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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2차전부터 4차전까지 3경기 모두 10득점 이상을 해내는 불망방이 타선이 과시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NC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압도적 공격력 우위를 바탕으로 14 : 5로 완승했다. 두산은 1차전을 내주었지만, 내리 3연승하며 3승 1패로 시리즈를 승리로 끝냈다. 4차전 두산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재일은 4홈런 9타점의 괴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플레이오프 MVP까지 차지했다. 

두산은 타선은 플레이오프 내내 상승 그 이상이었다. 두산은 1차전에서 불펜진의 붕괴로 역전하면서 NC의 기세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두산은 애초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까지 강력한 4인 선발 투수진을 이번 포스트시즌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를 연속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선발 투수진의 활약에 있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업그레이드된 불펜진까지 더해지며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두산이었다. 

하지만 두산의 이런 예상은 1차전부터 크게 빗나갔다. 1차전 선발 니퍼트를 시작으로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까지 플레오프 선발 투수로 나선 누구도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해내지 못했다. 선발 투수들의 대부분 초반에 실점했고 어렵게 어렵게 마운드를 지켰다. 필승 전력의 핵심이 무너지다는 점은 팀 전체를 흔들리게 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실제 1차전 두산은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고 2차전에서도 경기 중반까지 밀리는 경기를 했다. 2차전마저 내주었다면 NC의 돌풍에 그대로 휘말릴 수 있었다. 




위기의 두산을 일으켜 세운 건 타선의 대폭발이었다. 2차전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1차전 역전패를 역전승으로 대갚음한 두산은 마산으로 경기장을 옮긴 3, 4차전에서 타선이 상승 흐름을 유지하며 NC 마운드를 속된 말로 초토화시켰다. 3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NC 에이스 해커는 경기 초반 난타 당하며 무너졌고 4차전 깜짝 선발 카드로 나선 정수민 역시 생소함이라는 보호막에도 역부족이었다. NC는 불펜 야구로 반전을 꾀했지만,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소진된 힘으로 타격감이 최고조에 있는 두산 타선을 막을 수 없었다. 

NC는 타선이 두산이 자랑하는 선발 투수진 공략에 성공하고 공격적인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를 훨씬 능가하는 두산의 공격력에 3년 연속 포스트시즌 만남 역시 패배의 기억만을 남기게 됐다. 올 시즌 후 은퇴하는 최고참 이호준의 한국시리즈 진출의 열망도 함께 사라졌다. 메이저리거로 자리를 잡은 전직 4번 타자 테임즈의 내한 응원도 빛바래고 말았다. 

두산은 승리하긴 했지만, 마운드와 수비의 문제점은 안고 한국시리즈에 나서게 됐다. 특히, 선발 투수들이 모두 부진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충분한 휴식이 있었고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나선 경기였다는 점에서 결코 쉽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NC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았다는 또 다른 변수가 있었지만, 공격력에서 결코 두산에 밀리지 않는 KIA와의 한국시리즈라는 점에서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 회복이 중요하다. 다만, 새로운 마무리 김강률을 시작으로 선발 투수에서 필승 불펜 카드로 변신한 함덕주, 베테랑 정재훈, 김승회까지 불펜진이 호투했다는 점은 마운드에서 긍정적이 부분이다. 좌완 이현승의 컨디션 회복만 더해진다면 불펜 야구가 새로운 승리 카드가 될 수 있는 두산이다. 

이와 함께 두산은 아직 부상에서 완벽하지 회복하지 못한 주전 유격수 김재호의 빈자리가 여전히 불안하다. 그를 대신한 류지혁이 점점 수비에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긴장감이 한층 더 커지는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미지수다. 더군다나 한국시리즈 경기장은 잠심과 광주로 모두 천연잔디 구장이다. 수비의 중요성이 더 요구된다. 두산은 흔들리는 내야진이 플레이오프를 통해서 단단해졌기는 바라고 있다. 

두산으로서는 앞서 제시한 문제점을 상쇄할 수 있는 타선이 플레이오프의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이 한국시리즈 승리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두산 타선의 구성은 화려하면서도 짜임새가 있다.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민병헌은 힘과 스피드를 두로 갖추고 있다. 출루와 해결사 역할 모두가 가능하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강력한 동기부여 요소다.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로 이어지는 클린업은 플레이오프를 토해 그 위력을 거듭 확인했다. 외국인 타자 애반스를 대신한 최주환의 방망이도 뜨겁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오재일, 허경민이 지키는 하위 타선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공격력이다. 주전 포수 양의지의 부상 공백 우려는 올 시즌 기량이 크게 발전한 박세혁이 대신할 수 있다. 박세혁은 플레이오프 3, 4차전에서 양의지의 공백을 잘 메웠다. 지금의 선수구성과 분위기라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해야 하는 KIA가 상당히 긴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불펜진이 상대적으로 허약한 KIA는 양현종, 헥터, 펫딘, 임기열까지 선발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시리지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이들이지만, 현재 두산 타선은 부담스럽다. 만약, 선발 투수들이 일찌 마운드를 물러난다면 KIA의 마운드 운영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그만큼 두산의 뜨겁다 못해 용암같이 용솟음치는 타선은 앞으로 한국시리즈에서도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3년 연속 두산의  한국시리즈 행을 이끈 타선이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위력을 발휘할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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