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점점 누그러지고 있는 8월, 프로야구 순위 싸움은 아직 뜨겁에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양상은 조금 달라졌다. 여러 팀이 한 무리를 이루던 것에서 벗어나 선두 그룹과 중위 그룹이 나뉘는 모습이다. 삼성과 LG는 게임 차 없는 선두다툼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고 그 틈을 3위 두산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두산은 3경기 차로 이 두 팀과의 간격을 줄였다. 상승세도 여전하다.
두산이 더 높이 도약하면서 가을 야구 티켓의 마지막 관심은 4위 싸움으로 모이고 있다. 4위 넥센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지만 최근 페이수가 좋지 못하다. 넥센이 확실히 달아나지 못하면서 4위 싸움에서 멀어지는 듯 보였던 롯데가 2.5게임 차로 넥센과의 격차를 줄였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로 가을 야구 희망을 되살린 SK 역시 기적을 꿈꾸고 있다.
SK는 4위 넥센과 4.5게임차로 격차가 아직 많지만, 얼마전까지 지속되었던 암울한 분위기를 완전히 떨쳐냈다. 투.타의 힘이 모두 강해지면서 연승을 할 힘이 생겼다. SK의 상승세는 분명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프로야구 상위권 판도는 두산과 SK의 상승세가 더해지면서 1위 싸움과 4위 싸움에 3개 팀이 함께 하는 양극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주 결과에 따라 그 흐름이 굳어질 수도 있다.
이번 주 프로야구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더 소중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상위 팀을 추격하는 팀의 마음은 급해질 수밖에 없다. 강한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팀들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들 역시 숨겨진 무기를 꺼내 들 시점이다. 8월 중순을 넘어선 시점에서 어느 팀이 가을 야구를 위한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지 아직 그 자리싸움은 진행형이다.
(롯데, KIA 가을야구 희망 계속 이어갈까?)
1. 삼성라이온즈
지난주 삼성은 승차 없이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2위 LG의 거센 추격을 이겨내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지난해 여름의 무서운 상승세를 재현하지 못했다. 경기 내용도 기복이 심했다. 지난주 삼성은 2승 4패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2위 LG와 1승 1패, 4위 넥센과 1승 1패를 한 것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올 시즌 강세를 유지하던 신생팀 NC에 대한 2연패가 큰 충격이었다.
삼성은 마운드의 안정이 필수적이지만, 지난해와 같은 위력이 아니다. 타선도 투수에 따라 공격력에 기복이 있다. 경기력의 편차가 생기는 중요한 이유다. 이번 주도 삼성은 1위 수성을 위해 가슴 졸이는 한 주를 보내야 한다. SK, 두산, 롯데로 이어지는 일정은 지옥의 레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 두산은 최근 가장 페이스가 좋은 팀들이고 롯데는 4위 추격을 위해 총력전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으로서는 어느 한 팀 만만치 않다. 숨겨진 저력과 1위 팀의 노하우가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다.
2. LG 트윈스
LG는 1위 자리가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있다. 투.타의 안정감은 여전히 최고지만, 지난주 접전이 이어지며 불펜 소모가 극심했다. 지난 주 일요일 LG는 단독 선두의 기회를 잡았지만, 경기 막판 불펜진이 무너지며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불펜 과부하의 여파가 있었다. 선발진에 힘을 실어줘야 할 주키치는 여전히 믿음을 주지 못했다. 지난주 LG는 상승세를 유지하는 중에 작은 불안 요소들이 발견된 한 주 였다.
하지만 LG의 팀 분위기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주 LG는 넥센, SK와 대결 후 휴식에 들어간다. 전력을 극대화해 대결할 수 있지만, 상대 팀의 면면이 어려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넥센은 경기 때마다 접전을 펼치는 부담스러운 상대로 상대 전적도 뒤지고 있다. SK는 과거 무기력한 모습을 벗어났다. 타선의 분위기가 여전히 좋은 만큼 다소 힘이 떨어진 마운드가 버텨준다면 1위 등극의 가능성이 높다.
3. 두산 베어스
두산은 상위권 판도에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한때 급격한 내림세를 극복하고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팀 타선은 여전히 뜨거운 방망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마운드도 안정감을 되찾아 가고 있다. 선발진은 노경은이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았고 유희관은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는 확실한 승리카드가 되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핸킨스로 우리 야구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불펜진 역시 윤명준이라는 깜짝 스타가 등장하면서 체계가 잡혔다. 에이스 니퍼트가 조만간 가세할 예정인 두산은 마운드 싸움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두산은 NC, 삼성, 한화와 대결한다. 삼성전만 무난히 넘긴다면 승수 쌓기가 기대된다. 화요일 경기 선발로 나서는 외국인 투수 핸킨스가 NC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찰리와 어떤 대결을 펼칠지가 큰 관심사다. 두산으로서는 지난주 연승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그것이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심기일전한 계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예상이 맞다면 선두권을 위협할 힘이 있는 두산이다.
4. 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지난 주 에이스 나이트가 부활 투를 선보이고 벤헤켄도 구위를 회복한 모습을 보이며 이틀 휴식의 효과를 그대로 누렸다. 2승 2패의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5위권 팀들의 추격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이 자랑하는 불꽃 타선은 상대 투수에 따라 기복이 있었고 선발 마운드고 투수에 따라 투구내용의 차이가 심했다. 상위권을 유지하고 위해 전력의 안정감이 더 필요한 넥센이었다.
