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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프로야구에서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룬 팀을 한 팀만 꼽으라고 한다면 넥센 히어로즈를 들 수 있다. 넥센은 2013시즌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올 시즌 정규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진출의 성과를 만들어내며 최강팀 삼성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이런 넥센의 도약은 힘든 시기를 이겨낸 결과물이다. 2008시즌 모기업의 부도로 해체 위기에 있었던 현대를 인수해 프로야구에 뛰어든 넥센은 당시 8개 구단 체제 붕괴 위기의 구세주라는 평가와 함께 모기업의 지원 없는 빈약한 재정여건으로 존립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했다.  

 

실제 넥센은 출범 이후 재정난에 봉착했다. 스폰서 유치로 운영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제대로 실현되지 못 했다. 넥센은 주전급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등의 방법으로 긴축 재정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했지만, 구단 운영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급기야 넥센은 주력 선수들을 현금 트레이드하면서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현대 시절부터 어려움을 함께 했던 에이스 투수와 중심 타자들은 아쉽게 팀을 떠나야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4번타자로 자리한 박병호)

 

 

이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던 넥센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면서 재정 안정을 찾았고 진짜 프로야구팀으로 재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넥센은 과감한 트레이드와 2군 선수 육성으로 팀 체질을 바꾸어나갔다. 2012시즌을 앞두고 이택근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FA 계약을 통해 영입한 넥센은 본격적으로 상위권 도약의 시동을 걸었다. 이택근은 과거 현금 트레이드로 떠나보냈던 주력 선수로 그와의 FA 계약은 더는 그들이 재정난에 쪼들리는 가난한 구단이 아님을 선언하는 것과 같았다.  

 

실제 2012시즌부터 넥센은 하위권 탈출의 가능성을 보였다. 트레이드와 선수 육성의 성과가 나타나며 팀 전력이 몰라보게 강해졌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박병호, 이성열, 김민성 등이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했고 서건창은 타팀에서 방출된 선수로 흙 속의 진주와 같이 깜짝 활약을 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재활용까지 성공하면서 넥센은 이기는 야구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시즌 막판 뒷심이 떨어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넥센은 2012시즌 실패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오랜 기간 팀과 함께 했던 김시진 감독을 전격 경질한 넥센은 공개 면접을 통한 메이저리그식 방식을 통해 염경엽 감독을 영입하며 분위기를 쇄신했다. 초보 감독의 선임은 분명 큰 논란이 있었지만, 염경엽 감독은 프런트와 멋진 조화를 보이며 팀을 강팀으로 만들어냈다.  

 

2013시즌 넥센은 박병호, 강정호를 중심으로 한 폭발적인 타격과 나이트, 밴헤켄 두 외국이 원투 펀치, 손승락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의 조화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야구 전문 기업의 기치를 내걸고 악전고투하던 그들에게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넥센은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더 알찬 전력을 구축한 넥센은 올 시즌 정규리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며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와 같은 후반기 급격한 내림세도 없었다. 1위 삼성과의 차이는 반경기에 불과했다. 넥센은 정규리그 2위의 장점을 살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비교적 쉽게 물리치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실현한 기회를 잡았다.  

 

폭발적인 타선과 소수 정예의 마운드 운영을 나름 단기전에 특화된 전략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역기 강했다. 이런 넥센의 전략은 삼성의 저력에 막혔고 2승 4패로 시리즈를 내줘야 했다. 한국시리즈 진출만 해도 그들에게 큰 성공이었지만, 분명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홈런왕 박병호, 40홈런 유격수 강정호, 타율, 득점, 안타 1위 서건창, 20승 투수 밴헤켄을 보유하고도 이루지 못한 우승이기 때문이었다.  

 

(넥센의 성공과 닮은 서건창)

 

 

그럼에도 넥센은 올 시즌 성과를 토대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강팀 반열에 올랐다. 팀도 안정 궤도에 올라섰고 선수층도 두터워졌다. 내년 시즌에도 넥센은 강팀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넥센은 내년 시즌 큰 도전에 직면한 가능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당장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주전 유격수 강정호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승률 1위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수 소사의 빈자리를 새로운 외국인 투수가 잘 채워줄지고 지켜봐 할 부분이다. 

 

이에 더해 넥센은 내년 시즌 이후 이택근, 유한준, 손승락 등 상당수 주전 선수들이 FA로 풀리게 된다. 이들 모두를 다 잔류시킬 수 없는 넥센의 재정 사정을 고려하면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내년 시즌 이후 리빌딩의 시간을 가져야 할수도 있다. 즉, 내년 시즌은 큰 도전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강팀으로 자리한 넥센이지만, 넥센은 이를 지켜야 하고 더 큰 발전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도 함께 하고 있다. 분명한 건 넥센은 야구 전문 기업으로 프로야구 구단 운영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그들의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점이다. 내년 시즌 넥센이 올 시즌 성과를 바탕으로 얼마나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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