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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응룡 감독의 통산 1,50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1983시즌 해태 감독으로 시작해 30년의 세월을 거쳐 이뤄낸 성과였다. 김응룡 감독은 1980년대 무적의 팀 해태를 이끌었고 삼성으로 팀을 옮긴 이후에는 삼성의 해 묶은 과제였던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의 사장으로 경기인 출신으로 첫 구단 사정에 오르기도 했다.

 

김응룡 사장은 자신의 제자인 선동렬 감독과 함께 삼성의 우승을 수차례 이끌었고 1, 2군 구분 없는 지금의 단단한 전력을 구축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삼성 사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후진 양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도 했다. 이렇게 오랜 기간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김응룡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감독으로 컴백을 결정했다.

 

아무도 예상 못 한 일이었다. 수년간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한화는 팀에 획기적인 변화를 줄 지도자가 필요했고 김응룡 감독의 카리스마에 주목했다. 패배의식에 빠졌있던 선수들에게 수많은 우승을 이끈 레전드 감독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가져온 선택이었다. 여기에 전면적인 코칭스탭 개편으로 팀을 다시 만들어가려는 시도의 일환이기도 했다.

 

 

 

 

극복하지 못한 전력의 약세

 

긴 시간을 지나 일선에 복귀한 김응룡 감독의 의욕적으로 시즌에 임했다. 그동안 상위권 팀 감독으로 우승청부사 역할을 했던 김응룡 감독에게 한화 감독직은 큰 도전이었다. 새롭게 팀을 만들어야 하는 팀에서 어떤 능력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도 많았지만, 우려감도 높았다. 그럼에도 김응룡 감독은 도전을 선택했다.

 

한화 감독으로 부임 이후 김응룡 감독은 과거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들로 코칭스탭을 구성했다. 한화 출신 코치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한화에 큰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 과정에 은퇴한 레전드 이종범이 한화에 합류하기도 했다. 한화 구단 또한 김응룡 감독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홈 구장 확장 요청에 즉시 조치를 했고 2군 전용 연습장도 완공했다.

 

하지만 팀 전력의 핵심인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행은 김응룡 감독의 올 시즌 행보를 무겁게 했다. 에이스 투수의 빈자리를 메울 방법이 요원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한화에 큰 힘이 되었던 박찬호마저 은퇴를 선언하면서 한화의 투수력은 급격히 약화되었다. 여기에 FA를 통한 전력 보강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화는 류현진을 보내며 받은 막대한 포스팅 비용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 기존 선수들의 분발과 신예 선수들의 육성으로 난국을 타개해야 하는 한화였다.

 

 

힘겨운 2013 시즌 흔들리는 신화

 

시즌 시작 전 한화는 신생팀 NC와 더불어 2약으로 분류되었다. 전력의 약세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평가였다. 예상대로 한화의 시즌은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2013시즌 개막이후 긴 연패에 빠졌던 한화는 연패를 끊은 이후에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가 부진한 마운드는 붕괴되었고 타선 역시 기대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비 불안은 여전했다. 약화된 전력을 탐 팀의 승수쌓기 표적이 되기에 충분했다. 신생팀 NC에도 한 참 밀리는 최하위 성적은 지금도 여전하다.

 

계속된 패배는 선수들의 자신감마저 떨어지게 했다. 경험이 많은 김응룡 감독도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1승 1승이 소중했던 한화는 무리한 선수 기용이 불가피했고 이는 팀을 더 깊은 나락으로 빠뜨렸다. 계속된 한화의 침체는 김응룡 감독의 지도력에도 의문을 가져오게 했다. 전력이 약한 하위권 팀 감독으로는 부적합 것이 아닌가 의문도 커졌다. 승리가 익숙했던 김응룡 감독은 팬들의 강한 비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되고 말았다.

 

이는 그동안 쌓아왔던 김응룡 감독의 명성에도 큰 타격이었다. 결국, 한화는 시즌 중반 전면적인 리빌딩을 선언해야 했다. 사실상 새로운 스프링 캠프를 차라고 처음부터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들어갔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기 시작했고 선수기영에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팀의 침체를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다. 진작에 달성되었어야 하는 김응룡 감독의 1,500승도 미뤄지기만 했다.

 

 

드디어 1,500, 한화에 새로운 계기 될까?

 

 

후반기에도 승수 쌓기가 힘겨웠던 한화는 토요일 NC 전에서 4 : 2로 승리하며 3연패 탈출과 함께 김응룡 감독의 통산 1,500승을 안겨주었다. 힘겨웠던 과정을 지나 이뤄낸 결과였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어떤 감독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기도 했다. 김응룡 감독의 대기록에 홈팀이었던 NC까지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보낼 정도로 그의 1,500승의 가치는 결코 폄하될 수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정작 이 기록의 주인공 김응룡 감독은 기뻐할 수 없었다. 사실상 최하위가 확정된 팀 사정을 그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긴 감독생활 동안 이렇게 많은 패배를 당한 시즌도 없었던 김응룡 감독이기도 하다. 그에게 1,500승은 대기록이기도 하지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한화는 김응룡 감독의 1,500승을 이룬 팀이다. 최하위로 쳐진 팀 사정이 대기록을 마음껏 축하하지 못하게 하지만, 1,500승을 이룬 팀이라는 점은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일이다. 지금의 성적을 떠나 명예로운 기록임이 틀림없다. 어쩌면 이번 승리로 한화가 다시 한 번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

 

후반기 한화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아직은 후반기 하위팀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고춧가루 부대의 모습을 나오지 않고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젊은 선수들의 기량향상이 눈에 보이는 등 희망적인 요소도 늘어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의 1,500승은 한화의 더 많은 승리를 위한 시작일지도 모른다. 남은 후반기 한화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 :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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