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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까지 KIA 마운드가 두산 타선에 허용한 안타는 단 한 개도 없었다. 8회 1사까지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일순간 경기 흐름이 변했고 경기 결과는 두산의 9 : 0 승리였다. 7회까지 0 : 0 으로 팽팽히 맞서던 투수전이 한 축이 무너졌고 두산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두산은 8월 마지막 일요일 경기 승리로 전날의 패배를 설욕하는 것은 물론이고 KIA 마무리 임창용의 석연치 않은 견제구로 인한 앙금까지 씻어내는 완승으로 1위 자리를 단단히 지켜냈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타선의 무안타 빈공에도 흔들림 없는 투구로 7회까지 3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마운드를 지켰고 뒤늦게 폭발한 타선의 지원 속에 시즌 14승에 성공했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은 승리을 사실상 확정 짓는 시즌 33호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중심 타자의 힘을 보여줬고 교체 선수로 경기에 나섰던 정수빈은 오랜만에 3점 홈런포로 최근 주전 외야 경쟁에서 밀리며 떨어진 존재감을 되살렸다. 








두산이 경기 후반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면 KIA 타선은 두산 선발 장원준을 비롯한 두산 마운드 공략에 실패하며 팀 완봉패를 피하지 못했다. KIA는 김주찬이 3안타로 분전했지만, 팀 6안타의 빈공을 보였다. 마운드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던 점을 고려하면 타선의 부진이 아쉬운 KIA였다. KIA는 승리했다면 5할 승률 복귀와 함께 5위 LG와의 승차를 더 멀리할 수 있었지만, 0.5경기 차 간격을 유지해야 했다. 



경기는 근래 보기 드문 짠물 마운드 대결이었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은 장원준이 나서는 두산이 올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하는 신예 김윤동의 KIA보다 더해 보였지만, 경기 내용은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두산 장원준은 특유의 뛰어난 경기 운영능력으로 실점을 막았고 이에 맞선 김윤동은 패기있는 투구로 역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5회가 끝나는 시점에 김윤동은 사사구 4개를 허용했지만, 안타 허용은 없었다. 그 사이 탈삼진은 6개에 이르렀다. 두산의 강타선을 고려하면 놀라운 호투였다. 전날 패배를 당했던 두산으로서는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는 초반 흐름이었다. 



자칫 흔들릴 수 있는 두산을 지켜낸 건 장원준의 역투였다. 장원준은 7회까지 116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실점을 막았다. 박빙의 경기에 있어 불펜진에 불안감이 있는 두산으로서는 장원준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하해 줄 필요가 있었고 장원준은 그 역할을 충실히해주었다. 



이에 맞선 KIA는 효과적인 마운드 이어던지기로 무 피안타 경기를 이어갔다. KIA는 5회까지 노히트 경기를 하던 선발 김윤동을 6회부터 미련없이 마운드에서 내렸다. 이제 세번째 선발 등판하는 그의 한계 투구수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KIA는 그의 뒤를 이은 한승혁, 심동섭이 6회와 7회를 무안타로 막아내며 두산을 곤혹스럽게 했다. 팀 노히트 경기까지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경기 흐름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8회 초 1위팀의 저력을 발휘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 시작은 8회 초 1사 상황에서 나온 대타 최주환의 2루타였다. 그 안타는 두산의 경기 첫 안타였지만, 0 : 0 승부에서 단숨에 득점권에 주자를 위치시키는 안타였다. KIA에 기운듯한 경기 흐름도 변했다. KIA는 실점 위기에서 박준표에 마무리 임창용까지 연이어 불펜을 가동하며 이를 막아내려 했지만, 두산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사 2루에서 나온 박건우의 행운의 안타는 두산 대량 득점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1사 1, 3루에서 타석에 선 타자는 오재원이었고 KIA는 마무리 임창용으로 그를 상대했다. 전날 견제구 시비가 있었던 당사자들이 승부처에서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 대결에서 오재원은 과감히 초구를 공략했고 두산의 선취 1타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오재원은 격하게 기쁨을 표시하며 1루로 나갔다. 단 한 점이었지만, 이는 경기 흐름을 두산 쪽으로 완전히 돌려놓았다. 이후 두산 타선은 봇물 터지듯 폭발했고 견고하던 KIA 마운드는 이를 막지 못했다. 



결국, 두산은 8회 초 4득점, 9회 초 5득점 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의를 상실한 KIA는 반격하지 못하고 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타선의 부진이 겹친 아쉬운 패배였지만, KIA는 1위 두산과의 2연전을 1승 1패로 무난히 넘겼다. 여기에 김윤동이라는 새로운 선발 투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위안삼을 수 있는 경기였다. 한승혁, 심동섭 두 불펜 투수의 호투도 돋보였다. 특히, 김윤동이 선발투수로서 두산전과 같은 투구 내용을 계속 유지한다면 중위권 순위 경쟁에 있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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