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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을 위한 마지막 스퍼트를 했던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이미 지난주부터 그 가능성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잔여 경기 일정이 시작되는 시점에 그 가능성은 재로가 됐다. 지나 시즌 후반기 감독과 단장의 교체와 함께 파격적인 30대 단장 선임, 코치진과 프런트의 대대적 물갈이부터 기존의 팀 시스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온 롯데는 오프시즌 기간 과감한 트레이와 FA 영입 등으로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런 변화는 올 시즌 개막 5연승으로 돌풍이 될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 돌풍을 오래가지 못했다. 롯데는 8월 이후 다시 한번 급상승세로 반전하며 2017 시즌 후반기 돌풍에 이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억을 되살리는 듯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승세는 사라졌고 5할 승률 언저리에서 더는 승률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롯데는 온 힘을 다 짜냈지만, 넘을 수 없는 벽에 가로막힌 듯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5할 승률의 팀으로 팀을 더 발전시키는데 만족해야 하는 시즌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긍정적 변화와 아쉬움이 함께 하는 시즌이지만, 롯데는 올 시즌 신인 지명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로 조금은 위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롯데는 1차 지명급 선수 3명을 영입하며 투. 타에서 거쳐 팀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들을 전력에 포함시켰다. 

 

 



롯데는 고교 최상위 투수인 강릉고 좌완 김진욱을 2차 1지명으로 영입했고 연고 1차 지명에서는 하위팀 특별 지명권을 활용해 수원 장안고의 포수 손성빈을 지명했다. 롯데는 연고지 지명권을 포기하고 고교 최고 포수로 평가받는 손성빈을 선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롯데는 2차 2지명 내야수 나승엽과의 계약에도 성공했다. 나승엽은 애초 서울지역 1차 연고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야수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롯데 역시 1차 지명에서 나승엽을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었다. 나승엽은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공식화했고 롯데는 그를 지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는 나승엽을 포기하지 않았고 2차 2지명으로 그를 선택했다. 롯데는 끈질긴 설득을 통해 나승엽에게 롯데 유니폼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대신 나승엽에게 5억원의 계약금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접은 그에게 통 큰 대우를 했다. 이 계약금은 2차 1지명 투수인 김진욱의 3억 7천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으로 그에 대한 롯데의 기대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렇게 3명의 대형 신인을 영입한 롯데는 나머지 신인 지명 9장의 카드를 모두 투수 영입에 활용하며 투수 자원 확충에 올인했다. 

롯데는 지난 오프시즌 기간 외야 야수 유망주를 영입하고 내야진의 선수층을 두껍게 한데 이어 투수 자원을 추가해 육성 전력을 강화했다. 매우 전략적이고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이런 선택에 있어 중심은 역시 김진욱, 나승엽, 손성빈까지 대형 신인 3인이다. 이들은 당장 롯데가 필요로 하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빠르게 1군에 진입할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김진욱은 고교 레벨에서는 2학년 때부터 최고 레벨의 투수로 인정을 받았다. 좌완이라는 강점에 안정된 제구력이 큰 강점이다. 직구 구속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수준급이다. 팀의 리더로 강릉고의 창단 첫 우승을 올해 이끌기도 했다. 담대함과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춘 김진욱은 당장 1군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가 있다. 김진욱은 롯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좌완 투수다. 

롯데는 선발과 불펜진에서 확실한 좌완 투수가 없다. 이제 곳 40살을 바라보는 고효준이 좌완 투수로서 유일하게 1군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김진욱은 이런 롯데 상황에 딱 맞는 투수다. 올해 코로나 사태로 2학년 때보다 3학년 때 등판 이닝이 줄었다는 점은 부상의 위험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었다. 올 시즌 한층 강화된 롯데의 육성 시스템을 통해 구속과 함께 구종 추가로 더 발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롯데가 2차 2지명권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에도 극적으로 계약에 성공한 나승엽은 우투좌타의 내야수로 신체 조조건이 우수하고 힘이 붙으면 장타 생산 능력까지 갖출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3루와 1루수로 활용 가능한 나승엽은 롯데가 원하는 거포형 코너 내야수로 성장이 기대된다. 손아섭 외에는 상시 출전이 가능한 위협적인 좌타자가 부족한 롯데의 고민을 덜 수 있는 나승엽이다. 

이제 40살을 바라보는 이대호의 은퇴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이대호를 이을 1루수 후보군이 될 수 있고 올 시즌 공수에서 큰 성장세를 보인 롯데의 미래 3루수 한동희와의 경쟁과 공존도 기대된다. 우타 거포 한동희와 좌타 거포 나승엽이 함께 하는 롯데의 코너 내야진은 롯데 팬들에게는 기분 좋은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포수 손성빈은 김진욱, 나승엽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지만, 고교 포수 최대어 중 한 명이었다. 롯데가 연고지 1차 지명을 포기하고 그를 선택했다는 건 그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는 올 시즌 김준태, 정보근이 큰 발전을 보이며 포수진이 한층 강화됐지만, 여전히 포수 자원이 부족하다. 김준태와 정보근이 아직은 리그 상위권 포수라 하기에는 공격과 수비에서 부족함이 있고 또 다른 포수 유망주였던 나균안은 투수로 전환했다. 젊은 포수 자원 확충이 필요했던 롯데에게 손성빈은 맞춤형 선수였다. 또한, 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점에서 손성빈은 기존 포수진에 경쟁을 더하게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롯데는 팀에 필요한 좌완 투수, 공격력을 갖춘 코너 내야수, 미래의 포 수자원까지 필요한 부분을 신인지명으로 채웠다. 물론, 그동안 롯데가 1차 지명 선수의 전력화가 부족했다는 점이 불안 요소지만, 올 시즌부터 단장을 중심으로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는 롯데임을 고려하면 기존과 다른 결과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올 시즌 롯데는 2군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기존에 비해 많이 보이고 있다. 

올 시즌 롯데가 2군 선수들의 1군 활용에 인색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롯데는 젊은 선수들을 1군에서 벤치 멤버로 활용하기보다는 22군에서 보다 많은 실전 경기 경험을 쌓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후반기 1군 선발진에 합류한 이승헌이 등장했고 불펜진에는 신인 최준용이 존재감을 높였다. 

내야수로는 신용수, 김민수 등이 1군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섰고 외야는 외부에서 영입한 추재현, 최민재 등의 유망주고 1군 진입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에 더해 김진욱, 나승엽, 손성빈은 롯데의 육성 시스템을 보다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자원들이다. 이들과 함께 올 시즌 2군에서 육성한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간다면 롯데에 부족했던 세대교체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도 있다. 

롯데가 이런 기대감을 가지게 된 건 지난 시즌 최하위 성적에 따른 역설적인 결과물이다. 이제는 이런 성과를 전력 강화로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앞으로 롯데가 성공적인 신인 영입을 기대한 결과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 결과에 따라 올 시즌 롯데의 변화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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