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는 초반 무너졌고 수비진의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하며 실점이 원인을 제공했다. 타선은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다. 5월 10일 SK전에서 나온 6회까지 두산이 모습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경기 후반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고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두산은 5연패 위기를 벗어나며 소중한 승리를 가져왔다.
두산은 SK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6회까지 3 : 7로 밀리며 패색이 짙었지만, 경기 후반 이를 극복하며 11 : 7로 승리했다. 두산은 4연패에서 벗어났고 시즌 20승에 먼저 다다르며 2위 NC와의 승차로 1.5경기 차로 늘렸다. 7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진야곱은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됐다. 타선에서는 4번 타자 김재환이 8회 와 9회 초 역전 2점 홈런과 쐐기 타점이 된 2범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의 괴력을 발휘하며 역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타율을 4할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김재환 외에도 두산 타선은 상위 타선의 박건우, 민병헌이 솔로 홈런 포함 2안타로 활약했고 하위 김재호는 7회 초 역전의 계기를 마련한 추격 2점 홈런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6번 타순에 자리했던 오재원 역시 경기 후반 결정적 안타 2개로 경기 후반 타선 폭발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이렇게 두산은 상.하위 타선이 모두 살아나며 그들 특유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발휘하며 끝내 역전을 이뤄냈다.
(1군 복귀 첫 등판에서 호투한 두산 불펜 윤명준)
SK는 선발 문승원이 홈런 2방을 허용하며 3실점 했지만, 거듭된 위기를 극복하며 5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버터내고 타선이 3회 말 집중타로 5득점, 상대의 실책에 힘입어 5회 말 추가 2득점하면서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6회부터 가동된 불펜진이 7 : 3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아픈 패배를 당했다.
SK는 타격 부진이 겹치며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외국인 타자 고메즈를 비롯해 최정민, 김성현으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이 6안타 4타점을 합작하며 팀 공격을 주도하고 중심 타자인 최정과 정의윤이 각각 2안타, 3안타를 때려내는 등 두산과 같은 팀 13안타를 기록하며 활발한 공격을 했지만, 경기 김승회, 신재웅, 박정배 등 후반 불펜진의 연이은 난조가 이들의 활약을 의미 없게 하고 말았다. 여기에 수비진의 집중력이 떨어진 플레이도 불펜진 난조에 일조했다. 팀의 역전패로 5이닝 3실점 투구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던 선발 문승원의 승리도 함께 날아갔다. SK는 승리했다면 1위 두산과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었지만, 그 기회도 놓치고 말았다.
이렇게 SK가 불펜진의 부진으로 거의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면 두산은 불펜진의 호투로 역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두산은 선발 유희관이 3회 말 집중타를 허용하며 5실점 하고 5회 말 불안한 수비로 2실점을 더하며 연패 팀의 안되는 야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지만, 5회 말 불펜진을 조기 가동하며 팀 분위기를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두산으로서는 두 번째 투수로 5회 말 마운드에 오른 윤명준의 역할이 컸다. 윤명준은 올 시즌 개막 이후 2군에 머물러있었고 첫 1군 등판이라는 점에서 경기 감각의 문제도 우려됐지만, 1.2이닝 무실점 투수로 SK 타선의 상승 흐름을 끊었다. 특히, 5회 말 추가 실점 위기를 막은 장면은 두산이 역전 희망을 놓지 않도록 했다.
두산은 윤명준에 이어 7회 말 좌완 불펜 진야곱이 무실점 투구로 SK 타선을 막아냈고 8회와 9회 정재훈, 마무리 이현승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그동안 팀이 연패에 빠지며 등판 기회가 없었던 정재훈, 이현승 베테랑 불펜 듀오는 모처럼만의 등판에도 흔들림 없는 투구로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
결과가 좋았지만, 만약 불펜진이 기울어진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면 두산은 연패의 숫자를 더 늘릴 수도 있는 경기였다. 두산으로서는 타선의 타격감 회복과 함께 연패 기간 불펜진의 불안감을 노출했던 불펜진이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특히, 1군 복귀 후 첫 등판에서 윤명준이 지난 시즌과 같은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그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두산과 SK의 주중 첫 경기는 두산의 극적 역전승이었지만, 승리한 두산이나 패배한 SK 모두 실점과 연결되는 실책 2개씩을 기록하는 등 내용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계속되는 비로 경기 진행이 불투명했다는 점이 선수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린 점도 있었지만, 상위권 팀간 대결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 팀 모두 되짚어볼 부분이 많았다. 비록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지만, 연패를 끊었다는 점에서 두산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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