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야구] 한화, 이번엔 투자의 결실 맺을까?

수년간 전력 보강을 위해 외부로부터 선수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팀은 한화였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한화의 라인업 상당수는 FA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이다. 그에 따른 지출도 상당했다. 유망주 유출도 있었다. 한화는 멈추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한화는 정우람, 심수창 투수를 영입했다. 이에 더해 한화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에이스 로저스와 중심 타선에 가세한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는 역대급 외국인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 영입은 모두 더 나은 성적을 위한 노력이었다. 한화는 지난해 타 팀에서 영입을 꺼리는 김성근 감독까지 품에 안으며 하위권 탈출을 넘어 상위권 도약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비록 시즌 후반기 뒷심이 떨어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한화는 꼴찌팀의 오명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전력 보강을 위한 움직임과 김성근 감독의 지옥 훈련은 메스컴의 큰 주목을 받았고 팬들의 성원도 커졌다. 어느 순간 한화는 인기 구단으로 자리했다. 

올 시즌 한화는 상위권 도약을 넘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만한 전력도 갖췄다.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이 건재하고 마운드도 크게 강화됐다. 타선은 화려함 그 자체다. 테이블 세터 정근우, 이용규는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진을 그대로 옮겨왔다. 중심 타선은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의 가세로 무게감이 더해졌다. 

로사리오는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면서 리그 적응에 대한 우려를 떨쳐냈다. 그가 4번 타자로 자리하면서 김경언, 김태균, 최진행 등이 한 층 부담을 덜었다. 이들에 로사리오가 더해진 중심 타선은 리그 어느 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시범경기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좌타자 이성열은 선수 운영 폭을 더 넓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하위 타선 역시 만만치 않다. 유격수와 3루를 책임질 강경학과 신성현이 계속 발전을 모습을 보이고 있고 최윤석, 하주석, 오선진 등 경쟁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조인성, 차일목, 허도환 등 베테랑들이 경쟁할 포수 자리도 상호 보완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전천후 외야수 장민석은 대타, 대주자, 대수비로 그 역할이 크다. 

이렇게 한화는 야수진에서 강력한 라인업에 든든한 백업까지 구축하면서 한화는 장기 레이스 선수 운영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마운드 사정도 한결 나아졌다. 특히, 불펜진의 강화가 눈에 띈다. FA로 영입한 정우람은 한화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우람은 시범경기에서도 완벽한 투구로 신뢰를 쌓았다. 

정우람을 중심을 한화는 권혁, 박정진은 리그 최강의 좌완 불펜진을 구축했다, 권혁, 박정진은 지난 시즌 혹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무난한 투구로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김경태, 김범수 등 젊은 좌완 투수들도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베테랑들 오프시즌 동안 대거 영입한 우완 불펜진도 풍부한 선수 구성이다. 마무리 투수까지 했었던 윤규진의 부상회복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이재우, 송신영, 심수창에 선발로서 활용 가능한 송은범, 지난 시즌 우완 불펜진에서 고군분투했던 송창식까지 자원이 풍부하다. 여기에 시범경기 호투하고 있는 김민우, 장민재는 관록의 우완 불펜진에 젊은 힘을 더해줄 수 있다. 이런 불펜진의 강화는 시즌 초반 어려움이 예상되는 선발 투수진 운영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투.타에서 전력보강을 이룬 한화지만, 우승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선발 투수진에 대한 의문부호가 여전하다. 에이스 로저스는 부상 등의 이유로 시범경기 나서지 않고 있다. 이 상황이라면 시즌 초반 등판이 불투명하다. 장고 끝에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마에스트리는 시범경기 부진으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시즌 활약으로 토종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안영명은 시범경기 기간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상에도 돌아온 영건 이태양은 아직 실전 투입이 조심스럽고 부상 재활중인 베테랑 배영수도 시즌 초반 등판이 어렵다. 한화로서는 시즌 초반 선발진 운영에 있어 비상 체제가 불가피하다. 자칫 선발운영의 난맥상으로 불펜진에 과부하를 일으킬 우려도 있다. 

한화는 선발투수가 가능한 불펜 투수들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송은범, 심수창, 송창식 등이 그 후보다. 시범경기 호투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한 신인 김재영이 그 흐름을 이어간다면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펜진에 비해 힘이 떨어지는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야수진에서도 3루수 부분의 공격력이 약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애초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의 기용 가능성도 있었지만, 수비의 약점으로 실행에 옮길 수 없었다. 로사리오는 간판타자 김태균과 더불어 1루와 지명타자를 나눠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성현을 비롯한 젊은 내야수들의 기량 발전이 절실하다.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3루 자리는 한화의 큰 고민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주전들의 건강도 중요한 부분이다. 한화의 주력 선수 중 이용규, 김경언, 김태균, 최진행 등은 부상 경력이 있어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다.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하지만, 장기 레이스 기간 주력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전력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한화는 올 시즌 3강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만한 전력을 갖춘 것도 분명하다. 수년간 이어진 전력 보강을 위한 투자에 대한 결과물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였다면 이제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강해진 팀 전력은 선수들에 강한 동기부여 요소이기도 하지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김성근 감독의 팀 운영이 전략이 중요한 시즌이다. 지난 시즌 김성근 감독은 한화의 체질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와 함께 선수 혹사 등 부정적인 평가도 함께 받았다. 지난 시즌 경험이 효과적인 팀 운영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부분이다. 

한화가 화제의 팀을 넘어 올 시즌 상위권 도약의 꿈을 이룰지 그 이상의 꿈까지 현실로 만들지 주목된다.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