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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NC의 주중 첫 경기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었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경남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들의 만남이었고 프로야구 제9구단의 정규리그 첫 경기이기도 했다. 그 어느 경기보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NC 창단과정에서 불거진 롯데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더해지면서 양 팀의 대결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가 충돌하는 승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긴장된 양 팀의 대결은 경기 경험에서 앞선 롯데의 4 : 0, 완승이었다. 시범경기 두 경기를 같은 장소에서 모두 NC에 내주면 자존심을 구겼던 롯데는 시범경기와 정구리그는 다르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에서 NC보다 한 수위의 능력을 보였다. NC는 패기로 맞섰지만, 신생팀의 약점이 경험부족을 극복하지 못했다. 수비의 허점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의욕만으로 경기에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는 경기였다.

 

NC는 창단 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서울 본사에서 직원들이 대거 마산구장으로 원정응원을 올 정도로 모 기업의 관심도 높았다. 사상 처음으로 연고팀을 가지게 된 지역 팬들의 응원열기도 뜨거웠다. NC는 이러한 기대와 관심을 승리를 통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반대로 롯데는 얼마 전까지 열렬한 응원을 받았던 마산 구장에서 전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고조된 경기장 분위기는 홈팀 NC뿐만 아니라 원정팀 롯데 선수들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롯데는 신생팀과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달갑지 않은 상황에서 기선 제압의 승리가 필요했다. 개막 2연전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로 잡은 상승세를 이어가야 하는 롯데였다. 연승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경기력도 끌어올려야 했다.

 

 

 

시범경기 부진 씻어낸 롯데 선발 유먼

 

 

 

두 팀은 좌완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롯데는 개막 2연전에서 아껴두었던 유먼을 NC는 시범경기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인 아담을 등판시켰다. 두 투수는 팀의 기대대로 6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선발 투구의 몫을 다해주었다. 유먼은 직구를 중심으로 한 투구로 아담은 다소 투구 수가 많은 단점이 있었지만, 공의 움직임과 스피드의 변화를 바탕으로 퀄리티 스타트 그 이상을 해냈다.

 

선발 투수의 호투 속에 투수전의 흐름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같은 투수전이었지만,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았던 롯데가 쫓길 수 있는 내용이었다. 롯데는 2회 초 무사 1, 2루, 5회 초 무사 1루에서 번트 실패를 반복하며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롯데는 과감한 도루로 공격의 실마리를 푸는 등 활발한 공격을 했지만, 개막 2연전과 같이 결정력이 부족했다. 작전 수행 등 세밀함도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롯데와 달리 NC는 유먼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1군 경험이 전무한 젊은 선수들으 특히 더 적응이 힘들어 보였다. NC는 모창민이 유먼을 상대로 2안타를 때리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그 외 선수들의 지원이 거의 전무했다. 5회 말 롯데 선발 유먼이 잠시 제구가 흔들리면서 잡았던 1, 2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6회 말 주자 출루도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양 팀 선발투수에 꽁꽁 묶였던 양 팀의 공격을 불펜이 가동된 7회 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달라진 흐름은 롯데에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 롯데는 7회 초 NC의 바뀐 투수 이성민을 상대로 박종윤이 2점 홈런을 때려내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NC는 투구 수 100개에 근접한 아담을 내리고 시범경기에서 좋은 내용을 보인 이성민을 등판시켰다.

 

이성민은 힘 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자신감 있는 투구를 했지만, 경기 운영능력이 미숙했다. 우익수 김종호의 판단 미스는 이성민을 더 힘들게 했다. 7회 초 롯데의 선두타자로 나선 황재균의 타구는 우익 선상으로 향하는 안타성 타구였다. 김종호는 다이빙을 시도했지만, 공은 그대로 펜스까지 굴러가는 타구가 되었다. 롯데는 행운의 3루타로 결정적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0 : 0 균형을 깰 수 있는 상황,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박종윤이었다. 박종윤은 개막전 극적인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계속된 타격부진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다. 이미 2회 초 무사 1, 2루에서 번트 실수로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타자가 더 쫓길 수 있었다. NC 이성민은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 3구 삼진을 노리는 빠른 승부를 택했다. 박종윤의 타격감을 고려한 과감한 승부였다.

