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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LG의 주 중 2번째 경기는 연장 11회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접전이었습니다. 양 팀은 모두 공격에서 답답함을 드러냈습니다. 약속이나 한 듯 득점에 인색했습니다. 이는 연장으로 경기가 이어지는 원인이었습니다. 반면 투수진은 선발과 불펜 모두 선전했습니다. 2 : 2로 팽팽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11회 말 강민호의 끝내기 적시타가 나온 롯데의 3 : 2 승리였습니다.

 

승리한 롯데나 패배한 LG 모두 개운치 못한 경기였습니다.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의지와 투지는 돋보였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면에서는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특히 타격에서 양 팀은 득점기회에서 조급함을 버리지 못했고 번번이 기회를 무산시켰습니다. 빈약한 타선 지원 속에 선발투수로 나선 롯데 이용훈, LG 주키치는 승패 없이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롯데로서는 패배했을 때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경기였습니다. 마무리 김사율까지 주력 불펜을 모두 소모한 것은 물론이고 주전 선수 중 상당수가 부상의 징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제 경기에서 승리한 LG는 불펜 운영에서 다소 여유를 가졌지만, 롯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투타 모든 부분에서 롯데는 엔트리 대부분을 소진하는 무한 소모전을 펼쳤습니다. 이는 극적인 승리에 대한 기쁨을 반감시켰습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LG가 가져갔습니다. 양 팀의 선발 이용훈과 주키치는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는 투수들답게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용훈이 초반 흔들리면서 LG가 선취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2회 초 LG는 이병규가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득점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전 삼성전의 부진했던 이용훈은 힘 있는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잘 섞으면서 안정된 투구를 했지만, 주자가 출루하면 제구에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천금의 결승타 강민호, 이제 타격부진은 끝?)

 

 

 

정성훈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이한 이용훈은 하위 타자인 서동욱, 심광호에게 볼넷과 몸맞는공을 내주면서 선취점을 스스로 헌납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페이스를 찾는 듯 보였지만 양영동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하면서 실점은 2점으로 늘어났습니다. 이후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실책으로 시작된 위기가 선발투수의 난조로 실점과 연결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롯데는 전 경기에 이어 수요일 경기에서도 수비에서의 불안감을 지워내지 못했습니다.

 

이후 이용훈은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강민호 대신 선발 출전한 신예 포수 김사훈은 투수 중심의 안정된 리드로 이용훈과 좋은 호홉을 보였습니다. 이용훈이 흔들리는 와중에서 김사훈은 베테랑 이용훈을 잘 리드하면서 이용훈의 호투를 도왔습니다. 2회 초 2실점 한 이후 이용훈은 삼진 8개를 기록하는 위력적 투구를 과시하면서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습니다.

 

이용훈이 힘을 내자 롯데 타선도 이에 화답했습니다. LG 선발 주키치의 각도 큰 구질에 고전하던 롯데는 2회 말 1사 3루의 기회를 주루 플레이 미숙으로 놓치면서 스스로 공격 흐름을 끊는 우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자칫 타선 전체가 침체할 수 있는 흐름이었습니다. 이런 롯데에 4회 말은 행운이 함께 한 이닝이었고 동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손아섭의 안타로 무사에 주자를 출루시킨 롯데는 전준우의 큰 타구가 LG 중견수 양영동의 판단 실수로 3루타가 되면서 1점을 추격하고 무사 3루의 기회가 이어지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순간 LG 선발 주키치는 잠시 평정심을 잃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주키는 제구가 흔들렸고 투구 간격에 대한 주심의 지적을 받고 정신적으로 흔들렸습니다.

 

롯데가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역전은 물론이고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홍성흔의 볼넷으로 이어진 무사 1, 3루 기회에서 롯데는 후속타가 불발되면서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조성환의 삼진 아웃 이후 황재균의 재치있는 기습번트 안타로 동점을 만들 때 까지만 해도 롯데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롯데의 승부수가 통하지 않으면서 역전을 이루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롯데는 선발에서 제외된 주전 강민호와 박종윤을 김사훈과 박준서 대신 대타로 기용했지만, 그들 모두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애초 경기 시작전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강민호와 박종윤을 쉬게 할 계획이었지만 조기에 그들을 투입하면서 그 의도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초반 승부처에서 승부를 결정지으려는 벤치의 야심 찬 승부수였지만 결과적으로 승리에 대한 조급함을 드러낸 것과 같은 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두 선수는 연장까지 경기를 치르게 되었고 휴식일의 의미를 잃게 되었습니다. 결과가 좋지 못했다면 1승에 집착한 벤치의 무리수라는 비판을 들을 수 있는 선수 기용이었습니다.

