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손쓸 틈 없이 당한 패배였다.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이 1회 극심한 난조로 실점한 8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롯데는 8월 26일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4 : 11로 패하며 8위로 순위가 내려앉았다. 5위권과의 격차는 5경기 차로 멀어졌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1회말에만 8실점하는 등 극도의 부진 속에 3이닝 8피안타 1사사구 9실점의 올 시즌 최악의 투구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에게는 시즌 10패째였다. 옥스프링 투수코치가 1군에 올라온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던 선발 투수진이 흐름까지 함께 무너진 투구였다. 롯데 타선은 두산과 같은 15안타를 때려내며 나름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초반 대량 실점으로 경기 흐름을 내주었고 득점기회에서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롯데는 4번 타자 황재균이 올 시즌 첫 홈런 20, 도루 20을 동시에 달성하는 20-20클럽에 가입하는 솔로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후반기 들어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김문호가 모처럼 4안타 경기를 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 외에도 손아섭이 3안타, 최근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정훈이 2안타로 분전했지만, 승리와는 무관한 그들만의 기록에 머물렀다.
두산은 선발 투수로 등판한 에이스 니퍼트가 6이닝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마운드를 지키고 초반 타선의 무서운 집중력으로 수월한 승리를 했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전날 바로 무뎌진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탓인지 평소와 달리 제구가 흔들렸고 구위도 떨어졌지만, 관록의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나퍼트는 6이닝동안 9개의 안타와 4개의 사사구를 내주었지만, 수많은 위기를 잘 넘기며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 결과는 시즌 17승이었다.
두산 타선은 1회에만 8득점 하는 등 15안타 11득점의 두산 타선 특유의 집중력으로 에이스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특히, 1회 말 폭풍타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두산은 1회 말 롯데 선발 박세웅이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파고들었다. 유인구에는 좀처럼 방망이를 내지 않았고 불리한 카운트에서 가운에 몰리는 박세웅의 직구를 거침없는 스윙으로 공략했다. 두산은 1회 말에는 7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롯데 선발 박세웅을 곤혹스럽게 했다.
롯데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박세웅의 난조였고 다음 투수를 준비시킬 시간조차 없는 1회 말이었다. 1회 말 대량 실점 이후 마음을 추스른 박세웅은 2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투지를 보였지만,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의 홈런포는 박세웅은 물론이고 롯데 선수들에게 패배를 생각하게 하는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김재환의 홈런은 두산의 팀 창단 이후 국내 선수로서는 한 시즌 가장 많은 32호 홈런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이후 롯데는 두산 선발 니퍼트를 상대로 3회 초 2득점, 5회 초 황재균의 솔로 홈런으로 1득점 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승부의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롯데는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두 번째 투수 배장호가 3이닝 무실점 투구로 마운드를 안정시키며 불펜진 소모를 줄였고 수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7회와 8회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키는 등 밀도있는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
7회 초 1사 1, 2루 기회에서는 3할대 타자 김상호 대신 1할대 타자 이우민을 대타로 기용해 그의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키는 선수 기용의 아쉬움이 있었다. 김상호의 타격에서 부진했고 마침 두산 투수가 언더핸드 고봉재였다는 점을 고려한 좌타자 이우민 기용이었지만, 이우민은 타격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가 아니었다. 결과도 최악이었다. 그만큼 승부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롯데의 대타 카드가 마땅치 않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롯데가 더는 추격을 하지 못하는 사이 두산은 7회 말 롯데 세 번째 투수 이성민을 상대로 추가 2득점 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니퍼트에 이어 김강률, 고봉재 신진급 투수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마운드의 소모까지 줄일 수 있었다. 두산은 이 승리로 올 시즌 유일하며 상대 전적에서 밀리고 있는 롯데전 전적을 6승 7패로 근접하게 만들었다.
롯데는 1위팀이지만,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두산과의 2연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지만, 전날 선발 투수 레일리의 호투 속에 1 : 0으로 리드하던 경기가 비로 취소되는 불운과 함께 다음날은 선발투수의 난조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며 순위 경쟁에서 더 멀어졌다.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선발 마운드가 쉽게 허물어졌다는 점도 롯데의 마음을 더 무겁게 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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