이번 주 넥센은 LG, NC, KIA와 차례로 대결한다. 모두 홈경기라는 점은 큰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LG는 선두권에 있는 부담스러운 상대고 NC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KIA는 아직 가을 야구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방심은 금물이다. 넥센은 선발 투수들의 기량 편차가 심한 만큼 이길 나이트, 벤헤켄이 나서는 경기에서 꼭 승리를 가져가야 한다. 화요일 김영민이 선발로 나서는 경기를 잡아낸다면 4위 유지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5. 롯데 자이언츠
지난주 롯데는 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되살렸다. 롯데는 주말 3경기에서 2승 1무로 반등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침체된 팀 분위기를 되살렸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지난 일요일 패색이 짙던 경기를 끈기를 발휘하며 무승부로 만들어낸 장면은 롯데가 달라졌음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4위 넥센과 2.5게임 차 차이는 충분히 추격할 수 있다.
롯데는 이번 주 한화와의 2연전 이후 이틀 휴식을 가지고 주말 삼성과 대결한다. 4, 5선발 투수에 고민이 있는 롯데에 최상의 일정이다. 롯데는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으로 이어지는 1~3선발로 한 주를 꾸려갈 수 있게 되었다. 승률을 높일 기회다. 김사율, 홍성민 4, 5선발 투수가 불펜진에 합류하면서 지친 불펜진에 큰 힘 될 수 있다.
롯데는 경기마다 공격력의 편차가 심한 타선의 분발이 절실하다. 주중 한화전에서 연승을 노리는 롯데는 타선만 제 역할을 한다면 선발 마운드의 우위를 승리로 연결할 가능성이 높다. 주말 삼성전은 1승 1패면 어느 정도 만족이다. 이번주 2번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송승준이 어떤 투구를 할지가 중요하다.
6. SK 와이번스
지난주 SK는 연승 팀 간 대결이었던 두산전 패배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다음 경기에 대승을 거두면서 아직 그들이 상승세가 여전함을 보여주었다. 여름 들어 체력 저하 현상이 뚜렷했던 레이예스가 시즌 초반의 모습을 되찾으며 선발 마운드가 다시 단단해졌다. 불펜진의 고민이 남아 있지만, 뜨거워진 방망이가 이를 보완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의지가 아직 살아 있다.
SK는 이번 주 삼성, LG, NC와 차례로 대결한다. 선두권 두 팀의 대결은 물론이고 올 시즌 약세를 보이고 있는 NC 전까지 험난한 일정이다. 만약 이 고비를 넘지 못한다면 가을 야구의 희망이 멀어질 수 있다. SK는 세든부터 시작하는 선발진의 호투가 절실하다. 타선의 힘은 아직 살아있는 만큼 선발투수진의 위력을 발휘한다면 상대가 누구든 상승세를 재점화시킬 여지는 충분하다.
7. KIA 타이거즈
지난주 KIA는 일요일 LG전에서 가까스로 연패를 끊었다. 그 결기를 통해 아직 선수들의 의지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투.타 전력의 불균형은 여전하다. KIA로서는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지난주 일요일의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한 윤석민이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선발 투수진의 초반 실점이 많다는 점은 힘든 경기를 하게 만들었다. 선발진의 안정이 필요하다.
이번 주 KIA는 이틀 휴식 후 한화, 넥센과 대결한다. 한화와는 대결은 지난주 어렵게 마련한 상승 반전의 기회를 이어갈 기회다. 하지만 최근 한화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종종 해내고 있다. KIA는 올 시즌 한화와의 상대 전적에서 8승 2패로 크게 앞서 있다는 것이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4위 넥센과의 주말 2연전은 가을 야구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마지막 기회다. 이번주 KIA는 4경기에서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넥센, 가을 야구 가는 마지막 고비 넘을 수 있을까?)
8. NC 다이노스
지난주 NC는 4승 1무 1패의 호성적으로 한층 더 단단해진 전력을 과시했다. 선발 마운드는 더 단단해졌고 베테랑 손민한이 가세한 불펜진도 안정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주말 롯데와의 지역 라이벌 대결에서 불펜진의 불쇼로 일요일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NC는 선두 삼성에 2연패를 안겨줄 정도로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주 NC는 두산, 넥센, SK와 대결한다. 이들 세 팀은 모두 순위 싸움 과정에 있는 팀들이다. 1승이 아쉽다. 하지만 NC는 이들에게 쉽게 승리를 허락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번 주 첫 대결 상대인 두산과의 대결에서 두산의 막강 화력에 마운드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큰 관심사다. NC의 고춧가루가 순위 싸움 중인 팀 중 어느 팀에 더 치명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9. 한화 이글스
지난 주 한화는 8위 NC에 연패 당하면서 분위기가 크게 침체되었지만, LG에 일격을 가하면 그들의 선두 등극을 막았다. 모처럼 상위권 팀을 상대로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여전히 타선의 집중력이 부족하고 경기력의 편차가 심한 부분은 여전했다. 반대로 한화가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날에는 상위권 팀도 고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주 한화는 롯데, KIA, 두산과 대결한다. 모두 승리가 절실한 팀들이고 한화를 승수 쌓기의 상대로 여기고 있다. 분명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상대 팀들은 한화를 상대로 온 힘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화로서는 그들이 살아있음을 보일 필요가 있다. 과연 한화가 NC처럼 순위 싸움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그것이 현실이 된다면 순위 싸움 중인 팀 중 치명상을 입을 팀이 나올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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