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개인 타이틀 중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홈런이다. 홈런이 주는 짜릿함과 강렬함이 강하기도 하고 홈런만큼 경기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도 없기 때문이다. 최근 그 경향이 다소 약해지긴 했지만, 홈런왕은 시즌 MVP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최근 수년간 홈런왕의 대명사는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2012부터 2015시즌까지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 홀더였다. 2014, 2015시즌에는 우리 프로야구 역사상 누구도 이루지 못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달성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박병호를 중심으로 소속팀 넥센은 리그 최강의 타선을 구축하며 상위권 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박병호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의 개인적으로 더 큰 꿈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2015시즌 4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따낸 박병호는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홈런왕 레이스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병호는 외국인 타자들이 득세하는 가운데도 홈런왕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내며 국내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하지만 이제 박병호는 2016시즌부터 우리 리그에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2016시즌 홈런왕 1순위, 테임즈)
2015시즌 홈런 부분은 박병호를 시작으로 두 명의 외국인 거포 나바로와 테임즈가 주도했다. 나바로는 48홈런, 테임즈는 47홈런으로 53개의 박병호를 추격했다.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조금만 주춤했어도 홈런왕 타이틀 홀더가 바뀔 수 있는 수치였다. 박병호가 떠난 상황에서 올 시즌 가장 유력한 홈런왕 후보 역기 이들이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두 선수 중 나바로 역시 소속팀 삼성과의 재계약에 실패하며 올 시즌 우리 리그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결국, 올 시즌에도 NC의 중심 타자로 활약할 테임즈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테임즈는 이미 지난해 홈런을 제외하고 주요 부분 타이틀 홀더를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테임즈는 우리 리그 최초의 홈런 40, 도루 40 동시 달성은 물론이고 사이클링히트 2번의 대기록까지 달성하며 홈런왕 박병호를 제치고 MVP 영광까지 안았다.
올 시즌 박병호, 나바로 두 경쟁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테임즈는 홈런왕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 선수다. 테임즈는 이미 국내리그에서 완벽하게 적응했고 약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성형 타자가 됐다. 여기에 소속팀 NC가 박석민을 영입하면서 최강 타선을 구축했다는 점은 테임즈에 대한 견제를 한결 덜어줄 수 있는 호재라 할 수 있다. 부상 변수가 없다면 올 시즌 테임즈는 홈런왕을 비롯해 공격 부분에서 다관왕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런 테임즈에 맞설 선수로는 지난 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강민호, 최준석, 최형우 등이 거론되지만, 강민호는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타격에 전념할 수 없다는 점이 있고 최준석은 강민호와 함께 홈런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는 점이 올 시즌 계속된 활약을 확실할 수 없게 한다. 과거 홈런왕 타이틀 홀더 경험이 있는 최형우는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동기부여 요소가 있지만, 소속팀 삼성의 전력 약화가 나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테임즈의 홈런왕 독주 가능성을 차단할 또 다른 변수는 다른 외국인 타자들에게서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아직 외국인 타자 영입이 팀별로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테임즈와 견줄만한 외국인 타자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자칫 재미없는 홈런왕 레이스가 될 가능성도 크다.
홈런왕 타이틀은 거포라면 누구나 꿈꾸는 타이틀이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따른 부재는 다른 거포들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당장은 올 시즌 리그를 호령한 테임즈라는 선수 한 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임즈가 홈런왕 타이틀까지 차지하면서 리그 공격 부분을 완전히 평정할지 새로운 얼굴이 홈런왕 자리를 차지할지 이는 올 시즌 프로야구를 보는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스포츠 > 2016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프로야구] kt에 반가운 북적이는 외야진 (3) | 2016.01.08 |
---|---|
롯데, KBO 선수 출신 외국인 코치에게 기대되는 긍정의 바람 (1) | 2016.01.07 |
[2016 프로야구] 초강력 선발진, KIA 재도약 동력 될까? (2) | 2016.01.06 |
[2016 프로야구] 한화 도약의 열쇠 쥔 베테랑 포수진 (3) | 2016.01.04 |
[2016 프로야구] 가능성 커진 상위권 지각 변동, 현실 될까? (3) | 2016.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