 글 : jihuni74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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