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과 금요일 도합 25득점, 토요일과 일요일 도합 2득점 롯데가 2번의 2연전에서 극과 극의 공격력을 보였다. 앞선 삼성과의 2연전에서는 2연승, 이어진 SK와의 2연전에서 2연패 승패가 크게 엇갈렸다. 엇갈린 승패는 롯데를 5위 경쟁 구도에서 더 멀어지게 했다. 5위 KT는 5경기 차로 6위 KIA는 3.5경기 차로 멀어졌다. 남은 경기 수가 40여 경기에 불과한 상황에서 부담이 큰 차이다.
롯데로서는 SK와의 주말 2연전에서 대한 기대가 컸다. SK는 올 시즌 깊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순위도 9위에 머물고 있다. 얼마 전까지 긴 연패 중에 있었다. 자칫 최하위 추락까지 걱정해야 했다. 최근 2연승 하며 반전에 성공했지만, 그 상대가 최하위 한화였다. 이렇게 가까스로 분위기를 추스른 SK를 상대로 목요일과 금요일 기적 같은 반전의 역전승을 2차례 성공한 롯데는 내심 연승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 선발 투수 역시 로테이션 하위 순번의 이건욱과 올 시즌 12패를 기록하며 무늬만 외국이 투수인 핀토였다. 이에 맞서는 롯데 선발 투수는 최근 경기에서 구위를 회복하며 호투한 외국인 투수 샘슨과 8월부터 반등에 성공한 박세웅이었다. 팀 분위기나 선발 투수 무게감에서 롯데에게 기운 대결로 보였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예상과 너무 달랐다. 그전 2연전에서 무섭게 불타오르던 롯데 타선은 거짓말처럼 식었다. 주력 타자인 손아섭, 정훈이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했지만, 그전 삼성전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부산에서 인천으로 먼 원정을 온 탓에 피로감이 쌓여있을 수 있었지만, 의외의 타선 침체였다. 롯데는 토요일 경기 팀 6안타, 일요일 경기 팀 5안타에 그쳤다. 무엇보다 득점권에서 무기력했다.
롯데는 토요일과 일요일 상대 선발 투수들의 제구 난조로 수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적시타가 없었다. 토요일 경기 1득점, 일요일 경기 1득점은 모두 희생플라이에 의한 결과였다. 토요일 경기에서는 김준태의 역전 3점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가 SK 외야수 최지훈의 믿을 수 없는 슈퍼 캐치에 잡히는 불운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타선이 힘을 잃었다. 2연전에서 등판한 SK 선발투수 이건욱과 핀토 모두 우완 정통파와 구종이 다양하지 않은 투수로 롯데 타자들이 강점이 있는 투수였음을 고려하면 이의의 빈타였다. 두 투수들의 투구 내용이 좋았다고 하기에는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너무 무뎠다.
반대로 2연전에서 등판한 선발 투수들은 호투했다. 토요일 선발 등판한 샘슨은 6.2이닝 2실점(1자책)으로 최근 호투 분위기를 이어갔다. 구속이 회복됐고 제구도 안정감을 보였다. 실점의 내용은 폭투와 내야 실책이 원인이었다. 충분히 선발 투수의 역할을 했던 샘슨이었지만, 타선의 빈타로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일요일 선발 등판한 박세웅 역시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최정과 최항 두 형제에 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했지만, 공격적인 투구 내용은 긴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타선은 두 선발 투수의 호투에 전혀 화답하지 못했다.
타선이 대 폭발하면 그다음 경기에서 부진할 수도 있지만, 1승이 절실한 상황에서 그 상대가 하위권 팀이었음을 고려하면 승부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일요일 경기에서는 경기 내내 답답함을 유지했고 빠른 템포의 공격만을 고집하면서 상대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말았다. 일요일 경기는 2시간을 조금 넘겨 마무리되면서 올 시즌 최단 시단 경기로 기록됐다. 그만큼 롯데 타자들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너무 무난한 공격을 했고 끈질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순위 경쟁을 하는 팀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SK 전 2연패로 롯데는 5위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는 2017 시즌 무서운 막판 스퍼트로 7위에서 3위로 올라선 기적을 연출했었다. 하지만 SK와의 주말 2연전은 그런 기대를 하기에는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다. 롯데는 이번 주 키움을 시작으로 LG, NC까지 상위 3개 팀과 차례로 대결한다. NC와는 더블헤더가 포함되어 있다. 이런 경기력이라면 높은 승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위 3개 팀과의 대결 이후에는 직접적인 순위 경쟁팀 KT, KIA와 그다음 주 대결한다. 롯데는 최대한 승차를 좁혀 맞대결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지만, 이번 주 고비를 넘겨야 가능한 일이다.
롯데로서는 다시 한번 집중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롯데는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역전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하위권 팀 SK를 상대로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초반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면 쉽게 경기를 이끌 수 있었지만, 그 반대가 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상대를 너무 쉽게 여긴 탓인지 타자들의 스윙이 크고 득점권에서 한 점을 소중히 하는 타격이 아쉬웠다.
롯데로서는 지금의 1승과 1패가 정규리그 막바지 순위 경쟁에 크게 작용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인지할 필요가 있다. 만약, 후반기 롯데의 기대대로 스퍼트에 성공한다 해도 지난 주말 SK 전에서의 무기력한 2번의 패배가 그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롯데는 순위 경쟁에서 완전히 멀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롯데가 다시 한번 집중력을 되찾고 반전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지 이제는 매 경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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