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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포스트시즌 경쟁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롯데는 9월 8일과 9일 선두권 팀 삼성과의 2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롯데는 삼성의 원투 펀치 뷰캐넌, 원태인이 나선 경기를 모두 잡아냈다. 2연승의 롯데는 5할 승률을 위한 승패 마진은 -6으로 줄였다. 그들의 목표로 하는 5위권 팀과의 승차도 4경기 차까지 좁혔다. 여전히 큰 격차라 할 수 있지만, 후반기를 시작하는 시점의 까마득한 차이가 아니다. 롯데의 꾸준한 상승세와 중위권 팀들의 후반기 부진과 맞물리면서 승차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런 롯데의 후반기 상승세를 이끄는 힘은 마운드에 있다. 그중에서도 불펜진의 활약이 눈부시다. 롯데는 여전히 팀 방어율이 최 하위권이지만, 후반기 마운드 성적은 리그 최상위권이다. 불펜진은 선발 마운드의 불안요소까지 지우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삼성과의 2연전에서 불펜진이 활약이 돋보였다. 롯데는 9월 8일 경기에서 부상 복귀 후 등판인 이승헌은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상대 선발 투수는 삼성의 에이스 뷰캐넌이었다. 무게감에서 큰 차이가 있었지만, 이승헌과 그의 짝을 이룬 신인 포수 손성빈은 기대 이상의 호흡으로 삼성 타선은 4회까지 1실점으로 막아냈다. 롯데는 이승헌의 투구 수를 제한하며 80개에서 교체를 그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다음은 불펜진의 몫이었다. 롯데 불펜진은 남은 이닝을 추가 1실점으로 막아냈고 타선은 필요한 득점을 했다. 롯데는 4 : 2로 승리했다. 

불펜진의 활약은 9월 9일 경기에서 더 빛났다. 선발 로테이션에 어려움이 있었던 롯데는 불펜 데이로 경기를 치렀다. 선발 투수로 신인 좌완 투수 김진욱이 나섰다. 김진욱은 큰 기대 속에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부진한 투구로 불펜으로 전환했고 안정된 투구를 했다. 불펜 투수로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후반기에도 김지욱의 필승 불펜으로 경기 후반을 책임졌다. 그의 선발 등판을 두고 다시 선발 투수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예상도 있었지만, 김진욱은 1이닝만 책임지는 오프너였다. 김진욱은 1이닝 1실점 투구 후 마운드를 물러났다. 

 

김도규



이후 롯데는 2회부터 2군에서 선발 투수 경험을 쌓았던 우완 이인복으로 마운드를 이어갔다. 이인복은 최근까지 2군에서 선발 투수로 경험치를 쌓았다. 실질적인 선발 투수였다. 이인복은 솔로 홈런 3개를 허용하며 3실점 하긴 했지만, 승부 흐름을 완전히 내주지 않고 6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이인복은 5회 초 3득점한 롯데의 3 : 2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 : 4 역전을 허용했지만, 긴 이닝을 책임지며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후 김도규를 시작으로 롯데 불펜진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불펜진의 호투는 이후 타선의 득점지원과 조화를 이루며 5 : 4 역전승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롯데는 연이틀 구승민, 최준용, 마무리 김원중이라는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이 7회부터 철벽을 이루며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전반기 부진했던 구승민은 주무기 포크볼의 위력을 되찾았고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최준용은 알고서고 공략하기 힘든 빠른 직구로 삼성 타자들을 막아냈다. 최근 잦은 등판으로 체력 부담이 가중된 마무리 김원중은 이틀 연속 실점 위기를 극복하는 관록투로 후반기 무실점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과의 2연전을 통해 롯데는 불펜진에 대한 확신을 더 가질 수 있게 됐다. 후반기 불펜진의 호투가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보여줬다. 전반기 경기 중반 이후 접전 상황에서 아쉬운 패배를 거듭했던 롯데였지만, 불펜진이 힘이 생기면서 중반 이후 접전을 승리로 가져오는 일이 늘었다. 삼성과의 2연전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롯데 불펜진에서 주목해야 할 새 얼굴은 김도규다. 현재 필승 불펜진은 구성하고 있는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은 지난 시즌에도 롯데 주축 불펜 투수들이지만, 김도규는 올 시즌 불펜진에 가세했다. 그 시점도 시즌 초반이 아닌 서튼 감독의 부임 이후 5월부터다. 그전까지 김도규는 주목받지 못하는 유망주였다. 

