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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8월 상승세가 그들을 4위까지 이끌었다. 롯데는 8월 18일 넥센과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8 : 5로 승리했다. 롯데는 지난주 시작된 연승을 5로 늘렸다. 롯데는 길었던 6, 7위 순위 박스권을 탈출했다. 넥센과 LG는 함께 이기고 함께 패하는 묘한 평행이론을 이번에도 이어가며 롯데에 4위 자리를 내줬다. LG는 5위, 넥센은 6위로 순위가 밀렸다. 반경기차에 불과하지만, 8월 시작 당시 순위와 경기 수 차이를 고려하면 큰 변화다. 

롯데의 4위 도약 과정은 드라마틱했다. 승리하면 순위 상승을 할 수 있는 롯데였지만, 5위 자리를 지키려는 넥센의 의지도 상당했다. 넥센은 에이스 벤헤켄이 5회까지 롯데 타선을 노히트로 막아내며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밴헤켄은 6회 초 2실점했지만, 6이닝 3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으로 상승세의 롯데 타선을 맞이해 호투했다. 밴헤켄의 호투에 넥센 타선은  6회 말 집중력을 발휘하며 1 : 2의 열세를 4 : 2로 뒤집었다. 
이 득점으로 밴헤켄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물러날 수 있었다. 넥센은 이후 김상수, 오주원 두 불펜 투수가 7,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무난한 승리 흐름을 만들었다. 어제와 같은 롯데의 8회 반전은 없었다. 

9회 초 넥센 마무리 투수 한현희가 마운드에 오르자 경기는 넥센의 승리로 끝나는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하지만 롯데는 마지막 반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첫 타자 손아섭의 볼넷 출루는 그 시작이었다. 넥센 마무리 한현희는 좌타자 손아섭과의 승부가 부담스러웠다. 좋은 공을 던지려 노력한 것이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 4 : 2 2점 차 리드임을 고려하면 적극적 승부가 필요했다. 






손아섭의 볼넷 이후 한현희는 후속 타자 최준석과 적극적은 승부를 했다. 뒤 타자 이대호 앞에 많은 주자를 둘 수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해결사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최준석의 방망이는 한현희의 강한 승부공을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힘으로 밀어친 결과였다. 순간 한현희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롯데는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았던 순간을 다시 극복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송승준이 5이닝 7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넥센 선발 밴헤켄에 밀리는 내용을 보였고 6회 말 고비에서 불펜 투수 배장호가 적시 안타를 허용하며 리드를 빼앗겼다. 롯데는 팀 공격도 넥센 마운드를 상대로 여의치 않았다. 롯데는 김유영, 장시환이 7,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추격의 희망을 유지하긴 했지만, 경기 흐름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롯데는 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9회 초 최준석의 동점 2점 홈런은 경기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바꿔놓았다. 롯데는 9회부터 박진형, 손승락, 이명우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넥센 역시 불펜 투수 황덕균이 10, 11회 무실점  투구로 대등한 마운드 대결을 했다. 롯데로서는 극적인 동점으로 만족해야 하는 경기 같았다. 하지만 주력 불펜진을 연이을 소모한 롯데였고 대전 원정이 이어지는 일정을 고려하면 만족할 수 없는 결과였다. 

롯데의 승리 의지는 12회 빛을 발했다. 롯데는 2사후 문규현의 안타 출루 이후 경기에 교체 출전했던 김동한의 2루타로 5 : 4로 한 발 앞서갔다. 타격이 약하는 평가를 받는 하위 타자들의 예상치 못한 반란이었다. 롯데는 이 기세를 이어갔다. 롯데는 전준우의 적시 2루타로 추가 득점했다. 넥센은 손아섭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고 대주자, 대수비로 경기에 출전했던 황진수와의 승부를 선택했다. 하지만 황진수는 넥센의 수비 작전을 적시 3루타로 보란 듯이 깨뜨렸다. 롯데의 연장 12회 초 4득점은 넥센 벤치를 순간 얼어붙게 만들었다. 

넥센은 12회 말 이택근, 김하성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12회 초 4실점을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롯데는 두산과의 2연전 이에 이어 또 다른 상위권 팀 넥센과의 2연전도 모두 승리하며 순위 상승을 이룰 수 있었다. 롯데 불펜 투수 이명우는 11회 말 무실점 투구로 이틀 연속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조정훈은 12회 말 1실점하며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팀 승리를 지켜내며 최근 떨어진 자신감을 회복할 계기를 마련했다. 이렇게 롯데의 4위 도약은 특정 선수의 활약이 아닌, 투. 타, 주전과 백업 선수가 하나가 돼 이룬 결과였다. 

롯데는 8월 상승세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팀 전체가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벤치의 선수들은 그라운드의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며 사기를 북돋아 주고 실수나 부진에도 이를 격려하고 있다. 그라운드 선수들의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투수들 역시 선발과 불펜 할 것이 없이 맡은 역할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벤치의 작전까지 잘 들어맞으면서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 롯데의 기세라면 지금의 상승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계속되는 접전과 2연전 체제 이후 긴 이동거리에 따라 체력 부담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실제 롯데 필승 불펜진은 크게 지쳐있다. 야수진 역시 주전들이 대부분 경기를 교체 없이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팀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로 뭉치면서 이런 피로를 이겨내는 롯데의 최근 모습이다. 위험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진정한 원팀이 된 롯데의 8월 상승세는 프로야구 순위 판도에 큰 영향을 주는 건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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