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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말 그대로 천신만고 끝에 5연패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8월 3일 넥센전에서 9회 말 나온 상대의 실책으로 결승 득점에 성공하며 6 : 5로 승리했다. 롯데는 연패 탈출과 함께 5위 KIA와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줄였다. 



롯데 마무리 손승락은 9회 초 팀의 5 : 4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승리 투수는 되지 않았지만, 수 차례 대량 실점 위기를 극복하며 6이닝 7피안타 3사사구 3실점을 기록하며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제 역할을 다해주었다. 



공격에서 롯데는 팀 9안타로 14안타의 넥센보다 안타 수가 많이 부족했지만, 대타로 경기에 나선 최준석이 자신에 주어진 한 타석에서 역전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두산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이후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던 내야수 김동한 역시 9회 말 끝내기 승의 발판이 되는 안타와 함께 재치있는 주루로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최근 타격감을 다시 끌어올린 손아섭은 2안타 경기를 하며 1번 타자로서 역할을 해주었다.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 손승락)




넥센은 선발 신재영이 5.1이닝 2실점 하며 2 : 1로 앞선 상황에서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지만, 뒤 이어 나온 불펜진이 연이어 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보근은 롯데 최준석에 역전 3점 홈런을 용했다. 그 홈런은 선발 신재영의 시즌 12승 희망을 지워버리는 피 홈런이었다. 다시 4 : 4 동점을 이룬 8회 말에는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상수가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다시 5 : 5 동점이 된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마정길 역시 수비 실책이 있었지만, 실점하며 연장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불펜진의 불안과 달리 넥센 타선은 활발했다. 넥센은 비로 수차례 경기가 취소되면서 타격감이 떨어질 수 있었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고 끊임없이 롯데 마운드를 위험에 빠뜨렸다. 외국인 타자 대니돈은 4안타 경기를 하며 타선을 이끌었고 서건창, 윤석민, 박정음은 멀티 안타를 기록했다. 넥센은 이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롯데 못지 않은 득점기회를 만들어냈고 5득점 했지만, 팀 14안타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다소 부족함이 있는 득점이었다. 



그럼에도 넥센은 9회 초 롯데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동점을 이뤄내는 등 마지막까지 승부의 끊을 놓치지 않는 상위 팀의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9회 말 수비 실책으로 실점하며 접전의 경기를 너무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꼭 승리가 필요했다. 연패 탈출이 절실했고 최근 불거진 좋지 못한 구설수를 잠재우기 위해서도 분위기 전환을 이뤄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롯데로서는 전날 비로 경기가 취소된 것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팀에 악재보다는 호재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는 롯데의 기대와 달리 넥센이 주도했다. 넥센은 2회와 3회 각각 1득점 하며 앞서나갔다. 특히, 3회에는 합의 판정으로 판정이 두 차례 뒤바뀌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번은 넥센에게 또 한 번은 롯데가 그 혜택을 받았다. 이후 넥센은 2득점 이후 추가 득점기회를 연이어 놓치며 롯데에 추격의 빌미를 주었지만, 롯데는 4회까지 득점기회에서 결정력을 보이지 못하며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롯데는 5회 말 나경민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기는 했지만, 왠지 모르게 답답함이 느껴지는 경기 흐름이었다. 



롯데의 답답함을 날린 건 6회 말 대타로 타석에 선 최준석의 한 방이었다. 최근 타격부진이 겹치며 선발 출전경기가 줄어들고 있는 최준석은 6회 말 1사 1, 2루 기회에서 넥센 두 번째 투수 이보근의 공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으로 롯데는 4 : 2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었다. 평소와 달리 최준석이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을 한 것이 적중한 순간이었다.



