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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향한 관문에서 두산과 NC가 만났다. 2015 시즌 이후 세 번째 연속 만남이다. 이전 두 번의 만남에서 승자는 모두 두산이었다. 이번에도 많은 이들은 두산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두산은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로 순위를 끌어올려 2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NC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치열한 5차전 승부를 했다. 체력적인 부담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접전으로 인해 에이스 해커의 등판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준 PO 1차전과 5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해커는 3차전 이후에나 등판이 가능하다. NC는 신예 장현식에서 1차전 선발 등판을 맡겼다. 장현식은 준 PO 2차전에서 호투했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의 무게감은 준 PO와 비교할 수 없다.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하는 투구가 경험이 풍부한 두산 타자들에 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젊은 투수로서 기복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NC는 거침없는 투구를 하는 장현식이 준 PO와 때와 같은 투구를 하길 기대하고 있다. 두산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져 있다는 점도 NC가 장현식의 호투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하지만 에이스 해커가 등판하는 것과는 무게감이 현저히 차이나는 건 피할 수 없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맨쉽이 후반기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불안한 투구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차전 장현식의 투구 내용은 NC의 시리즈 전체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NC는 선발 투수진의 문제와 함께 불펜진이 이전과 같지 않다는 점도 고민이다. 






NC는 준 PO에서 불펜진 운영에 있어 원종현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승리 불펜조로 큰 역할을 해왔던 김진성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성 외에 이민호, 구창모 등이 필승 불펜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마무리 임창민까지 가는 과정에 원활하지 않다. 문제는 원종현이 준 PO에서 많은 투구를 하면서 힘이 소진됐다는 점이다. 승부처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NC로서는 타격감을 끌어올린 팀 타선의 역할이 중요하다. NC는 준 PO에서 상당한 집중력을 보였지만, 경기 마다 편차가 있었다. 나성범과 모창민, 권희동이 상당한 타격감을 과시했고 4번 타자 스크럭스도 승부처에서 나름 역할을 했다. 은퇴를 앞둔 베타랑 이호준도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종욱 등이 나설 1번 타자의 타율이 떨어진 것이 고민이다. 중심 타자 박석민이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NC는 타선의 약점을 보완할 시간이 없었다. 충분히 힘을 비축한 두산 투수들을 상대로도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이렇게 NC가 여러 고민들을 안고 시리즈를 시작하고 있다면 두산은 절대 우위 속에 플레이오프를 맞이하고 있다. 체력을 회복한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의 선발진은 풍부한 경험을 덤으로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떨어지는 성적 지표를 보였지만, 지난 시즌 이들의 성적이 커리어 하이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량의 저하로 보기 어렵다. 두산은 제5선발 투수로 큰 활약을 했던 함덕주 카드도 남아있다. 일단 두산은 불펜진에 그를 합류시켰지만, 선발 투수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대비할 수 있는 유용한 카드를 쥐고 있다. 

선발진과 함께 두산은 불펜진 운영에도 여유가 생겼다. 새로운 마무리 김강률을 중심으로 이용찬, 이현승, 김승회 등 노련한 불펜진과 김명신, 이영하, 박치국 등 젊은 불펜 투수들이 이들을 뒷받침한다. 이전 불펜진에 약점이 있었던 두산과 다른 모습이다. 마무리 김강률이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부분이 있지만, 이용찬, 이현승 등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 있어 든든하다. 

리그 최상급의 타선은 큰 부상자 없이 강력하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류지혁, 서예일의 시즌 활약은 걱정을 덜어준다. 상. 하위 타선의 짜임새도 훌륭하고 백업진도 단단하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도 다수 포진되어 있다. 수비진은 늘 단단했던 두산이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이렇게 두산은 빈틈이 없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두산은 내심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를 생각할 수도 있을 정도다. 이전 두 번의 포스트시즌의 기억도 두산에는 긍정적이다. 2015시즌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NC에 승리했고 그 기세를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준 PO부터 시작된 언더독 두산의 대반란이었다. 당시 NC는 창단 첫 우승의 가능성을 높였지만, 두산의 기세에 밀리고 말았다. 

2016 시즌 두산과 NC는 한국시리즈에서 또다시 만났다. 2015시즌과 달리 정규리그 우승 팀 두산에 정규리그 2위 NC가 도전하는 대결이었다. 결과는 NC에 참혹했다. 두산은 NC에 너무나 강한 상대였다. 두산은 NC를 4승 무패로 누르고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판 우승을 달성했다. NC는 자신의 홈구장에서 두산의 우승 헹가래를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다시 1년이 흘렀다. NC는 다시 도전자의 입장에서 두산과 만났다. 예상은 NC에 호의적이지 않다. 후반기 두산의 리그 최강팀의 위용을 되찾았다. 상대 전적도 두산의 절대 우세였다. NC는 후반기 상당한 내림세를 보였고 4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롯데와의 준 PO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힘의 소모가 극심했다. 객관적인 전력도 두산에 앞서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단기전은 이런 객관성을 무시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NC는 준 PO 승리로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1, 2차전 두산은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 

NC는 1, 2차전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만약 1승 1패의 결과를 가져온다면 에이스 해커가 나설 수 있는 3차전 이후 승부는 알 수 없다. 또한, NC는 세 번째 만남에서는 다른 결과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간절함이 경기력으로 나타난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여기에 정규리그 4위에서 플레오프에서 올라온 만큼 결과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NC에는 긍정적이다. 이런 상당한 상황에서 절대 우세 전망 속에 있는 두산과 이를 깨뜨리고 싶은 NC의 의지가 충돌하는 2017 프로 야구 플레이오프 결과가 궁금하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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