김도규는 2018 시즌을 앞두고 신인 2차 3라운드의 비교적 높은 순위로 롯데에 지명을 받아 입단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고질적인 제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김도규는 입단 이후 1군에서 한 경기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김도규는 빠른 입대를 선택했고 일반병으로 병역 의무를 마쳤다. 다시 돌아온 2021 시즌 김도규는 2군에서 차근차근 몸을 만들었다. 입단 때와 달라진 롯데의 육성 시스템 속에서 김도규는 점차 가능성을 보였다. 마침 시즌 초반 롯데 마운드는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어려움이 있었고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다. 그와 함께 2군에서 있었던 서튼 감독이 부임하면서 김도규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5월 1군에 콜업됐지만, 그의 역할을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나 패전처리였다. 아직은 경험이 부족했고 투구의 기복도 있었다. 구위는 뛰어났지만,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김도규는 1군 불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1군과 2군을 오가야 했다. 이런 상황도 그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여름 브레이크 기간을 거친 후 후반기 김도규은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8월 이후 김도규는 8월 15일 LG 전에서 3실점했지만, 이후 무실점 투구를 계속하고 있다. 볼넷도 크게 줄었고 탈삼진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구위에 제구가 더해지면서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보다 자신감을 더했고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패전 처리였던 그의 역할도 점점 격상됐다. 필승 불펜은 아니지만, 그에 앞서 5회나 6회 경기 흐름을 유지해야 할 때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역할의 확대는 그에게 프로 데뷔 첫 홀드와 승리의 기억을 쌓게 했다. 지난 삼성과의 2연전에서도 김도규는 이트 연속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호투를 했다. 그의 프로 데뷔 첫 승은 9월 7일 경기의 1.1이닝 무실점 호투가 불러올 일이었다. 

 



이제 김도규는 롯데 불펜에서 그 비중이 커지고 등판 횟수로 늘어났다. 승부처에서도 선택받고 있다. 김도규는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하고 타자들을 힘으로 누를 수 있는 구위가 있다. 박세웅 외에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롯데 마운드 상황에서 김도규는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투수다. 그가 6회를 책임지면 구승민, 최준용, 김진욱, 마무리 김원중까지 필승 불펜진의 부담이 한결 가벼워진다. 이는 후반기 불펜진의 계속되는 호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김도규는 이기는 상황에서 먼저 고려되는 불펜 투수 중 한 명이고 후반기 그의 얼굴을 마운드에 더 자주 볼 가능성이 커졌다. 

김도규의 후반기 호투는 롯데에 큰 의미가 있다. 롯데가 지난 시즌부터 중요시하고 있는 내부 육성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롯데 라인업에서 기존 베테랑 외에 젊은 선수들이 다수 가세했다. 트레이드 영입 선수도 있지만, 큰 줄기는 내부 육성선수다. 김도규도 포함된다. 김도규는 입단 후 실패한 신인 선수 픽이 될 수 있었지만, 올 시즌 기량을 빠르게 업그레이드했다. 여기에 김도규는 일찍 병역 의무를 마쳤다는 이점도 있다. 

후반기 큰 활약을 하는 김도규지만, 그는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선 신인이나 다름없다. 이닝이 늘어날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연투를 비롯해 멀티 이닝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김도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그에 대한 팀의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렇게 미래 자원이었던 김도규는 현재 롯데 불펜에서 필요한 자원이 됐다. 올 시즌 김도규의 활약은 분명 롯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아직 그는 20대 초반의 나이다. 지금보다 더 발전 여지가 충분하다.롯데의 달라진 프로세스가 그를 얼마나 더 발전시킬지 김도규의 남은 시즌과 앞으로 미래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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