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속설 중 연승하는 팀과 연패중인 팀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연승 중인 팀은 전력이 좋다는 것 외에 상승세와 좋은 분위기라는 무형의 힘이 작용하는 탓일 것입니다. 반면 연패 중인 팀은 전력의 약화가 두드러지지만, 연패를 끊으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높은 집중력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만하게 보고 상대하는 팀들이 고전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롯데와 LG의 주 중 첫 경기는 연승과 연패팀 간의 맞대결이었습니다. 롯데는 주말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LG는 연패를 탈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즌 내내 이어져 온 5할 승률을 유지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있었습니다. 서로 승리가 필요한 경기에서 연패팀의 징크스는 LG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LG는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5 : 3 승리로 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패한 롯데로서는 수비의 실책이 실점과 연결되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올 시즌 들어 안정감을 유지하던 수비가 흔들리면서 하지 않아도 될 실점이 계속되었고 경기 주도권을 상대에 내주고 말았습니다. 선발 등판한 고원준 역시 수비진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시즌 2승째 도전에 또 실패했습니다. 고원준의 실점은 4점이었지만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습니다.
선발 투수의 비중을 고려하면 타선의 힘이 승부를 좌우할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양 팀 선발 투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마운드를 잘 지켜내면서 경기 초반 흐름은 예상을 조금 빗나갔습니다. 롯데 고원준, LG의 정재복 두 선발은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타자들과 맞섰고 적절한 변화구로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면서 위기의 순간들을 넘겼습니다.
(고원준, 이번엔 씩씩하게 잘 던졌지만.....)
경기는 타격에서, 더욱 더 집중력을 보인 LG의 우세로 전개되었습니다. 여기에 롯데 수비진이 연이어 아쉬운 플레이를 하면서 그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롯데는 내 외야를 가리지 않고 실책이 계속되면서 롯데 선발 고원준을 더 힘들게 했습니다. 지난주보다 타격감이 확실히 살아난 LG 타선에 롯데 선발 고원준은 많은 안타를 허용하면서도 위기관리 능력으로 이를 버텨내야 했습니다.
선취점은 롯데의 몫이었습니다. 롯데는 1회 말 김주찬의 2루타와 상대 폭투, 전준우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1점을 선취했습니다. 부상 복귀 후 타격감을 회복한 김주찬의 안타와 기동력, 중심타자의 해결능력을 조화된 롯데 득점 공식이 재현된 것입니다. 하지만 롯데의 선취 득점은 LG의 반격으로 그 효과를 금방 잃었습니다.
2회 초 LG는 이병규의 2루타와 서동욱의 내야 안타를 묶어 동점을 이루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롯데 좌익수 김주찬의 타구 판단 착오로 1루타를 2루타로 만들어주었고 2루수 조성환은 건져낼 수 있는 땅볼을 안타로 만들어 주면서 실점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평소의 수비능력이라면 처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동점을 이룬 LG는 3회 초 화요일 경기에서 전격적으로 4번에 기용된 노장 최동수의 적시 안타로 2 : 1 리드를 잡았습니다. 안타로 출루한 김용의 빠른 발이 만든 도루성공이 득점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LG가 필요한 득점을 얻어냈지만 롯데는 1회 1득점 이후 정재복의 투구에 고전하면서 더 이상의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3회, 4회 연속 병살타로 공격 흐름이 끊어진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롯데 공격이 주춤한 사이 LG는 5회 초 2점을 더 추가하면서 경기 흐름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작은 이병규의 안타로 시작된 기회에서 LG는 4안타를 더 집중시키면서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고원준의 투구 패턴에 적응한 LG 타선은 거침없는 스윙으로 고원준을 공략했고 이것이 적중했습니다. 팀을 웃고 울린 롯데 중견수 전준우의 실책도 결정적이었습니다.
