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롯데 타선의 방망이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롯데는 6월 20일 kt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18안타를 몰아치며 11 : 4로 대승했다. 롯데는 5연승과 함께 5위 넥센과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더 줄였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하위권을 전전하던 롯데였지만, 이제는 중위권 도약도 가능한 상황이 됐다.
kt는 선발 투수 박세진이 불붙은 롯데 타선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고 팀 타선마저 롯데 선발 듀브론트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다시 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9위 kt는 8위 삼성보다 최하위 NC와의 승차가 더 적은 상황에서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롯데 타선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단연 외국인 타자 번즈였다. 번즈는 6월 20일 경기에서 2회 와 4회 초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6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번즈는 그 6경기 중 3경기에 2개의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놀라운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6월 들어 10개의 홈런을 때려낸 번즈는 2할 초반을 전전하던 타율을 2할대 후반으로 끌어올렸고 시즌 15개의 홈런으로 이 부분 순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번즈가 하위 타선에서 홈런포를 연일 작렬하면서 롯데 타선의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8번 타자 번즈가 엄청난 폭발력을 보이자 상위 타선은 견제를 덜고 폭발력을 더하고 있다. 1번 타자 전준우는 번주에 가려져있지만, 최근 경기에서 무서운 타격감을 과시하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롯데는 번즈 효과에 부상에도 돌아온 민병헌이 타선에 무게감을 더해주면서 공격력에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4번 타자 이대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그 영향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여기에 함께 하위 타선을 구성하는 선수들이 분전하면서 롯데 타선은 쉬어갈 틈이 없을 정도다. 여러 선수가 번갈아 기용되면서 롯데의 고민거리였던 3루수는 김동한, 황진수가 번갈아 그 자리를 메우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이들은 상호 경쟁 체제 속에서 공. 수에서 동반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6월 19일 kt 전에서 황진수는 결승 솔로 홈런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고 6월 20일 경기에서는 김동한이 초반 적시 안타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 3루 자리를 번갈아 맡았던 황진수와 김동한은 올 시즌 신인 한동희에 자리를 내주면서 2군에 머문 시간이 많았지만, 최근 함께 1군에 콜업된 이후 동반 활약을 하고 있다. 이에 더해 롯데 타선의 쉬어가는 지점이었던 포수들도 타격에서 힘을 보태면서 롯데 하위 타선은 번즈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나종덕, 김사훈, 두 포수는 6월 들어 안타 생산 횟수를 늘리면서 타선의 구멍이라는 오명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타선 전체의 동반 상승효과가 모든 선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롯데다.
이런 변화를 분석하면서 나올 수밖에 없는 이름은 결국 번즈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 팀 잔류를 걱정해야 했던 외국인 타자가 이런 변신을 할지는 아무도 몰랐고 그렇기 때문에 그 파급 효과는 상당했고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가 지난주 홈런을 양산했을 때만 해도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시선도 많았고 타격에서 분명한 약점이 있는 번즈의 기세가 이내 꺾일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번즈의 홈런 페이스는 여전하다. 이전에는 몸이 먼저 나가거나 하면서 스위 지점조차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에는 공을 잘 골라내면서 나쁜 공에 베트가 나가지 않고 있다. 스윙 각도 역시 이전에는 레벌 스윙으로 한 지점에만 고정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발사각도를 높였고 힘을 싣는 타격을 하고 있다. 최근 활약이 이어지면서 자신감도 한층 높아졌다. 이는 좋은 결과로 계속 나타나고 있다.
물론, 그의 홈런 페이스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상대 팀들의 마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지난 주말 SK는 물론이고 이번 주 kt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를 8번 타순에 고정하면서 타격에서 대한 부담을 덜어준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도 번즈의 최근 타격 페이스는 놀라움 그 이상이다. 8번 타순에 있지만, 번즈의 활약상은 중심 타자 그 이상이다. 공포의 8번 타자로 해도 손색이 없다.
이제 번즈는 지금의 타격 페이스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당장 6월 21일 kt 전에서 kt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해야 한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만 못하다는 평가지만, 경험이 풍부하고 최근 구위도 회복됐다. 이전에 상대했던 선발 투수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어진 주말 3연전에서는 단단한 마운드를 자랑하는 LG와 상대해야 했다. LG는 선발과 불펜 모두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위권 팀이다. 상대할 투수들도 더 강하다.
이는 번즈의 도전이기도 하지만, 롯데 타선 역시 지금의 기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와 위기의 장이기도 하다. 번즈가 앞으로 이어질 경기에서도 타격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그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분위기를 크게 타는 선수인 만큼 기세가 꺾인다면 타격이 침체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과연 번즈가 남은 한 주 그리고 6월 한 달 공포의 8번 타자로서 그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이는 그 결과에 따라 롯데 타선의 상승 분위기가 유지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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