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포스트시즌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과 NC의 세 번째 대결 첫 경기 결과는 NC의 완승이었다. NC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폭발적인 타선과 성공적인 불펜 운영, 결정적인 호수비가 조화를 이루며 13 : 5로 대승했다. NC는 준플레이오프 5차전의 피로, 원정 경기의 불리함, 선발 투수 매치업의 열세를 모두 극복하고 5차전 승부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1차전 승리를 가져왔다.
준플레이오프 선발 투수에서 플레이오프에서 불펜 투수로 전격 변신한 외국인 투수 맨십의 4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1.1이닝 2피안타 1실점 투구로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됐다. NC는 선발 장현식 카드를 일찍 접고 불펜진을 조기에 가동했고 중반 이후 실점을 막았다. 이는 초반 열세를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 NC는 맨십에 이어 이민호, 구창모, 김진성이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마운드를 단단히 지켰다. NC는 원종현, 임창민 두 필승 불펜 조를 아끼며 승리했고 다음 경기 불펜진 운영을 위한 힘을 비축했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투구를 하면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팀 부동의 제1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니퍼트는 지난 2년간 NC와의 포스트시즌 대결에서도 강세를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니퍼트는 충분한 휴식과 대비를 한 등판이었음에도 타격감이 한껏 올라온 NC 타자들에 고전했다. NC 타자들은 니퍼트의 직구를 집중 공략했지만, 니퍼트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변화구 제구가 잘 안됐다.
여기에 내야 수비 불안이 니퍼트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두산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어찌 보면 유일한 걱정거리였던 주전 유격수 김재호의 빈자리를 느낄 수밖에 없는 경기를 했다. 3회 초 2실점, 5회 초 4실점은 모두 내야의 수비 불안이 중요한 원인이 됐다. 3회 초 실점은 두산 유격수 류지혁이 NC 김태군의 깊은 땅볼 타구를 잘 잡고 1루 송구가 빠진 것이 빌미가 됐고 5회 초 4실점은 1사 1, 2루에서 1루수 땅볼 타구에서 나온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모두 김재호를 대신해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류지혁과 관련한 사건이었다. 류지혁의 의욕적인 플레이를 했지만, 경험 부족의 문제를 곳곳에서 보였다.
이런 실책이 있었지만,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이런 변수에도 흔들림이 없는 태산과 같은 존재가 더는 아니었다. 니퍼트는 위기에서 여지없이 적시 안타를 허용했다. 5회 초에는 NC 4번 타자 스크럭스에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5회 초 4실점이 두산이 4회 말 3득점으로 1 : 2의 경기를 4 : 2 리드로 바꾼 직후 실점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이후 경기 흐름을 내준 두산은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에 강한 신뢰를 보냈지만, 니퍼트는 빅게임 피처, 가을 사나이의 명성에 금이 가고 말았다.
두산은 니퍼트 이후 함덕주, 이용찬이 무실점 투구로 마운드를 지키며 반격의 가능성을 열었지만, 타선이 NC 불펜진 공략에 실패하며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4회 말 NC 중견수 김준완의 상상 초월의 다이빙캐치는 두산 공격의 맥을 끊는 장면이었다. 두산은 5회 말 1득점 이후 더는 공격에서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에이스의 부진과 수비 불안에 따른 실점에 분명 영향을 주었다.
NC는 4번 타자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은 이후 팀 분위기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불펜진의 호투로 1점 리드를 지키는 사이 NC는 8회 초 두산 불펜진을 상대로 집중 안타를 연이어 폭발시키며 7득점했고 승부를 결정지었다. 마치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대량 득점의 장면을 재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두산은 이현승, 김명신, 이영하가 연이어 마운드에 올랐지만, NC 타선의 기세를 잠재우지 못했다.
두산은 절대 우세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 속에 내심 시리즈를 조기에 종결하고 한국시리즈에 임하고 싶은 마음도 가질 수 있었지만, 1차전에의 경기력은 투. 타에서 모두 불만족스러웠다. 경기 감각의 문제도 있었고 큰 걱정을 하지 않았던 마운드가 수비가 문제가 되면서 대패했다는 점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차전 패배로 두산은 시리즈 운영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장기전이 필수적이 됐고 NC 에이스 해커가 등판할 수 있는 3차전 이후 승부가 쉽지 않은 두산이다. NC 타선이 힘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두산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다.
NC는 열세 전망을 뒤집는 경기력으로 시리즈 해볼 만한 시리즈를 만들었다.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미국에서 날아온 NC 출신 메이저리거 테임즈의 응원이 큰 힘이 된 탓인지 뜨거운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선수 기용과 마운드 운영도 뜻대로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는 점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여건에 있는 NC로서는 1차전 승리의 기세를 돌풍으로 만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1차전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
'스포츠 > 2017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산 대 NC 플레이오프] NC의 포스트시즌 운명 짊어진 에이스 해커 (1) | 2017.10.20 |
---|---|
[두산 대 NC PO 2차전] 어긋난 마운드 운영, 타선의 힘으로 극복한 두산 (2) | 2017.10.19 |
[두산 대 NC PO] 세 번째 가을 야구 대결 그 결과는? (1) | 2017.10.17 |
[2017 프로야구] 어긋난 마운드 운영, 침묵한 타선, 허무하게 끝난 롯데의 가을야구 (2) | 2017.10.16 |
[2017 프로야구] LG 행 류중일, 우승 감독의 명성 지킬까? (2) | 2017.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