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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투수 문제로 고민을 거듭하던 KIA의 또 다른 선택은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은 지난 일요일 넥센전에서 6 : 0으로 앞서던 9회 초 마지막 투수로 나와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의 주인공은 8이닝 9탈삼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김진우였지만, 마무리 투수로 나선 윤석민의 투구 역시 큰 관심사였다. 윤석민의 9회 초 등판은 남은 시즌 KIA 마무리 투수 윤석민을 알리는 경기였다.

 

윤석민은 박병호에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이택근, 김민성을 삼진 처리하며 팀 완봉승을 완성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마무리 투수로서 그 시작은 산뜻했다. KIA로서는 마무리 윤석민을 축으로 재편될 불펜진과 새로운 외국인 투수의 가세로 재구성될 선발 투수진이 멀어진 가을야구의 희망을 되살려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석민의 마무리 투수 첫 등판은 의미가 있었다. 

 

 

실패한 마무리 카드, 혼돈에 빠진 KIA 불펜

 

 

올 시즌 KIA는 지난해 선발투수진의 한 축이었던 외국인 투수 앤서니를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다. 위험 부담이 큰 선택이었다. 앤서니는 마무리 투수로 경험이 거의 없었다. 외국인 마무리 투수가 성공한 사례로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KIA는 앤서니 마무리 카드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준비했다. 앤서니 역시 의욕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서 부터 시즌 초반까지 앤서니는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였다.

 

여기에 KIA는 트레이드를 통해 SK로부터 송은범을 영입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송은범은 KIA 불펜진을 더 강화시킬 카드로 큰 기대를 받았다. 마무리 앤서니를 뒷받침할 투수로 최고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 기대는 곧바로 실망으로 이어졌다. 앤서니는 점점 불안감을 노출했다. 실점이 많아졌고 블론세이브가 이어졌다. 계속된 마무리 실패에 그에 대한 믿음은 땅에 떨어졌다.

 

마무리 투수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송은범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KIA는 시즌 중간에 마무리 투수 앤서니를 송은범으로 그리고 신예 박지훈으로 바꿔보았지만, 누구도 만족스러운 투구를 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앤서니는 중도에 팀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IA의 강력한 선발진을 이끌었던 앤서니는 마무리 변신에 실패하며 쓸쓸히 우리 프로야구를 떠나야 했다.

 

KIA는 한때 박지훈, 송은범의 조합으로 마무리 투수 자리를 안정시키는 듯 보였지만, 그 효과를 오래가지 못했다. 박지훈은 신인급 투수의 약점이 제구와 경험에서 부족함이 있었고 송은범은 예전의 구위가 나오지 않았다. 계속된 구원실패는 이들의 자신감마저 상실하게 했다. 불펜 불안이 이어지면서 KIA의 성적도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한때 선두권을 유지하던 KIA는 현재 4위 두산에 5.5게임을 뒤진 6위에 머물고 있다. 후반기임을 고려하면 그 격차가 상당하다. 역전패 경기가 많아지면서 팀 사기가 떨어지고 여기에 강력하던 선발 마운드마저 흔들리면서 내림세를 막을 수 없었다. 여기에 비로 경기 취소가 많아지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힘든 것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절박한 KIA의 선택 윤석민

 

 

KIA는 윤석민의 마무리 전환과 새로운 외국인 투수 영입을 통해 후반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선발진과 불펜진을 모두 강화시킬 수 있는 선택이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발보우는 KIA가 오랜 기간 찾던 좌완 선발투수이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다. 분명 기본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로 할 수 있다. 시즌 중반 합류시키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부상에서 회복한 양현종이 가세한다. 부상 전까지 리그 최고의 좌완 선발투수로 활약하던 양현종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KIA 선발진은 지난 시즌의 강력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최근 연승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진우와 꾸준한 투구를 하는 소사, 여기에 양현종, 발보우가 더해진 선발 마운드는 좌우 조화가 이루어진 이상적인 조합이 될 수 있다.

 

이런 선발진에 윤석민 마무리는 KIA의 마지막 승부수다. 현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윤석민은 유일한 대안과도 같았다. 구위나 경험 면에서 윤석민 만한 대안이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윤석민으로서는 마무리 투수 전업이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올 시즌 성적도 좋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던 윤석민은 단 2승에 머물러 있었다. 투구 내용도 좋지 못했다. 조금씩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마무리 투수로 보직 변경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윤석민은 팀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 최소한 송은범이 제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 윤석민이 마무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현재 상항은 후반기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투수로 나선 첫 경기에서 윤석민은 빠른 직구와 주무기 슬라이더 조합으로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큰 점수 차의 부담 없는 상황이었지만, 희망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KIA는 4위 추격을 위해 승수 쌓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앞으로 시작될 2연전 체제는 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을 추격하기에 불리한 조건이다. 여기에 KIA는 상대적으로 많은 잔여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7월 급격한 추락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KIA다. 하지만 더 많은 경기가 남았다는 점은 후반기 반전을 이룰 기반이 될 수 있다. 물론 높은 승률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KIA는 마운드 강화로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진 강화를 이루었고 불펜도 윤석민을 중심으로 재편했다. 타선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월에서 8월초를 거치면서 보여주었던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떨쳐낼 계기를 마련되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 KIA는 막강한 선발 마운드를 바탕으로 무서운 연승 행진을 이어간 경험이 있다. KIA는 지난 시즌 막판 돌풍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여건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한 KIA이고 윤석민이다. KIA는 윤석민이 불펜을 안정시켜 준다면 4위 추격의 중요한 동력을 얻을 수 있고 윤석민은 선발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량을 입증하고 가치를 높일 기회다. 마무리 윤석민이 궁여지책이 아닌 팀과 선수도 함께 사는 방안이 될 수 있을지 KIA의 남은 시즌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임이 틀림없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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