  

 

 

(3.1이닝 무실점 이명우, 이젠 불펜의 주역으로)

 

  

롯데의 승부수가 통하지 않으면서 경기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5회까지 양 팀 선발투수들은 실점을 막아냈고 2 : 2 경기는 중반으로 넘어갔습니다. 6회 초 LG 공격에서 롯데가 먼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롯데 선발 이용훈은 2 아웃을 잡아냈지만, 타구가 모두 잘 맞아 나가면서 불안감을 노출했습니다. 심광호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맞이한 2사 2루 위기에서 롯데 벤치는 빠른 투수교체를 단행했습니다.

 

그때까지 투구 수에 여유가 있었던 이용훈은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최소한 6회 초까지는 자신의 힘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다음 상대타자인 오지환을 두 타석 연속 삼진으로 잡았던 이용훈으로서는 빠른 투구교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전날 불펜을 소모했던 롯데의 상황을 고려해도 불펜의 조기 가동은 다소 무리한 측면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롯데의 불펜의 조기 가동은 성공이었습니다. 강영식은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무실점으로 6회 초를 넘겼습니다. 7회 초부터는 최대성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본격적이 불펜 싸움에 대비했습니다. 하지만 최대성이 뜻하지 않은 무릎 통증으로 마운드를 물러나면서 롯데의 구상이 꼬이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LG 좌타선을 상대하기 위해 대기하던 이명우를 급하게 마운드에 올려야 했습니다. 최대성이 너무 일찍 물러난 탓에 이명우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투구이닝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분명 예상되었던 불펜 운영은 아니었습니다. 한 박자 빠른 불펜가동이 문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명우는 3.1이닝 무실점 투구로 롯데 벤치의 걱정을 덜어주었습니다.

 

최근 잦은 등판으로 걱정을 샀던 이명우였지만 팀의 위기상황에서 침착한 투구를 하면서 대응한 불펜 대결이 가능토록 해주었습니다.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낮게 깔려 들어오는 제구가 통하면서 호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명우에 맞서 LG 역시 7회부터 우규민, 이동현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롯데는 10회 초 2사 이후 마무리 김사율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김사율은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하면서 불안했지만, 그 위기를 넘기면서 11회 초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불펜의 호투는 롯데가 연장전 승리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양 팀은 경기를 가져갈 득점기회를 무산시키면서 벤치의 속을 타들어가게 하였습니다. 롯데는 9회 말 무사에 주자가 출루했지만, 병살타로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LG 역시 10회 초 만루 기회를 놓치면서 연장의 승부는 11회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미 마무리 투수를 투입한 롯데가 더 초조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LG는 유원상, 봉중근 두 불펜의 핵심 선수들을 끝까지 아끼면서 연장 승부를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롯데는 LG 불펜의 플랜 B 선수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면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11회 말 부상으로 교체된 홍성흔을 대신해 대타로 나선 김문호는 LG의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상열의 공을 안타로 만들었고 경기를 끝낼 기회를 열었습니다.

 

LG는 언더핸드 김기표를 올리면서 좌타자들이 라인업에 빠진 롯데의 약점을 파고들려 했습니다. 조성환의 보내기 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LG는 황재균을 거르고 강민호와 대결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수비의 용이함을 가져가는 동시에 강민호의 타격감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고려한 수비작전이었습니다.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준 이용훈, 닥터 K의 과거 명성 재현하다)

 

 

 

9회 말 기회에서 병살타를 기록하면서 고개를 숙였던 강민호는 풀 카운트 승부 끝에 끝내기 안타를 쳐내면서 LG 벤치의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전력의 모두 소모한 롯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고 팀 연패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강민호 개인으로도 멀티 히트 경기와 동시에 결승 타점을 기록하면서 타격부진에 탈출할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롯데로서는 수요일 경기 승리로 2위 자리를 확실하게 굳힐 수 있었고 어려운 경기에 승리하면서 팀이 다시 상승세를 탈 기회도 얻은 것이 큰 수확이었습니다. 하지만 불펜의 소모가 극심했고 홍성흔, 전준우, 최대성 등 주력 선수들의 몸에 이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마냥 기쁠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주전들 상당수가 부상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부상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팀 승리로 다소 가려지긴 했지만, 벤치의 조급함이 드러났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선수들의 기용이나 작전, 불펜운영 등에서 롯데 벤치는 포스트 시즌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1승의 의미가 큰 경기였지만 팀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기 내내 계속된 포지션 변경을 수비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작용도 가져왔습니다. 여기에 애초 계획했던 5할 승률을 유지하겠다는 장기 포석에서 벗어난 경기운영은 분명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연장접전에 승리한 롯데는 이런저런 문제가 노출되었지만 다시 좋은 분위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롯데는 최근 투구내용이 좋아진 송승준을 내세워 위닝시리즈를 노릴 것입니다. LG 역시 마무리 투수의 부담을 던 강속구 투수 리즈의 호투를 기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로서는 부상징후를 보인 선수들의 회복 여부와 선발 송승준의 LG 좌타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막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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