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가까스로 주중 시리즈 스윕을 피했다. 롯데는 7월 6일 삼성과의 포항 원정경기에서 선발 투수 레일리의 7이닝 2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무실점 마무리로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4 : 2로 승리했다. 롯데는 연패 숫자를 2에서 더 늘리지 않았고 중위권 추격의 가능을 여전히 유지했다.
선발 투수 레일리는 3경기 연속 7이닝 투구를 했고 선발 3연승에 성공했다. 레일리는 팀이 연패 중이고 포항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삼성과의 대결이라는 부담이 있었지만, 좌우 코너를 찌르는 제구를 바탕으로 호투했다. 레일리는 투구 수 100개가 넘어선 7회 말 2실점 했지만, 이전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그 2실점도 실책에 따른 비자책점이었다.
레일리는 121개의 투구를 하면서 6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레일리는 삼성 중심 타자 구자욱과의 승부에서 첫 타석 2루타 허용 이후 내리 삼진 3개를 빼앗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레일리는 5회와 7회 실점 위기에서 구자욱과의 승부를 삼진 처리하면서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 이 두 장면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롯데는 레일리의 호투와 함께 하위 타자 문규현이 2점 홈런을 때려내는 등 3타점 활약을 하며 타선을 이끌었고 손아섭이 솔로 홈런으로 지원하며 삼성 에이스 윤성환을 초반에 공략하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고 윤길현, 김유영, 손승락이 8, 9회를 책임지며 승리를 지켰다. 마무리 손승락은 전날 끝내기 패전의 악몽을 이겨내고 무실점 투구로 시즌 14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렇게 투.타가 조화를 이루며 연패를 벗어난 롯데지만, 하위권 팀 삼성과의 3연전 1승 2패를 불만족스러웠다. 롯데는 6연승의 기세를 이어갈 기회를 놓쳐다. 삼성의 팀 분위기가 크게 떨어져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의 아쉬움은 더 할 수밖에 없다. 패한 2경기 승부처에서 불펜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도 팀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든든한 선발 투수로 극적 반전에 성공한 레일리가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하면서 팀 분위기가 급속히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을 피했다. 롯데는 1승 2패 시리즈였지만, 레일리를 비롯해 송승준, 애디튼까지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하면서 희망적인 모습도 함께 보였다.
롯데는 6월 한 달 마운드 붕괴 현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었다. 외국인 선발 투수들은 두 명 모두 부진했고 새롭게 선발진에 합류한 영건들도 풀 타임 선발 투수로는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부진에서 벗어나는 듯 했던 베테랑 송승준은 부상으로 꾸준함을 유지하지 못했다. 롯데 선발 투수진 중에 시즌 초반부터 변함없이 로테이션을 지키는 이는 박세웅뿐이었다.
박세웅은 올 시즌 놀라운 발전을 했고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박세웅은 팀의 어려움에도 한결같은 투구로 로테이션을 지켰다. 아직 20대 초반의 투수에게는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박세웅은 흔들림이 없었다. 다시 되살아난 타고투저의 흐름에도 2점대 초반의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그의 올 시즌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롯데로서는 소년가장이라는 걱정 섞인 별명까지 얻은 박세웅이 모든 짐을 안고 가기는 무리였다.
롯데는 김유영, 박시영 두 불펜 투수를 대체 선발 투수로 기용하는 긴급 처방을 하기도 이는 불펜진을 더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불러왔다. 불펜진 불안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발 투수진의 안정이 절실한 롯데였지만, 6월 내내 롯데는 선발 로테이션 유지에도 힘겨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6월이 끝나가는 시점에 롯데 선발진이 달라졌다. 우선 2군에 다녀온 이후 다른 투수가 되어 돌아온 레일리가 이닝이터의 면모까지 갖추며 박세웅을 뒷받침할 원투 펀치로 다시 자리했다. 레일리는 심리적으로 한층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왔고 과감한 승부로 스스로 위기를 벗어나는 등 롯데가 원하는 강력한 선발 투수로 변모했다.
그의 뒤를 이어 부상에서 돌아온 송승준이 삼성전 호투로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들쑥날쑥한 투구로 코치진의 애간장을 태웠던 영건 김원중은 포크볼이라는 새 무기를 장착하면서 6월 부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교체 위기에 놓여있는 외국인 투수 애디튼까지 주중 삼성전에서 강한 투지를 보이며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해냈다.
이처럼 롯데는 무너졌던 5선발 로테이션을 회복했다. 선발 투수 경험이 있는 김유영, 박시영이 스윙맨 역할을 해준다면 시즌 초반과 같이 원활한 선발진 운영이 가능하다. 이는 불펜진의 과부하를 조금이라도 덜어 줄 수 있다. 초반 어이없는 대량 실점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한 경기 한경기가 소중한 롯데로서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물론, 불안요소는 존재한다. 에이스 박세웅이 최근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고 송승준의 부상 위험이 상존한다. 김원중은 풀 타임 첫 시즌이고 관리가 필요하다.
롯데로서는 힘겨운 상황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애디튼에게는 분명 미안한 일이지만, 순위 상승을 위해 에이스급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의 영입이 필수적이다. 새 외국인 투수가 선발진에서 기대했던 역할을 한다면 롯데 선발진은 후반기 팀의 강점으로 다시 자리할 수 있다. 이번 주 포항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은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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