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하위권 팀들의 상위권 팀들에 대한 선전이 돋보였던 9월의 첫 토요일, 8위 롯데도 예외가 아니었다. 5위 추격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는 9월 3일 4위 KIA와의 대결에서 에이스 린드블럼과 이어진 불펜진의 호투, 이를 완벽하게 뒷받침한 야수들의 호수비로 KIA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아냈고 오승택의 결승 2점 홈런을 더해 2 : 1로 승리했다. 롯데는 여전히 8위에 머물렀지만, 5위와의 승차를 3경 차로 유지하며 추격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와 함께 롯데는 원정경기 13연패의 사슬마저 끊어내며 좋은 징크스 하나를 덜어냈다.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에이스 투수다운 투구로 6.2이닝 7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켜내며 승리투수가 됐고 시즌 8승에 성공했다. 윤길현, 손승락 불펜 베테랑 듀오는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승리와 희망을 지켜냈다.
5할 승률 복귀에 1승만을 남겨두었던 4위 KIA는 좌완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워 필승을 기대했지만, 롯데전에 강세를 유지했던 타선이 롯데 수비진의 거듭된 호수비에 막혀 공격 흐름이 끊어졌고 단 1득점에 그친것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 KIA 선발 양현종은 6이닝 6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2실점의 투구로 롯데 선발 린드블럼 못지 않은 호투를 했지만, 6회 초 허용한 2점 홈런 한 방이 결국 패전으로 연결되며 불운의 1패를 더했다. 이 패전으로 양현종은 시즌 8승 10패를 기록하게 됐다.
(시즌 8승 성공, 롯데 린드블럼)
KIA는 타선에서 이범호를 대신해 선발 3루수로 출전한 김주형이 하위 타선에서 홈런 포함 3안타 1타점을 맹활약했지만, 공격의 흐름이 잘 이어지지 않으면서 선발 양현종의 호투를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59승 1무 61패가 된 KIA는 5할 승률 복귀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고 5위 SK에 1.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경기는 에이스 투수들의 호투로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롯데 린드블럼, KIA 양현종은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막아낸 것은 아니었지만,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실점을 막아냈다. 린드블럼은 그의 장점인 150킬로를 넘나드는 직구의 구속은 다소 떨어졌지만, 공 끝의 변화를 주는 컷패스트볼로 KIA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양현종은 위력적인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조합으로 통해 중요한 고비에서 탈삼진으로 스스로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투구 내용만 본다면 양현종이 더 나은 모습이었다.
린드블럼이 상대적으로 밀리는 부분을 메운 건 롯데 야수들의 호수비였다. 롯데는 4회 말 중견수 김민하가 KIA 김주찬의 펜스 상단을 때리는 타구를 호수비로 건져냈고 5회 말에는 3루수 황재균의 몸을 날리는 호수비에 이은 우익수 손아섭의 몸을 사리지 않은 슈퍼 캐치로 실점을 막아냈다. 이 수비는 흔들릴 수 있는 린드블럼에 큰 힘이 됐다.
롯데의 호수비는 경기 후반에도 이어졌다. 8회 말 실점 위기에서 3루수 황재균은 또 한 번의 다이빙 캐치로 안타성 타구를 막아내며 팀의 리드를 지켰다. 롯데의 호수비에 하나의 타구만이라도 걸리지 않았다면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롯데 수비에 공격이 막힌 KIA였지만, KIA 역시 3루수 김주형과 유격수 강한울의 호수비로 맞대응하며 수비에서 수준 높은 경기를 한 양팀이었다.
이렇게 마운드와 수비에서 단단한 방패를 구축한 양 팀의 승부를 결정지은 건 홈런 한 방이었다. 5회 말 실점 위기를 넘기고 맞이한 6회 초 공격에서 롯데는 2사 1루에서 나온 오승택의 2점 홈런으로 2 : 0 으로 앞서갔다. 양현종의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략한 결과였다. 양현종으로서 경기 중 유일한 실투라 할 수 있는공이 홈런과 연결되자 스스로를 크게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5번 지명타자로 중용되고 있었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던 오승택으로서는 정말 중요한 순간 한 방으로 자신의 대한 팀의 신뢰에 모처럼 보답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롯데는 이 득점을 경기 끝까지 지겨냈다. 롯데는 린드블럼의 구위가 떨어지는 시점인 7회 말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KIA 타선의 공세를 차단했다. KIA는 7회 말 김주형이 롯데 린드블럼으로부터 솔로 홈런으로 때려내며 추격의 가능성을 여는 듯 보였지만, 윤길현,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롯데 불펜진을 상대로 더는 반격하지 못하며 경기를 내줘야 했다. 양현종의 선발 호투로 그대로 물거품이 됐다.
롯데는 4위 KIA를 상대로 원정에서 승리하며 아직은 그들의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선수들 전체가 포기하지 않고 높은 투지와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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