최준석의 한 방으로 분명 경기 주도권은 롯데에 있었지만, 이 기세가 롯데의 승리로 연결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7회 초 롯데는 투구 수 여유가 있는 박세웅을 계속 마운드에 올려 그가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7회 초 첫 타자 박동원과의 승부에서 체크 스윙 판정으로 인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실투에 이은 홈런 허용으로 연결됐다. 결국, 박세웅은 심판 판정의 아쉬움을 안은 채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문제는 그때부터 발생했다. 롯데는 거듭된 넥센 좌타자에 대비하기 위해 좌투수 김유영으로 마운드를 교체했지만, 김유영은 박정음, 서건창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롯데는 필승 불펜 윤길현으로 마운드를 이어가며 위기 탈출을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부진한 윤길현의 투구는 롯데를 안심할 수 없게 했다. 더군다나 윤길현은 최근 좋지 않은 구설수의 주인공이었다. 그로서도 심기일전의 투구가 필요했지만,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고종욱의 번트가 내야 안타로 연결되며 롯데는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자칫 넥센으로 경기 분위기가 다시 넘어갈 상황이었다. 



하지만 넥센 공격의 집중력이 발휘되지 않았다. 롯데 윤길현의 공은 높게 형성되며 불안했지만, 넥센 타자들은 그 공을 희생 플라이 하나로만 연결했을 뿐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다. 윤길현은 불안한 가운데도 관록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내며 가까스로 위기를 탈출했다. 경기는 다시 4 : 4 동점이 됐지만, 롯데로서는 최선의 결과였다. 7회 초 고비를 넘긴 롯데는 8회 말 넥센 불펜진의 제구 난조를 틈타 8회 말 문규현의 밀어내기 타점으로 다시 5 : 4로 앞섰다. 이것을 접전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다. 넥센의 실점 내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롯데가 이어진 기회에서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9회 초 넥센은 롯데 마무리 손승락으로부터 4번타자 윤석민이 적시 안타를 때려내며 다시 동점에 성공했다. 손승락으로서는 지난 주 kt전에 이은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였다. 물론, 3루수 황재균의 실책이 실점의 큰 원인이었지만, 윤길현과 더불어 구설수의 주인공이었던 손승락으로서는 팀 승리를 지켜냈다면 논란을 잠재울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넥센의 공격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넥센은 대니돈의 2루타와 김민성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으며 손승락을 몰아붙였다. 그대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손승락은 이어진 대타 이택근과 박동원을 삼진과 범타로 처리하며 가까스로 이닝을 끝냈다. 



역전에 실패했지만, 마무리 투수 김세현이 대기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연장전이 된다면 넥센에 유리한 흐름이었다. 롯데로서는 9회 말 경기를 끝내야 했다. 롯데는 선두 타자 맥스웰이 넥센 불펜투수 마정길을 상대로 안타로 출루하고 1사 후 김동한의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나온 타자는 강민호, 마무리 김세현이 대기하고 있는 넥센으로서는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는 만루 작전 가능성이 컸다. 넥센 배터리는 외각으로 공을 빼는 유인구로 강민호와 승부했다. 1사 만루가 된다면 이어진 김문호와 넥센 마무리 김세현의 대결이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두 차례 의욕 과잉이 승패를 엇갈리게 했다. 첫 번째는 강민호의 의욕 과잉이었다. 강민호는 외각으로 흘러가는 공에 방망이를 휘둘렀고 그 타구는 3루 주자가 들어오기 힘든 얕은 중견수 플라이였다. 강민호의 조급한 타격이 아쉬움을 살 수 있는 순간, 반전이 일어났다. 넥센 중견수 강지광의 의욕적인 홈 송구를 넥센 포수 박동원이 받지 못하며서 롯데는 뜻하지 않았던 결승 득점을 했다. 3루 주자가 홈을 포기한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내야수가 공을 전달하기만 하면됐지만, 경기 경험이 부족했던 강지광의 두번째 의욕 과응은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이었다. 



비록 승리하긴 했지만, 롯데는 불펜의 두 축인 윤길현, 손승락이 후반기 들어 심화되고 있는 불안한 투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불만족스러운 경기였다. 5위 경쟁을 위해 다시 팀 분위기를 다잡아야 하는 롯데로서는 베테랑 불펜 듀오가 제 모습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연패 탈출의 과정에서도 두 투수는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이는 승리하고도 롯데가 결코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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