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50년만에 찾아온 강추위와 100년만의 폭설로 고생한 적이 있었지요. 겨울은 추워야 한다지만 막상 추위와 눈이 내린 빙판길을 경험하면 겨울은 낭만의 계절이 아님을 절실하게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추우면 추울수록 웃음짓는 대회가 있습니다. 동계 올림픽이 그렇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최되는 벤쿠버 동계올림픽이 온화한 날씨로 대회 운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IOC 위원장까지 날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정도로 날씨와 동계 올림픽의 상관 관계는 아주 크다 할 수 있습니다. 동계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천해의 자연을 지닌 캐나다지만 눈이 없다면 각종 시설들이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겠지요.
역대 동계 올림픽 중에 온화한 날씨로 고생한 대회를 한번 찾아 보았습니다. 동계 올림픽 초창기인 2회 스위스 생모리츠 대회와 3회 미국 레이크 프라시드 올림픽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2회 대회 때는 온화한 기후로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스케이트의 마라톤 대회인 10,000m 경기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노르딕스키 크로스컨트리 경기도 20도가 넘는 따뜻한(?) 날씨 속에 치뤄야 했고요. 이쯤 되면 동계 올림픽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어 열린 3회 대회때도 따뜻한 겨울 날씨로 곤욕을 치뤘다고 합니다. 스키경기 코스가 눈을 찾아 변경되어야 했습니다. 비 유럽 지역에서 열린 올림픽으로 기대가 컸지만 날씨의 심술로 대회 운영에 큰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유럽에서 배를 타고 뉴욕으로 뉴욕에서 하루 종일 기차를 타고 대회 장소를 찾았던 유렵 선수들의 실망감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따뜻해지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의 100여년 전에도 따뜻한 겨울로 동계 올림픽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 이채롭습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실내 빙상장도 없었고 인공 제설장비도 없었던 시절이라 하늘의 심술을 그저 원망해야만 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야외 경기는 날씨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만약 계속 지구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향후 50년안에 동계 올림픽은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치러질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이때쯤이면 스케이트는 물론이고 스키 종목들도 실내 경기장에서 열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돈 많은 중동국가들의 동계 올림픽 유치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동계 올림픽 대회는 기후 변화와 인류의 상관관계를 전 세계인이 느낄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눈 없는 동계 올림픽이 현실이 된다면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곤란하겠지요. 반대로 하얀 눈과 얼음이 함께하는 동계 올림픽을 보면서 지구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동계 올림픽 유치전에서 아쉽게 두번 실패한 우리나라 평창도 2014년 올림픽 유치 프리젠테이션에서 지구 온난화 진행과 이에 따른 눈 부족 문제제기에 답변해야 했습니다.우리들에게도 동계올림픽과 날씨는 먼 나라 이야기기 아닙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올 겨울 강추위와 폭설이 아주 싫지만은 않은데요.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분들도 겨울답지 않은 겨울이 그지 반갑지 않을 것입니다.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눈과 얼음의 축제 동계올림픽을 기쁜 마음으로 즐겨야겠습니다. 동계올림픽의 눈과 얼음은 따뜻한 날씨에 때문에 녹기 보다는 선수들의 열정으로 녹아야되는게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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