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현재 5위와의 승차는 4.5경기 차가 됐다. 남은 경기 수가 30경기 안팎임을 고려하면 따라잡기 어려운 차이다. 주력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한 전력 손실도 여전하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8월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이 점점 사그라들고 있는 7위 롯데의 상황이다.
하지만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최근 경기에서 선발 마운드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그 시작은 코칭스태프 개편이 이루어진 시점부터였다. 당연히 새롭게 1군 투수코치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인 코치 옥스프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옥스프링 코치가 전격적으로 1군에 올라온 8월 20일 경기 이후 롯데 선발진은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8월 20일 SK전에서 선발로 나선 박세웅의 퀄리티 스타트를 시작으로 다음 날 경기에 나선 에이스 린드블럼은 8이닝 3실점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 분위기는 이번 주에도 계속됐다. 대체 선발투수로 8월 23일 kt전에서 등판한 신예 박시영은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5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프로데뷔 첫 선발승의 결과를 만들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8월 24일 경기 등판한 노경은 역시 6.1이닝 4실점 투구로 나름 제 역할을 해냈다.
(선수에서 이제 코치로 롯데와 인연 이어가고 있는 옥스프링)
선발 투수진의 선전은 후반기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던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레일리에게서도 나타났다. 비로 경기가 비로 취소되긴 했지만, 8월 25일 두산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 레일리는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무실점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안정감을 보였다. 특히,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 패턴에서 강약을 조절하고 투구 간격을 조절하는 변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로서 롯데는 옥스프링 코치가 1군에 자리한 이후 로테이션에 자리한 선발 투수 모두가 제 몫을 다했다.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선발 투수들이 초반에 무너지지 않고 마운드를 지키면서 불펜진의 과부하도 줄었고 마운드의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는 롯데의 모습이다. 최근 롯데는 5위권과의 격차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연패에 허덕이던 모습에서는 벗어났다.
물론, 이런 변화를 옥스프링 코치의 능력으로 설명하긴 어려울 수 있다. 옥스프링 코치는 지난 시즌까지 현역 선수로 KBO리그에서 뛰었던 지도자 생활을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초보 코치다. 게다가 올 시즌 그의 보직은 2군 투수코치였다. 경험도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는 우리 리그를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5시즌을 KBO 리그에서 선수로서 생활했다. 성적도 준수했다. 2007시즌부터 2년간 LG 선수였고 2013, 2014시즌에는 현재 코치로 있는 롯데의 선수였다. 롯데에서 2년간 옥스프링은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한축을 담당했다. 그의 이 성적이 대단했던건 길었던 부상재활을 이겨내고 이룬 성과였다는 점이었다. 30대 후반에 이른 나이를 고려하면 그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성적이었다.
이런 활약에도 옥스프링은 롯데와 3년 연속 재계약에 실패했다. 롯데는 보다 더 강력한 외국인 선발 투수를 찾았고 린드블럼, 레일리 두 외국인 선발투수가 새롭게 가세했다. 옥스프링은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하고도 팀을 떠나는 비운을 맛보고 말았다. 그럼에도 옥스프링은 선수생활 연장 의지를 버리지 않았고 2015시즌 신생팀 kt의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하며 12승 10패의 성적을 남겼다. 아직 충분히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한 시즌이었다.
이러한 성과에도 옥스프링은 더는 선수로서 KBO리그와의 인연을 이어갈 수 없었다. 40살에 가까워진 나이가 걸림돌이 됐다. 옥스프링은 꾸준함을 시즌 내내 유지했음에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의 KBO리그 커리어도 끝나는 듯 보였다.
선수생활 연장의 갈림길에 있었던 옥스프링에 롯데가 새로운 제안을 했다. 롯데는 그의 풍부한 경험과 선수로서 보여주었던 높은 친화력을 높이 평가했다. 롯데는 그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다. 아직 선발 투수로서 경쟁력이 있었던 옥스프링이었지만, 옥스프링은 미련없이 선수생활을 접었다. 그만큰 옥스프링은 KBO 리그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그렇게 시작된 코치 옥스프링의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2군에서 그의 지도를 받았던 젊은 투수들이 하나 둘,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박진형, 박시영에 김유영은 선발과 불펜진에서 새로운 전력이 됐다. 이런 성과들이 있었기에 그의 1군 투수코치 부임도 가능했다.
그의 전격 1군 합류전까지 롯데는 투,타에서 모두 부진에 빠져있었다. 타선은 부상자가 속출했고 마운드 역시 시즌 전 구상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비교적 강하다고 평가됐던 선발 마운드의 부진이 심각했다. 롯데는 변화가 필요했고 옥스프링은 그 중심에 서게 됐다.
그가 1군 투수코치가 되면서 가장 긍정적이었던 부분은 올 시즌 부진한 외국인 투수들이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점이었다. 린드블럼, 옥스프링은 지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 그들은 원투펀치 역할을 해야할 투수들이었지만, 올 시즌은 두 자릿 수 승수가 힘든 상황이다. 그만큰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에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옥스프링 코치가 교감하면서 두 투수의 투구 내용이 달라졌다. 심리적으로 옥스프링은 코치 존재는 큰 도움이 됐다. 선발진의 주축을 이룬 두 투수가 살아나는 것만으로도 롯데 마운드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옥스피링 코치의 역할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아직 옥스프링 코치의 성공을 확신하긴 이르다. 이제 그가 1군에 가세한지 1주일 정도다. 롯데 선발진의 좋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경기중에 보이는 옥스프링 코치의 모습은 진지하고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모습이다.
그는 롯데 선수들과 팀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언어의 소통문제는 있지만, 선수들과의 교감은 잘 이루어질 수 있다. 긴 부상을 이겨내고 선수생활을 이어간 점이나 너클볼 투수로의 변신을 모색했을 정도로 항상 연구하는 그의 자세는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뒤늦은 1군 합류였지만, 남은 시즌 옥스프링 코치가 이끄는 롯데 마운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팀 성적과 상관없이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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