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시작과 함께 연승이 절실했던 롯데였다. 마침 8월 말 5위 LG와의 2연전에 모두 승리하며 분위기도 좋았다. 하지만, 천적 NC의 벽을 너무 높았다. 롯데는 9월 1일 NC전에서 1984년 한국시리즈 롯데 우승의 주역 유두열 전 코치의 기일을 맞이해 더 강한 승리 의지로 맞섰지만, NC의 마운드는 강력했고 뒷심에서 밀렸다. 그 패배로 롯데는 어렵게 잡은 연승 기회를 놓쳤고 대 NC전 1승 11패의 절대적 열세를 재확인해야 했다. 그 분위기라면 다음 경기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런 롯데를 많은 비가 롯데를 한숨 돌리게 했다. 덕분에 롯데는 주말 2연전에서 보다 강한 선발 투수들을 내세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 상대는 4위 KIA다. 롯데가 추격해야 할 상대와의 맞대결은 분명 롯데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는 KIA와의 상대전적 5승 9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지난 수년간 KIA전에서 강세를 유지했던 롯데였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달라졌다.
몰라보게 강해진 KIA 타선은 유독 롯데전에 더 불을 뿜었다. 특히, 중심 타선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나지완은 롯데전 4할이 넘는 타율에 8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나지완과 함께 이범호, 필, 김주찬까지 주력 타자들 모두 4할대에 육박하는 타율로 롯데만 만나면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들 외에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KIA 타선은 롯데전에 자신감이 넘쳤다.
롯데로서는 이런 KIA 타선을 제어하지 않고는 승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KIA 타선의 최근 흐름이 여전히 좋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즉, KIA와의 2연전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린드블럼, 레일리 두 외국인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두 투수는 모두 지난 시즌보다 떨어지는 활약으로 롯데를 고심하게 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7승 11패 방어율 5.83, 레일리는 7승 8패 방어율 4.02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가 극심한 투고타저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부족한 득점지원과 불펜의 방화 등의 영향도 있었지만,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영입성공 사례로 여겨졌고 일찌감치 재계약에 성공했던 그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린드블럼은 구위가 지난 시즌보다 못하고 제구마저 정교하지 못하면서 난타당하는 경기가 크게 늘었다. 후반기 들어 조금씩 제 페이스를 찾고 있지만, 에이스의 모습은 아니다.
리그 초반 사실상의 에이스 역할을 하며 린드블럼의 부진을 메웠던 레일리는 여름이 되면서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레일리는 후반기 투구 패턴이 읽히면서 공략당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다. 그의 후반기 첫 승은 8월 30일 LG전이었다. 그만큼 후반기 레일리는 고전했다.
이들의 부진과 함께 롯데는 후반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순위는 8위까지 떨어졌고 5위권과의 승차는 3.5경기차로 늘어났다. 30경기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따라간다는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기적을 기대해야 하는 롯데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포기하기에는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롯데로서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 매 경기 결승전의 각오로 임할 수밖에 없다. 경찰청에서 제대하는 전준우, 신본기, 김사훈의 가세로 두터워진 야수층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마운드가 얼마나 버텨줄지 여부다. 외국인 원투펀치 린드블럼, 레일리가 역할을 해야 할 시기다. 더군다나 올 시즌 이후 재계약에 의문부호가 던져진 상황이라는 점은 이들에게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다.
주말 KIA전 시작은 린드블럼이다. 린드블럼은 애초 9월 2일 NC전 등판이 예정돼 있었지만,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토요일 경기에 나서게 됐다. 하루 더 휴식을 가진 것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변수다. 여기에 후반기 안정세를 찾아가다 지난 삼성전에서 4이닝 8실점으로 난타당하며 그 흐름이 끊어졌다는 점도 부정적 변수다. 여기에 상대 투수는 KIA 에이스 양현종이다. 현재 롯데 타선이 양현종을 상대로 많은 득점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린드블럼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 KIA전 10점대 방어율을 기록할 정도로 약했던 기억도 그를 힘들게 하는 요소다. 린드블럼으로서는 초반 분위기를 어떻게 가져갈지와 함께 구위가 회복 여부가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나은 투수를 하고있는 레일리는 최근 좋아진 투구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레일리는 투구시 강하고 빠르게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강약과 투구 간격을 조절하면서 안정세를 보였다. 승패에 대한 압박감이 큰 KIA전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시즌 희망을 지키려는 롯데에게 연승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KIA와의 주말 2연전에서 연승한다면 그 희망을 유지할 수 있지만, 1승 1패라면 희망은 더 멀어지고 2패라면 그 희망을 사라진다 해도 되는 롯데다. 이런 절제절명의 상항에 외국인 원투펀치가 어떤 역할을 할지 그들의 어깨가 무거워진 건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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