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SK와의 2연전에서 짜릿한 승부를 연출했던 롯데, 하지만 그들이 손에 쥔 건 2연패였다. 4위 SK와의 대결에서 5위 추격의 가능성을 찾으려 했던 롯데였지만, 최악의 결과로 5위권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가깝게 보였던 5위와의 승차는 어느덧 3.5경기 차가 됐다. 순위는 다시 8위로 밀렸다. 한화, SK로 이어지는 4경기가 롯데에는 소중한 기회였지만, 롯데는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주말 2경기 모두 롯데는 아쉬움이 큰 내용이었다. 토요일 경기에서는 선발 투수 대결의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롯데는 제1선발 레일리가 등판했고 SK는 KIA에서 이적한 임준혁이 선발로 나선 경기였다. 레일리가 최근 부진하다고 하지만, 시즌 1승에 불과한 임준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레일리의 우위가 예상되는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을 크게 빗나가는 진행을 보였다. 롯데 타선은 임준혁에 5회까지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그 사이 SK는 1회부터 롯데 선발 레일리 공략에 성공하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SK는 1회 말 2득점에 이어 2회와 4회 홈런포 2방으로 추가득점하며 4 : 0으로 앞서나갔다.
반격이 필요한 롯데였지만, 임준혁에 이어진 김주혁, 박정배 두 SK 불펜진에도 타선이 침묵하면서 롯데는 무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주자가 수차례 출루를 했고 득점 기회도 있었지만, 소득은 없었다. 타선의 부진에도 롯데 선발 레일리는 7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티며 온 힘을 다했다. 하지만 이런 레일리의 역투도 잠든 타선을 깨우지 못했다.
롯데 타선이 힘을 낸 건 9회 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때였다. 롯데는 9회 초 최준석의 솔로 홈런와 오승택의 2점 홈런으로 한 점 차로 SK를 추격하며 마지막 희망을 되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었다. 결국, 롯데는 경기 막판 타선의 폭발로 다음 경기를 기약하며 경기를 마쳐야 했다.
다음 날 경기에서 롯데는 대폭적인 라인업 변경으로 나섰다. 4번 타자로 타순 변경 이후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외국인 타자 맥스웰을 선발 제외했고 신예 김재유가 그의 중견수 자리를 채웠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전날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포를 때려냈던 오승택을 3번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변화를 주었다. 다소 파격적인 라인업이었다. 롯데는 이 변화가 득점권에서 답답함을 노출하고 있는 타선에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했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롯데는 2회 초 SK 선발 박종훈의 제구력 불안에 편승해 선취 2득점 한 데 이어 5회 초 추가 1득점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주어진 득점 기회에 비하면 득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무엇보다 2회와 5회 상대 투수로부터 각각 4개의 사사구를 얻어냈음에도 이를 응징할 시원한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롯데의 부족한 공격 집중력은 곧바로 상대의 반격을 불러왔다. 롯데는 4회까지 노히트 투구를 하던 롯데 선발 박세웅을 집중타로 두들겨 5득점 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마치 롯데 타선에 타선의 집중력이 무엇인지 시범을 보이는 것 같았다. 초반 순조로운 투구를 하던 박세웅은 유인구에 좀처럼 솎지 않는 SK 타선의 집중력에 한순간에 허물어졌다. 결국, 박세웅은 5회를 넘기지 못했다. 5회 말 SK의 5득점은 경기 분위기를 롯데에서 SK로 넘어오게 했다.
롯데는 이후 최상의 불펜투수 조합으로 추가 실점을 1점으로 막아내고 타선의 반격을 기대했지만, 롯데 타선은 초반 3득점 이후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았다. 롯데가 히든 카드로 기대했던 오승택과 김재유는 어려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정도의 기량은 아니었다. 롯데로서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답답한 시간이 흘러갔다.
8회 초 롯데는 마침내 득점에 추격 득점에 성공하며 반전의 희망을 되살렸다. 롯데는 선두 김문호의 2루타와 이어진 타자 이여상의 몸맞는 공, 상대 투수의 폭투가 더해지며 잡은 기호에서 대타로 나선 외국인 타자 맥스웰의 내야 땅볼과 손아섭이 적시 안타로 한 점차로 SK를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롯데는 파격 라인업의 주인공, 김재유, 오승택이 차례로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나며 한 점 차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롯데는 토요일, 일요일 경기 모두 한 점차 패배의 아쉬움을 안은 채 한 주를 마무리해야 했다. 토요일 경기는 타선이 너무 늦게 폭발했고 일요일 경기는 초반 대량 득점의 기회를 날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타선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효과가 없었다.
더는 밀려서 안 되는 시점이었지만, 롯데는 아픈 패배를 연거푸 당하며 순위경쟁에서 밀리는 처지가 됐다. 물론,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지금의 경기력과 팀 분위기에서 연승의 상승세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롯데로서는 점점 5위권에서 멀어지는 자신들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주말 2경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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