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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과는 멀어졌지만, 올 시즌 롯데는 후반기 급반전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반 극심한 투. 타의 동반 부진 속에 확실한 최하위로 쳐지며 일찌감치 시즌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몰렸던 롯데였다. 하위권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항이지만, 팀 컬러를 되찾고 곳곳에서 긍정 요소가 늘어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즌 시즌보다 퇴보되는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건 사실이다. 시즌 초반의 극심한 부진이 문제였다. 롯데는 시즌 도중 감독 교체로 큰 변화를 해야 했다. 롯데는 최근 계속되는 감독들의 중도 교체를 반복하지 않으려 했지만, 지난 시즌 선임한 허문회 감독 체제가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했다.

허문회 감독은 초보 감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선수들과의 관계는 원만했지만, 그 1군 선수들에 국한된 일이었다. 그는 롯데 프런트가 원했던 2군 선수들의 적극적인 활용에 소극적이었다. 2군과의 소통 역시 원활하지 않았다. 프런트의 구단 운영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단 내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는 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었다. 내부적인 논의와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지만, 허문회 감독은 언론 플레이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감독과 단장의 갈등은 팀 분위기를 흐트러지게 했다. 감독과 당장 모두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했다. 그 사이 성적은 급격히 내림세를 보였다. 2019 시즌 최하위에서 지난 시즌 5할 가까운 승률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던 롯데는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프런트와의 갈등까지 감수하며 자신의 소신을 지키려 했던 허문회 감독으로서는 성적으로 명분을 얻어야 했지만, 부진한 성적 앞에 그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결국, 허문회 감독은 시즌 초반 경질되며 팀을 떠났다. 그에 따라 2군 감독이었던 서튼 감독이 1군 감독으로 자리했고 코치진도 개편됐다.

 



이후 롯데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1군과 2군의 선수 순환이 활발해졌고 2군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1군에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경직돼 있던 선수 운영도 유연해졌다. 절대적이었던 이대호의 4번 타자 자리는 정훈, 전준우 등 다른 선수들이 자리 잡았다. 이대호는 상황에 따라 타순이 변경됐다. 이는 롯데의 변화를 상징하는 일이었다. 기회의 문이 열리면서 젊은 선수들이 하나 둘 존재감을 보였다. 새로운 얼굴들이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많아졌고 기존에 롯데에 없었던 내부 경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롯데는 이제 주전들에 적절히 휴식을 주면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런 변화 속에 롯데는 무색무취의 야구에서 공격야구의 팀으로 변모했다. 상. 하위 타선이 모두 제 역할을 하면서 공격의 연결이 잘 이루어지고 각종 공격 지표가 상승했다. 어느새 롯데는 팀 타율 1위 팀이 됐고 안타와 타점 등 공격 생산력도 크게 올랐다. 크게 업그레이드된 공격력을 바탕으로 롯데는 여름이 되면서 상승세를 반등에 성공했다. 어느 팀, 어느 투수와 상대해도 롯데 타선의 방망이 뜨거웠다. 최하위권의 성적도 중위권 경쟁을 할 수 있을 만큼 상승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의 극심한 부진을 극복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롯데였다. 부실한 마운드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선발 투수진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외국인 원투 펀치 스트레일리, 프랑코는 내년 재계약이 불투명할 정도로 부진하고 국내 선발 투수진도 시즌 전 구상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나마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던 박세웅이 선발 투수진에 돋보이는 활약을 하며 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그 박세웅도 최근 경기 연달에 부진하면서 한계점을 노출했다. 강력한 필승 불펜진을 구축하며 경기 후반이 든든해진 롯데지만, 선발 투수진이 초반 계속 무너지는 경기가 늘어나는 데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렇게 뒷걸음질 치기 시작한 롯데는 9월 28일 현재 승패 마진이 -9가 되면서 중위권 추격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렇게 실패한 시즌이 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롯데 타선의 반전이 놀라웠다. 불혹이 되는 간판타자 이대호의 노쇠화가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특정 선수들의 활약에 의존하지 않고 반전을 이뤄냈다는 점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롯데 타선에서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부족한 장타력, 홈런 생산력이다. 롯데는 9월 29일 현재 팀 홈런이 92개로 10개 구단 중 6위다. 롯데보다 홈런수가 적은 KT가 정규리그 1위에 있고 두산과 LG 역시 롯데와 큰 차이가 없음에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다. 중위권 경쟁 중인 키움은 팀 홈런 79개로 팀 타선의 파워 저하가 분명하다.

