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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이어진 스토브리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프로야구는 각종 시상식이 이어지며 한 해를 결산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중에서 최근 열렸던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올 시즌 해당 포지션의 최고 선수를 선정하는 행사로 가장 권위가 큰 상이다. 



넥센이 무려 4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가운데 골든글러브 수상자의 대부분은 상위 4개 팀의 몫이었다. 성적이 좋은 팀에서 그만큼 돋보이는 활약을 한 선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하위권 팀에서도 실력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선수들이 있다. 두산 포수 양의지와 롯데 외야수 손아섭의 그들이다. 



특히 롯데 외야수 손아섭은 경쟁이 치열했던 외야수 부분에서 4년 연속 수상자가 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그 입지를 굳혔다. 손아섭은 올 시즌 0.362의 타율에 18홈런 80타점, 175개의 안타로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비록 타이틀 홀더가 되진 못했지만, 공격 각 부분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손아섭의 기록이 더 가치 있는 것은 시즌 내내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리그 후반기 롯데가 극심한 부진에 빠지는 등 어려운 여건을 이겨낸 결과라는 점이다. 손아섭은 당장 수술이 필요할 정도라는 의견을 들을 정도였다.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잠시 제외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손아섭은 돌아왔고 정규 시즌을 완주했다. 





(롯데를 넘어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자리한 손아섭)





물론,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이라는 큰 목표가 있었다고 하지만, 손아섭 특유의 강한 근성과 승부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손아섭의 분전에도 롯데는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지 못하고 쓸쓸히 시즌을 접어야 했다. 이제 팀의 간판타자로 자리한 손아섭으로서도 너무나 아쉬운 시즌이었다. 



팀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손아섭은 올 시즌 더 진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손아섭은 타격 능력에 비해 인내심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많은 안타를 양산하면서도 출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었다. 여기에 중심 타자로서 장타와 타점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손아섭은 이런 부분의 성적 지표를 크게 끌어올렸다. 



우선 홈런은 커리어 하이인 18개로 늘었고 타점도 80타점을 달성했다. 5할이 넘는 장타율은 큰 타구를 양산할 수 있는 선수임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여기에 공격 성향을 조금 줄이면서 눈으로 하는 야구도 보여줬다. 손아섭은 0.456의 출루율로 이 부분에서도 더 발전되 모습을 보였다. 비록 부상의 여파로 도루수가 급감하긴 했지만, 공격적인 면에서 해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아섭의 가치를 더 높이는 것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수비 능력이다. 손아섭은 강한 어깨를 탕으로 주자를 잡아내는 보살 능력이 리그 외야수 중 최상위권으로 올라섰고 수많은 호수비를 연발하며 수비에서도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최고 기량을 보여준 다재다능한 외야수라 할 수 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손아섭은 무관으로 그칠 수 있었던 롯데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고개 숙인 거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준 셈이다. 



내년 시즌에도 손아섭의 롯데 타선의 중심이다. 이번에는 새로운 도전의 가능성도 있다. 롯데는 손아섭의 1번 타자 기용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황재균, 정훈이라는 괜찮은 테이블 세터진 조합을 찾았지만, 이들 모두 체력 부담이 큰 내야수라는 점이 부담이다. 보다 안정적으로 테이블 세터진에 자리할 선수가 필요하다. 



손아섭은 최근 트렌드인 강력한 1번 타자에도 부합한다. 기존에 단타 위주로 출루에 주력하던 1번 타자의 개념은 올 시즌 깨졌다. 필요할 때는 해결사 역할도 해내야 한다. 출루와 타격 능력 모든 부분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기록을 남긴 손아섭은 이에 부합하는 선수다. 손아섭이 1번 타자로 자리한다면 황재균, 정훈 중 한 명을 하위 타선으로 내려 타선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문제는 그를 대신해 중심 타선을 이룰 선수를 누구로 할지 여부다. 외국인 타자 아두치의 3번 기용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아두치는 우리 리그를 처음 접하는 선수다. 리그 적응에 실패하면 롯데의 계획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또한 손아섭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도 변수다. 재활을 통해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있지만, 1번 타자에 필요한 기동력 야구를 구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자칫 부상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손아섭 1번 타자 기용은 스프링 캠프에서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그만큼 손아섭은 롯데에 있어 소중한 자원이고 롯데 공격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보다 더 손아섭의 능력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제 손아섭 없는 롯데 타선은 상상할 수 없는 롯데다. 가뜩이나 여러 가지로 악재가 겹치고 많은 선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팀을 떠난 상황에서 손아섭의 존재감을 더 높아졌다. 롯데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팬들도 손아섭에게만큼은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손아섭은 항상 자신을 발전시키고 있다. 내년 힘든 시즌이 예상되는 롯데에 손아섭은 팀의 구심점으로 그 책임감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손아섭이 더 커진 부담을 이겨내고 늘 그러했듯이 내년 시즌에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 지금까지 손아섭이라면 긍정적인 예상을 더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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