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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식이 바뀌고 있고 성공사례도 늘어나고 있지만, 프로야구에서 트레이드는 선수에게 아직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익숙했던 환경에 원하지 않는 변화가 찾아온다는 점과 해당팀에서 버림받았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단일 리그에서 트레이드가 자칫 상대 팀의 전력을 강하게 해주고 동시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위험 부담으로 이에 대한 구단들의 자세도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은 선수들도 있다. 2016시즌 넥센에서 KIA로 팀을 옮긴 서동욱은 트레이드를 통해 제2의 야구인생을 연 선수라 할 수 있다. 2016시즌 서동욱은 팀 내 경쟁에 밀려 넥센에서 전력 외 선수가 됐고 조건 없는 트레이드로 KIA에 영입됐다. 개인적으로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서동욱은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고 KIA의 주전 2루수로 큰 활약을 했다. 



서동욱은 2016시즌 124경기 출전에 타율 0.292, 16홈런 67타점으로 그의 프로통산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냈다. 서동욱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해주었고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있어 서동욱의 활약은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었다. 서동욱의 활약으로 KIA는 취약 포지션이었던 2루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하위 타선에서 그의 공격력은 팀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였다. 









2016시즌 활약으로 서동욱은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하는 기쁨까지 누릴 수 있었다. 프로데뷔 후 10년을 훌쩍 뛰어넘는 세월이 지나서야 이룬 성과였다. 서동욱으로서는 2016시즌이 그에게 있어 잊지 못할 시즌이 아닐 수 없다. 



서동욱은 2003시즌 KIA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서동욱은 우투 좌타라는 희소성을 가진 내야수로 관심을 모았지만, KIA에서 3시즌 동안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군 입대로 잠시 1군 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후 2008시즌 LG로 트레이드된 서동욱은 새로운 팀에서 기량을 꽃피울 것으로 기대됐지만, 1.5군 선수에 머물러야 했다. 2011시즌 112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기회를 잡는 듯 보였지만, 이후 다시 경쟁에 밀리며 1군과 2군을 오가야 했다. 



결국, 서동욱은 LG에서 넥센으로 다시 트레이드되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했다. 2013시즌 넥센에서의 첫 시즌 서동욱은 104경기 출전에 타율 0.261을 기록하며 반등의 조짐을 보였지만, 그때뿐이었다. 서동욱은 주 포지션인 2루뿐만 아니라 내야 전 포지션과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스스로 활용도를 높였지만, 이런 다재다능함이 그의 위치를 어중간하게 만들었다. 



팀에 필요할 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백업 선수로는 가치가 있었지만, 주전으로 도약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서동욱이었다. 구단 운영에 있어 젊은 선수 육성에 비중이 높은 넥센으로서는 30대로 접어든 서동욱 보다는 젊은 선수들에게 백업 야수로서의 기회를 더 많이 줬다. 서동욱의 팀내 입지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서동욱은 넥센에서도 1군 경기 출전횟수가 크게 줄었고 2016시즌 넥센 전력에서 그의 존재감은 크게 줄었다. 



세번째 팀에서도 자리잡지 못한 서동욱으로서는 프로선수로서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때 그에게 또 한 번의 변화가 찾아왔다. 넥센은 그를 KIA로 조건없이 트레이드하는 결정을 했다. 넥센은 팀에서 활용하지 않는 선수에게 기회를 준 셈이었고 마침 경험많은 내야수가 필요한 KIA의 이해가 맍아 떨어졌다. 



서동욱은 그가 프로에 데뷔했던 KIA에서 어떻게 보면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여기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은퇴까지 고려할수도 있는 상황에서 서동욱은 잠재략을 폭발시키며 KIA의 2루수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주전 2루수 안치홍의 입대 이후 여러 선수가 거쳐갔던 KIA 2루수 자리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안정적인 출전기회를 잡은 서동욱은 잠재된 타격능력까지 뽐내며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KIA로서는 서동욱이 예상치 못한 복덩이였다. 



이렇게 긴 시간을 돌고돌아 저니맨의 설움을 떨쳐내고 주전선수로 자리한 서동욱이지만, 2017시즌 그의 입지는 다시 불안하다. 주전 2루수 안치홍은 물론이고 유격수 김선빈이 군에서 돌아오면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서동욱은 시즌 후반 안치홍이 팀에 복귀한 이후 선발 출전기회가 줄었다. 올 시즌 역시 서동욱은 주 포지션인 2루수로서 안치홍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한다. 



타 포지션도 상황은 좋지 않다. 외국인 타자 필이 떠난 1루수 자리는 김주형이라는 경쟁자 외에 3루수 이범호의 포지션 변동이라는 변수가 있다. 여기에 FA 최형우와 외야 외국인 타자의 영입에 따라 좌익수 김주찬의 1루수 기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서동욱이 내야수로서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외야 역시 베테랑과 유망주들이 경쟁 중이라 그의 자리가 만만치 않다. 



어렵게 주전 자리를 잡은 서동욱으로서는 2017시즌 한층 더 치열해진 내부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팀에서 그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은 서동욱이 1군에서 계속 자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거의 매 시즌 생존경쟁을 통해 단련된 그의 의지와 그동안의 노력은 그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프로 데뷔 후 서동욱은 거의 매 시즌 생존을 위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2016시즌 뒤늦게 그 결실을 맺는 듯 했지만, 2017시즌 또다시 그는 생존을 위한 도전을 해야 한다. 서동욱이 그의 장점을 살려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트레이드 성공의 역사를 더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글 : 지후니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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