하지만 롯데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인 사직 야구장을 홈으로 하고 있다. 잠실을 홈구장으로 하는 두산,  LG와는 구장 환경이 다르다. KT는 홈런 수의 부족함을 대신하고도 남을 강력한 마운드가 있다. 키움 역시 마운드의 분전으로 중위권 경쟁을 하고 있다. 롯데는 이들 팀보다 마운드에서 크게 열세다. 타선이 이를 메워야 한다. 롯데는 팀 타율 1위에 많은 안타와 타점을 양산하고 있지만, 강타선이라 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있다. 홈런 부족이 그 원인이다. 롯데는 사직 홈구장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롯데는 홈경기 승률이 원정 경기보다 크게 떨어진다. 홈에서 롯데 마운드는 더 어려움을 겪었고 실점이 많았다. 상대 팀 여러 선수들이 유독 사직 야구장에서 강점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은퇴했지만, 사직택이라 불렸던 LG 박용택이 그랬고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이 그렇다.

특히, 구자욱은 사직야구장에서 5할이 넘는 타율에 그의 원정 경기장 중 가장 많은 5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그 외에도 타 구단의 많은 중심 타자들이 사직야구장에서 불망이를 휘두른다. 롯데가 시즌 종료 후 사직야구장의 펜스 거리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정도다. 홈팀 투수들이 장타 허용에 큰 부담을 느끼고 타자들이 홈구장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보이지 못한다면 티 성적에 큰 마이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홈런을 때려낼 타자가 없다. 현재 롯데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타자는 17개를 때려낸 40살의 이대호다. 내년 시즌 은퇴를 앞두고 있는 타자가 팀 홈런 1위라는 점은 현재 롯데 타선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 뒤를 13개의 정훈과 한동희가 뒤따르고 있다. 이 중 정훈은 이제 30대 후반이 되는 선수다.  중력 타자 중 손아섭은 시즌 홈런 1개로 파워 감소가 뚜렷하다. 팀 내 최고 타율과 리그 최고 득점권 타율의 전준우도 시즌 홈런 7개로 두릿 수 홈런이 불투명하다. 또 다른 중심 타자 안치홍도 9개의 홈런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이제 더 나이를 먹고 홈런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롯데 타선의 홈런 파워가 내년이면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대체할 대안은 눈에 띠지 않는다. 차세대 4번 타자로 주목받고 있는 한동희는 성장이 다소 정체된 느낌이다. 지난 시즌 17홈런 67타점을 기록하며 유망주 틀을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동희는 올 시즌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데 한계점을 노출했다. 타격의 꾸준함이 부족하고 슬럼프가 오면 회복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에 평균 성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현재 한동희는 2할 5푼대 타율과 13홈런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을 능가한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3루수 수비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 송구에 대한 부담이 많은 실책과 연결되고 있다. 지난 시즌 3루수로 17개의 실책을 했던 한동희는 올 시즌 13개의 실책을 기록 중이다. 

 



이런 한동희와 경쟁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했던 특급 신인 타자 나승엽도 데뷔 시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주 포지션인 3루와 1루에는 한동희, 정훈이 입지가 단단하다. 외야 전향도 모색했지만, 수비 부담을 떨쳐내지 못했다. 나승엽은 올 시즌 1군과 2군을 오가며 적응기를 보내는데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꾸준한 출전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탓인지 타격에서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수준 높은 리그 투수들의 공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파워나 콘택트 능력도 아직 부족함이 있다. 나승엽은 데뷔 시즌부터 선풍을 일으켰던 이정후, 강백호가 아니었다. 이들 외에 새롭게 주전급으로 도약한 내야수 김민수는 아직 백업 역할이 더 크고 외야진의 추재현, 김재유, 신용수 등은 파워 히터와 거리가 있다. 

타선의 파워를 더해줄 대안이 될 수 있는 외국인 타자 역시 롯데의 팀 구성상 파워 히터로 채우기 어렵다. 롯데는 내야수비의 안정을 위해 유격수 마차도를 외국이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마차도는 수비에서는 리그 최상위권의 능력자다. 하지만 공격에서 그는 리그 평균을 밑도는 활약이다. 물론, 수비에서 3할 타자 못지않은 기여도가 있지만, 아쉬움을 피할 수 없다. 주력 타자들이 점점 에이징 커브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거포 외국이 타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마차도가 빠진 내야진은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일 수 확신할 수 없다. 시즌 후 마차도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있는 롯데다. 

롯데 타선은 홈런수가 적다고 하지만,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격의 세밀함이 작전 수행 능력, 주루 플레이에서 상위권 팀으로 도약하기는 부족함이 있다. 이런 부분을 홈런 등 장타력으로 일정 대신할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롯데다. 아직 마운드에 불안정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타선의 생산력을 높이는 건 팀 성적과도 직결되는 일이다.

올 시즌 삼성이 기존의 단단한 선발 마운드에 타자에 유리한 홈구장의 이점을 살리는 타선의 폭발력이 되살아나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SSG와 NC가 마운드 불안에도 팀 홈런 1, 2위를 달리는 장타력을 바탕으로 한 타선의 힘으로 중위권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이는 롯데가 참고할만하다. 롯데의 팀 컬러가 세밀함과 거리가 있음을 고려하면 좀 더 파워를 늘리고 공격적인 면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격의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홈런수 증가는 필수적이다. 단기간에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남은 시즌 롯데가 가능성을 찾아야 할 일이기도 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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