 

하지만 박종윤은 간결한 스윙으로 몸쪽 낮은 공을 걷어 올렸고 우측 담장을 넘기는 타구가 되었다. 팽팽한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뜻밖의 한 방을 허용한 NC는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NC는 8회 초 기대주 최금강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높게 제구된 밋밋한 공으로 경험 많은 상대 타자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

 

롯데는 선두 손아섭의 안타로 시작된 기회에서 대수비로 경기에 나왔던 김문호의 2루타와 박종윤의 적시 안타를 묶어 2 : 0의 리드를 4 : 0으로 만들었다. 긴장된 승부의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유먼에 이어 7회부터 김사율, 이명우, 김성배를 차례로 마운드에 올리면 팀 완봉승을 완성했다.

 

롯데 선발 유먼은 시범경기 부진으로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시즌 첫 등판에서 지난 시즌과 같은 투구내용을 재현하며 우려를 씻어냈다. 후반 타선의 지원은 그에게 승리 투수의 기쁨을 함께 안겨주었다. 롯데는 경기 초반 고전했지만, 에이스 유먼의 건재를 확인했고 상.하위 타선 구분 없이 타격감이 살아났다는 긍정 효과도 얻었다. 

 

타격 부진에 빠져있던 박종윤은 홈런 한 개 포함 3안타 3타점을 롯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중간 타석에 들어선 김문호 역시 추가 타점을 올리는 2루타로 큰 역할을 해주었다. 황재균, 용덕한 두 하위 타자들 역시 2안타씩을 기록하며 팀 공격 흐름이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했다. 투타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조화를 이룬 경기였다.

 

롯데는 강민호를 4번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용덕한을 8번 포수로 5번 장성호를 좌익수로 기용하는 변화된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공격력을 강화하고 강민호에 휴식을 주는 의도였다. 이 변화가 적중하면서 승리의 중요한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시즌 내내 활용될 수 있는 강민호 시프트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팀의 3연승을 더 가치있게 만들어 주었다.

 

 

 

초반 번트실패를 잊게하는 특급 활약 박종윤

 

 

 

반면 NC는 젊은 선수들이 수준급 투수의 공에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여기에 내.외야 수비도 아직 설익은 모습이었다. 2안타로 분전한 모창민이 부상으로 경기 중간 교체된 것도 악재였다. NC로서는 1군에서 더 많은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좀 더 리그에 적응하고 섬세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경기였다. 다만 선발 투수로 나선 아담이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의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호투했다는 점은 패배 속에서 얻은 긍정 요소였다.

 

롯데와 NC의 정규리그 첫 만남은 더 많은 경험을 축적한 롯데가 기존 팀의 관록을 보여준 경기였다. NC는 온 힘을  다했지만, 세밀함과 집중력이 조금 부족했다. 신생팀의 단점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올 한해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는 개막전이었다. NC로서는 강한 의욕만으로 승리를 가져올 수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긴장된 승부를 마친 양 팀은 남은 주중 3연전 두 경기에서 계속 만남을 가진다. 롯데는 연승으로 가는 길을 만들고 싶어하고 NC는 개막전 패배의 아픔을 딛고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주중 첫 경기 결과로 일희일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특히 NC에 있어 홈 개막전 패배는 쓰지만, 꼭 필요한 경험이 될 수 있다. NC는 이제 한 경기를 했을 뿐이다.  

 

롯데가 지금의 상승세를 NC와의 주중 3연전 남은 경기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 NC가 개막전의 중압감을 털어내고 롯데에 반격할 수 있을지 경남 더비의 나머지 두경기 결과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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