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 박세웅이 아쉬운 패전을 기록했다. 롯데도 5연승을 마감했고 4위 자리에서도 다시 밀렸다. 롯데는 8월 19일 한화전에서 타선이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0 : 2로 패했다. 롯데 타선은 한화 선발 윤규진에 이어 송창식, 박정진,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조에 단 6안타에 그치며 득점하지 못했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7이닝 4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하고도 패전을 떠안았다. 시즌 4패째를 기록한 박세웅은 방어율을 3. 08로 끌어내리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롯데 타선은 사직, 고척, 대전으로 이어지는 긴 이동에 지친 듯 전체적으로 무기력했다. 두산, 넥센전에서 4연승하긴 했지만, 거의 매 경기 접전을 하면서 체력적인 소모가 큰 것도 사실이었다. 전날 12회 연장 후 고척에서 대전으로 이동했다는 점도 선수들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였다. 여기에 한화 선발 윤규진이 구위, 제구 모든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롯데 타자들을 힘들게 했다.
이런 환경적인 문제는 롯데 에이스 박세웅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극적으로 10승을 달성했다. 지난 선발 등판 때와는 완전히 다른 투구를 했다. 8월 13일 선발 등판할 당시 박세웅은 5이닝 동안 무려 13안타를 허용했다. 5실점으로 막아낸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또 한 번의 패전이 예상됐지만, 팀 타선이 폭발하면서 박세웅은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 이 승리로 박세웅은 7월 한 달, 잘 던지고도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한 불운을 완전히 털어내는 듯 보였다. 그가 선발 등판하며 득점 지원이 빈약했던 기억도 사라질 것 같았다.
이런 바람과 달리 박세웅은 8월 19일 경기에서 다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다. 박세웅은 몸이 덜 풀린 1회 말 자신의 폭투로 1실점하긴 했지만, 이후 컨디션을 회복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큰 위기 상황도 없었고 투구수도 크게 줄였다. 하지만 1회 말 1실점의 무게감은 덤덤 더해졌다. 한화의 1 : 0 리드는 계속됐다. 5회 초에는 1사 만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투구 직선타로 두 명의 주자가 아웃되는 불운이 겹치기도 했다.
박세웅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한화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의 실투를 로사리오가 놓치지 않은 결과였다. 좀처럼 득점하지 못하는 경기 흐름에서 이 한 방은 큰 의미가 있었다. 박세웅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피홈런이었다. 박세웅은 이후 2사 1, 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박세웅으로서는 최선을 다한 투구였고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에이스를 패전의 위기에서 구하지 못했다. 롯데는 체력 안배를 위해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주전 포수 강민호까지 교체 투입하며 침체한 타선에 활력을 주려 했지만, 그 효과가 없었다. 롯데는 9회 초 2사 후 대타 박헌도의 볼넷과 교체 출전했던 김동한의 2루타로 2, 3루 기회를 잡았다. 지난 넥센과의 2연전과 같은 경기 막판 반전도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타석에 있는 신본기의 최근 타격감이 올라와 있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었지만, 신본기가 한화 마무리 정우람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롯데는 연승을 마감하면서 하루 만에 4위에서 6위로 순위가 밀렸다. 롯데로서는 에이스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연승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최근 고춧가루 부대로서 활약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화에 일격을 당했다. 7위 SK가 연승으로 5할 승률을 회복하면서 롯데는 4, 5위권 팀 LG, 넥센을 추격하는 것 외에 SK의 추격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바꿔 말해 중위권 경쟁에 있어 4개 팀이 다시 얽히고 설키게 됐다.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더없이 소중하게 된 4팀이다.
롯데로서는 에이스 박세웅이 등판하는 경기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박세웅이 체력 저하의 우려를 씻어내는 호투를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박세웅이 자신의 투구를 한다면 레일리, 린드블럼과 함께 강력한 3선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이는 순위 경쟁을 하는 팀에게는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에 덧씌워진 불운의 그림자는 완전히 걷어내지 못했다. 이것이 징크스가 된다면 남은 등판에 있어 부담이 될 수 있다. 자신의 투구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잘 던지고 승수를 쌓지 못하는 건 분명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승 문턱에서 계속 좌절할 때도 박세웅은 꾸준함을 유지했다. 체력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하지만, 박세웅은 등판을 거르지 않고 가능하면 긴 이닝을 투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계속된 불운을 그를 지치게 할 수 있다. 롯데의 순위 경쟁에 있어 박세웅의 불운을 떨쳐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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