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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상. 하위권 팀의 격차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1위 두산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3위 키움까지 3개 팀이 승률 6할을 넘어섰다. 그 뒤를 이은 4위 LG도 0.552의 높은 승률이었다. 5위 NC와 6위 KT도 5할 승률을 넘겼다. 5할이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권 승률이라고 보면 6위 팀까지 5할 승률을 넘어선 건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이렇게 상위권 팀들의 승률이 높아진 것에 비례해 하위권 팀들의 승률은 크게 곤두박질 쳤다. 7위 KIA는 5할에 한참 못 미치는 0.437의 승률이었고 8위 삼성과 9위 한화는 힘겹게 4할을 넘어섰다. 최하위 롯데는 4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 하위권 팀의 격차가 도드라졌다. 

이 차이는 큰 특징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NC를 제외하면 상위권 팀은 모두 수도권 팀들이 자리했다. 5위 NC가 없었다면 포스트시즌은 수도권팀들의 대결이 될 수 있었다. 한때 KT가 후반기 5위 경쟁을 하면서 지하철 시리즈의 가능성도 보였다. 여기에 이런 차이는 시즌 초반부터 확실했다. 상위권과 하위권이 불리되면서 그들만의 마치 2개의 리그가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상위 수도권 팀들을 중심으로 한 북부리그, 하위권 팀이 몰렸는 대전 이남의 남부리그가 만들어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순위 격차는 상당했고 이는 프로야구 팬들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하위권에 쳐진 한화, KIA, 삼성, 롯데가 모두 열성적인 팬층을 보유한 구단들이었다는 점은 프로야구 흥행에 큰 장애물이 됐다. 경기력 저하 등의 문제가 가장 컸지만, 인기팀들의 부진은 흥행 감소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에 이유에 대해 몇 가지 분석이 있다. 수도권 팀들의 상대적으로 풍부한 인적 인프라와 짧은 이동 거리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 수도권에 고등학교가 많이 몰려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고 지방팀 등은 수도권 원종을 위해 긴 거리를 훨씬 더 많이 이동해야 한다. 장기 레이스에서 이동 거리의 문제는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상대적으로 편리한 생활 여건은 선수들의 수도권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FA 선수들의 영입 경쟁에서도 수도권 팀들은 입지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협상이 가능케 한다. 

이러한 사항들을 분명 큰 차이점이다. 하지만, 구단 운영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두산과 SK, 키움까지 승률 6할을 넘긴 상위권 팀들은 선진화된 선수 육성과 운영 시스템이 있다. 이를 통해 다수의 유망주들이 내부에서 만들어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내부 경쟁과 전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 FA 선수를 영입하기는커녕 내부 FA 선수도 내주기만 하는 두산과 키움이 선두권에서 경쟁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과 달리 한화, KIA, 삼성, 롯데는 구단 운영의 난맥상을 자주 연출했다. 유망주는 성장하지 못하고 FA 영입 선수들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구단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프로세스가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시되는 모습이 계속됐다. 그 사이 이들 팀을 응원하는 팬들도 힘이 빠지고 있다. 이제는 응원보다는 냉소와 부정적 시선으로 자신의 팀을 바라보는 것이 현실이다. 

한화는 육성 강화책이 베테랑 선수들과의 갈등으로 이어졌고 팀 캐미가 흔들렸다. KIA는 베테랑 선수들의 기량 저하가 뚜렸해지면서 팀 전력이 약해졌고 그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삼성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부족한 지원과 유망주 육성 부재로 약 팀으로 전락했다. 롯데는 팀 전체가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고 반등의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이렇게 지방 4개 팀은 전력의 약세를 절감하며 포스트시즌의 관람자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다음 시즌을 위한 변화를 외치고 있다. 한화는 팀 레전드 출신 정민철 단장 선임 이후 과감한 선수 영입과 함께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있다. KIA는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의 윌리엄스 감독 선임과 함께 그의 카리스마와 올 시즌 성장한 젊은 선수들의 조화로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삼성은 프런트 출시 허삼영 감독 선임으로 프런트 야구를 강화하고 강력한 변화를 천명했다. 하지만 그 속도는 아직 느리고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구축도 더디다. 아직은 변화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삼성과 달리 롯데는 신임 단장을 중심으로 빠른 변화와 함께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이번에는 일회성 보여주기가 아닌 긴 안목으로 팀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반신반의하던 롯데 팬들도 긍정의 시그널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내년 시즌은 달라지길 기대하는 하위권 팀들이지만, 내년 시즌 순위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산, SK,, 키움의 주력 외국인 선수들이 교체되는 등 전력 약화 조짐을 보이는 건 긍정적이만, 하위권 팀들의 전력 강화가 순위 경쟁의 변수가 될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상위권 팀들의 전력 약화에만 편승한 순위 경쟁 구도 변화는 하향평준화의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는 순위 양극화의 문제를 떠나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 

그 어느 때보다 극심했던 상. 하위권 팀 간 격차는 당장은 상위권 팀과 그 팬들에게 기쁨의 시간을 가져다주겠지만, 그 격차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프로야구 전체의 파이를 늘리는 데는 큰 악재다. 내년 시즌에는 순위 양극화의 용어가 적용되지 말아야 한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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