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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했던 넥센의 꿈이 완전히 사라졌다. 넥센은 9월 23일 롯데와 시즌 최종전에서 투. 타에서 힘의 차이를 드러내며 2 : 7로 패했다. 한 경기만 더 패하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는 절박한 상황의 넥센은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하는 외국인 투수 브리검을 선발 투수로 내세우고 필승 불펜진을 모두 가동했지만, 롯데 타선을 당해내지 못했다. 타선은 김태완, 초이스의 솔로 홈런으로 2득점했을 뿐 득점 기회에서 답답함을 드러냈다. 넥센은 승리가 절실했지만, 그 절실함이 경기력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넥센은 이 패배로 그들의 5위 경쟁을 스스로 멈추고 말았다. 넥센에 승리한 4위 롯데는 3위 NC가 LG에 패하면서 NC와 순위 바꿈을 했다. 롯데는 1경기 차로 NC에 앞서게 됐다. 시즌 77승에 성공한 롯데는 정규리그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NC가 남은 5경기 전승을 해도 3위를 확정할 수 있고 2승 1패를 한다면 NC가 4승 1패를 해야 순위가 다시 뒤집어지는 유리한 상황에 놓였다. 최근 NC의 경기력과 팀 분위기를 고려하면 롯데의 3위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 선발 레일리는 7.1이닝 동안 적지 않은 8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무사사구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피홈런 2방의 옥에 티였지만, 4회 초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벗어나는 등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레일리는 후반기 무패 투수의 위용을 보이며 승리투수가 됐고 시즌 13승에 성공했다. 두 번째 투수 박진형은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확실히 지켜냈다. 롯데 야수들의 득점이 필요할 때 득점을 하고 단단한 수비로 롯데 마운드와 조화를 이뤘다. 강민호의 3안타, 문규현, 황진수는 각각 2안타로 하위 타선의 활약이 돋보였다. 
롯데는 넥센과의 올 시즌 정규리그 10승 6패의 절대적 우위를 확인했다. 






특히, 롯데는 후반기 넥센전에서 절대 강세를 유지하며 순위 상승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넥센은 의도하지 않게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순위 상승의 중요한 도우미가 되고 말았다. 롯데와의 대결은 물론이고 넥센은 후반기 고전의 연속이었다. 전반기 넥센은 여러 우려에도 선전하면서 상위권 자리를 지켰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낸 팀의 저력을 그대로 보이는 듯했다. 

시즌 전 넥센은 파격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이 끝난 이후 전격 사퇴한 염경엽 감독의 후임으로 프런트 출신 장정석 감독을 선임한 것은 파격의 시작이었다. 넥센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다수의 젊은 코치 진으로 코칭스태프를 개편했다. 이에 대해 경험 부족의 우려가 높았지만, 넥센은 그들의 프런트 야구를 더 강화했다. 

넥센은 시즌전 전망에서 전력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부상 재활 중이었던 한현희, 조상우 두 영건이 복귀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선발과 불펜진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들이었다. 이들이 없이도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낸 넥센이었다. 넥센은 이에 더해 상당한 거금을 투자해 메이저리그 출신 오설리반을 영업해 마운드의 높이를 높였다. 백전노장 밴헤켄과 강속구 투수 오설리반의 조합은 조화로워 보였다. 여기에 지난 시즌 매서운 공격력을 선보였던 야수진은 그대로였다. 개편된 코치진이 안착한다면 기대되는 시즌이었다.

하지만 시즌은 넥센의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큰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오설리반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시즌 초반 방출되면서 마운드 운영이 꼬였다. 한현희, 조상우는 시즌 초반 부상전 모습을 보였지만, 부상 후유증을 말끔히 털어내지 못했다. 두 투수의 페이스는 갈수록 떨어졌다. 여기에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밴헤켄 역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외국이 타자 대니돈은 1, 2군을 오가며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도 결국 방출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무리 김세현마저 부진하면서 넥센은 힘든 시즌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어려움에도 넥센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 브리검과 외국인 타자 초이스 저비용 고효율의 모습을 보이며 큰 활약을 했고 부진한 마무리 김세현의 자리는 이보근, 김상수 등이 메우며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타선은 신인왕이 유력한 이정후가 등장하며 활력을 더했다. 이를 바탕으로 넥센은 전반기를 무난히 넘겼다. 하지만 후반기 한계를 드러냈다. 선발진과 불펜진을 포함해 마운드의 붕괴가 찾아왔다. 선발진은 브리검에 기량을 회복한 밴헤켄 두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토종 선발진의 활약이 미미했다. 한현희, 조상우는 제 페이스를 찾이 못했도 지난 시즌 신인왕 신재영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불펜진 역시 임시 마무리 역할을 하던 이보근, 김상수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잦은 역전패를 허용했다. 마운드의 붕괴는 팀 사기를 저하시켰다. 

여기에 다소 이해하기 힘든 트레이드는 전력 약화를 부추겼다. 넥센은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지는 와중에 4번 타자 윤석민을 kt로 마무리 투수 김세현을 KIA로 트레이드했다. 그 반대급부로 넥센은 다수의 신예 좌완 투수를 영입했다. 미래를 위한 트레이드라 했지만, 영입한 투수들은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없는 선수들이었다. 순위 경쟁팀인 넥센의 사정을 고려하면 쉽게 수긍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후 구단 매각설과 특정 선수의 트레이 설 등 소문이 들려왔다. 이장석 구단주의 각종 송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앞으로 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선수들이 동요할 수 있었다. 

넥센은 후반기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꾸준히 4위권을 유지했던 넥센은 조금씩 순위가 밀렸고 5위 경쟁에서도 멀어졌다. 위기관리를 해야 할 코치진은 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미숙함을 보였다. 그들의 자랑하는 프런트 중심의 시스템 야구는 위기에서 큰 힘이 되지 않았다. 스스로 가지고 있는 전력을 트레이드로 약화시키는 상황에서 순위 경쟁을 한다는 것이 무리였다. 넥센은 시즌 막판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그동안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 주축 선수들의 FA로 하나둘 팀을 떠나는 상황에도 상위권 자리를 지켰던 넥센이었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나은 전력이었지만, 그들의 성적표는 초라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들의 실험적인 변화는 실패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불안한 팀의 미래는 선수단 전체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넥센의 올가을은 그래서 더 쓸쓸할 수밖에 없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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