전준우는 1사 1, 2루 상황에서 큰 이병규의 중전 안타 때 멋진 홈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는 강한 어깨를 과시했습니다. 이어진 정성훈의 중견수 플라이만 잡아냈다면 전준우의 수비는 더욱더 빛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준우는 다 잡았던 타구를 놓치면서 팀의 3번째 실점에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이어 나온 LG 김태군의 땅볼 타구는 롯데 1루수 박종윤의 의욕과잉이 원인이 되면서 1타점 내야안타가 되고 말았습니다. 2루수에 타구 처리를 맡겼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에 편승한 LG는 4 : 1의 확실한 리드를 잡았습니다. 다만 기록된 안타에 비해 득점력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5회까지 12안타에 4득점은 만족스러운 득점력은 아니었습니다. 롯데로서도 수비에서 조금만 더 집중했다면 1실점 정도로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5회 초 2실점은 경기 마지막까지 큰 부담이었습니다.
롯데도 6회 말 공격에서 경기 흐름을 바꿀 기회가 있었습니다. 6회 말 손아섭의 안타로 만들어진 기회에서 롯데는 전준우의 3루타, 홍성흔의 안타가 이어지면서 2점을 추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소 답답했던 공격 흐름을 중심타자들의 힘으로 바꾼 것입니다. 롯데는 동점으로 가기위해 중심타자 박종윤에게 희생번트까지 시도했지만, 강민호의 타구가 직선타로 잡히는 불운이 겹치면서 더는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경기는 양 팀 불펜대결 양상이었습니다. 롯데는 6회 초 1아웃 상황에서 고원준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습니다. 강영식, 최대성으로 이어지는 불펜은 위기의 순간을 잘 넘기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습니다. LG 역시 우규민, 유원상을 차례로 올리면서 리드를 더 확실하게 했습니다. 롯데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불펜 에이스 유원상은 화요일 경기에서도 롯데 타선을 압도하면서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다시 1점 차로 팽팽해진 경기 흐름이었지만 LG는 9회 초 추가점을 뽑아내면서 승패를 사실상 결정지었습니다. 어렵게 추격에 성공한 롯데였지만 2사 후 하위타자인 심광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맥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바뀐 투수 이명우의 변화구에 초점을 맞춘 것이 LG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고 롯데는 볼 배합이 아쉬웠습니다.
결국, 경기는 LG 마무리 봉중근이 9회 말 롯데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그대로 마감되었습니다. LG는 연패를 끊었고 5할 승률도 지켜냈습니다. 타순의 변화나 투수진 운영 모두 성공적이었습니다. 부진했던 타선이 16안타를 기록하면서 타격감을 확실히 회복했다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었습니다. 4타점을 합작한 하위타선의 분전과 멀티 히트로 타선을 이끈 최동수, 이병규 두 노장의 활약도 돋보였습니다.
(김주찬, 팀 패배로 빛이 바랜 3안타 분전)
반면 롯데는 선발 투수 대결에서 밀리면서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지 못했고 아쉬운 수비로 말미암은 실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연승 분위기도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선발 고원준은 무려 13안타를 허용했지만,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는 과감한 정면 승부로 위기를 잘 넘기는 듯 보였지만 수비진의 잇단 실책성 플레이에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롯데로서는 연승 후 새롭게 시작된 홈 경기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공수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말았습니다. 주말 3연전에 보였던 응집력 있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연패 탈출을 위한 LG 선수들의 강한 의지를 꺾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다만 부상에서 돌아온 1번 타자 김주찬이 3안타를 기록하면서 타격감을 회복했고 부진하던 전준우 역시 부활 조짐을 보였다는 것이 작은 위안이었습니다.
수요일 양 팀은 롯데 이용훈, LG 주키치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습니다. 에이스가 나서는 LG의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입니다. LG는 연패를 끊었고 팀 분위기도 다시 좋아졌습니다. 반면 롯데는 아쉬운 패배로 팀 분위기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발 등판하는 이용훈이 전 등판에서 부진한 투구로 무패행진이 끝나버렸다는 점도 불안요소입니다. 이용훈이 상대 에이스와 얼마나 대응하게 맞설지도 중요해졌습니다.
화요일 경기에 아쉽게 패한 롯데의 반격이 나올지, 연패를 탈출한 LG가 에이스를 앞세워 연승에 성공할지 상위권을 수성해야 하는 롯데와 더 높은 도약을 노리는 LG의 대결은 남은 두 경기에서도 접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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