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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연장 12회의 접전을 펼치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롯데와 NC는 수요일 경기 승리가 모두 필요했다. 연장의 후유증을 씻어내기 위해 승리만 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었다. 경기는 경기 초반 3득점을 주고 받는 난타전 양상이었지만, NC 타선의 집중력이 더 좋았다. NC는 초반 6득점을 마지막까지 지키며 6 : 4로 승리했다. 올 시즌 롯데전 첫 승리였다.

 

전날 불펜 소모가 있었던 탓에 선발 투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양 팀은 영건 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롯데는 고원준, NC는 이태양이 선발로 나섰다. 두 선발투수의 최근 투구 내용만 본다면 NC 쪽으로 추가 기울 수밖에 없었다. NC 이태양은 시즌 3승에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었고 롯데 고원준은 올 시즌 기복이 심한 투구로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1회 초 NC가 고원준을 상대로 3득점 할 때까지 이 예상이 맞는 것 처럼 보였다. NC는 롯데 선발 고원준을 상대로 5안타를 몰아치며 3 : 0 리드를 잡았다. 롯데 선발 고원준은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고 변화구 구사가 많았다. 그 변화구마저 날카로움을 잃으면서 고원준의 공은 배팅볼과 같았다. 최근 타격감이 상승세인 NC 타선이 이를 놓칠 리 없없다.

 

롯데는 선발 투수의 예상치 못한 부진 속에 어렵게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반대로 NC는 최근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고 있는 선발 이태양이 나선 경기에서 확실하게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NC 선발 이태양 역시 2회 말 제구가 흔들리면서 난조를 보였고 경기는 난전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시즌 4승 이태양, 태양이 뜨면 이긴다.)



 

이태양은 2회 말 볼넷 3개를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고 롯데 타선은 그 기회에 3득점 하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최근 타격부진으로 2군까지 내려갔었던 박준서는 이태양을 상대로 2타점 3루타를 때려내며 공격의 활로를 확실하게 열어주었다. 롯데는 신본기의 1타점 적시타까지 하위 타선의 분전으로 대등한 경기 흐름을 만들 수 있었다. 이태양과 NC에는 의외의 실점이었다.

 

이후 경기의 중요한 이슈는 초반 실점한 선발투수가 얼마나 빨리 제 컨디션을 되찾을지였다. 결과적으로 이태양은 6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켰지만, 고원준은 더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하고 말았다. 이 차이가 경기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회 초 NC는 이호준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이후 3안타를 몰아치며 롯데 선발 고원준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롯데는 김승회를 급히 구원으로 등판시켰지만, NC의 기세를 누르지 못했다. NC는 3회 초 3득점 하면서 6 : 3 리드를 잡았다. 전날 대부분 불펜을 소진했던 롯데는 고원준이 오랜 이닝을 소화해주길 기대했지만, 고원준은 실망스러운 투구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롯데로서는 불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3점차를 극복해야 했다. 하지만 공격도 원활하지 않았다. 롯데는 경기 중반까지 끌려가는 경기를 해야 했다.

 

6회 초, 롯데는 경기 흐름을 반전 시킬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박준서의 안타와 정훈의 2루타로 롯데는 1사 2, 3루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NC는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구위 저하에 뚜렸해진 이태양을 내리고 최금강을 마운드에 올렸다. 롯데는 박종윤을 대타로 기용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박종윤이 최금강의 몸쪽 공을 장타로 연결했을 때만 해도 박종윤 대타 작전은 대성공으로 보였다.

 

하지만 펜스를 훌쩍 넘긴 박종윤의 타구는 파울이 선언되었다. NC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롯데는 비디오 판독까지 한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롯데는 박종윤의 볼넷과 황재균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롯데로서는 두고두고 기억이 날 장면이었다. 박종윤 개인으로도 최근 계속되고 있는 타격부진을 털어낼 계기를 잃고 말았다.

 

이후 경기는 롯데의 공세를 NC 불펜진이 막아내는 흐름이었다. 롯데는 김승회에 이어 이명우, 정대현, 강영식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리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2점 차를 극복할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 NC는 6회 말 큰 고비를 넘긴 이후 최금강, 이성민, 이민호로 이어지는 젊은 필승 조가 무실점 투구를 하며 6 : 4 리드를 지켜냈다. 이전 경기에서 나왔던 불펜 불안은 나타나지 않았다.





(2타점 3루타, 하위 타선에서 빛난 박준서)



 

롯데는 9회 말 전준우의 큰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는 또 다른 아쉬움 속에 NC에 시즌 첫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NC는 부산. 경남 더뷔에서 첫 승이라는 의미 있는 승리를 했다. 특히 불펜진이 박빙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는 점에서 승리의 의미가 더했다. 여기에 4번 이호준이 결승 타점이 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타격부진을 탈출한 가능성을 보인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최근 팀 타선이 상승세인 NC는 팀 12안타로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 타격감이 올라있는 1번 타자 김종호와 하위 타선의 지석훈은 이호준과 함께 멀티 히트를 기록하면 타선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두 차례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승리의 또 다른 요인이 되었다. 반면 롯데는 NC와 비슷한 팀 11안타를 기록했지만, 타선의 집중력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선발투수로 나선 고원준이 초반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결국, 앞서 밝혔지만 선발 투수의 위기관리 능력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NC 이태양은 고비를 넘겼고 고원준은 낙마하고 말았다. 경기를 치를수록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NC는 롯데전 승리로 자신감 더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롯데는 지난 주말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목요일 경기에서 NC는 기세를 몰아 연승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이 바닥난 불펜진을 대신해 긴 이닝을 소화해줘야 팀 승리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송승준이 NC의 물오른 타선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을지가 롯데는 중요해졌다. 이와 반대로 NC는 초반에 리드를 잡고 갈 수 있다면 한층 더 유리한 경기가 가능하다. NC가 롯데전 첫 승에 이어 연승할 수 있을지 롯데가 반격할지 NC가 좋은 분위기를 선점한 것은 분명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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