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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했고 LG는 단단한 불펜진의 힘을 바탕으로 열세를 극복했다. 초반 4실점을 극복한 LG는 준PO 4차전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고 준PO의 승자가 됐다. 동시에 넥센의 2016시즌은 끝났다. 10월 17일 준PO 4차전에서 LG는 선발 투수 류제국이 흔들리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3회부터 가동된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타선이 0 : 4를 역전시키는 끈기를 발휘하며 5 : 4로 승리했다. 



LG는 준PO를 3승 1패로 끝냈고 2위 NC가 기다리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8회 초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1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불펜투수 정찬헌은 승리투수가 됐고 9호 초 2타자를 책임진 마무리 임정우는 준PO 두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LG는 선발 류제국이 2회 초 4실점 하며 흔들리자 3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하는 마운드 총력전을 전개했고 베테랑 이동현을 시작으로 6명의 불펜 투수를 적절히 마운드에 올리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LG의 과감한 불펜 운영은 역전의 원동력이 됐다. 



LG는 마운드가 안정된 이후 추격전을 전개했고 3회 말, 5회 말 각각 2득점 하며 동점을 만든 데 이어 4 : 4로 맞서던 8회말 2사 후 나온 오지환의 적시 안타로 끝내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결승 적시타의 주인공 오지환은 무려 4안타를 몰아치며 2타점으로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이 됐다. LG는 중심 타선이 박용택, 히메네스, 채은성이 각각 2안타로 활발한 공격을 했고 팀 13안타로 팀 6안타에 그친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지면 탈락인 넥센은 초반 4 : 0 리드로 승리 가능성을 높였지만, 마운드가 이를 지키지 못했고 타선이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상대에 추격의 빌미를 준 것이 패인이 됐다. 넥센은 선발 맥그레거에 이어 김상수, 오주원, 이보근, 마무리 김세현까지 가장 강한 불펜진으로 LG 타선에 맞섰지만, LG의 열화와 같은 공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넥센은 실점 과정에서 수차례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내야진의 수비불안이 두드러졌다. 유격수 김하성은 기록된 실책은 2개였지만, 타구 처리가 대체로 매끄럽지 않았다. 3회 말 2실점은 그의 실책에 더해진 결과였고 이후에도 기록되지 않았지만, 실책성 수비가 이어졌다. 



김하성에 이어 넥센은 5회 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1루수 윤석민이 LG 채은성의 평범한 파울 플라이를 놓치며 결국 동점의 원인을 제공했다. 만약 그 타구를 잡았다면 넥센은 1사 만루에서 LG 하위 타선을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타구가 파울이 되면서 무사 만루의 중압감을 안고 마운드에 있던 넥센 불펜 투수 김상수는 채은성에 몸맞는 공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동점으로 상황을 넘기긴 했지만, 채은성의 타구가 아웃으로 처리됐다면 하는 아쉬움의 잔상이 계속 남을 수밖에 없는 넥센의 5회 말이었다. 



0 : 4에서 4 : 4 동점을 만든 LG는 경기 후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LG 불펜 투수들은 순간순간 넥센 공격을 잘 막아냈고 LG는 득점기회를 계속 만들어내며 넥센을 압박했다. 넥센은 버티고 또 버텼지만, 8회 말 승부수로 마운드에 올린 마무리 김세현이 실점하며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김세현은 승부에 대한 부담 탓인지 볼넷 2개를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고 타격감이 최고조에 있던 LG 오지환과 주자 2명을 두고 대결해야 했다. 오지환은 김세현은 빠른 직구에 밀렸지만, 힘으로 이를 밀어내며 천금의 적시 안타를 만들었고 넥센 마무리 김세현을 허탈하게 했다. 



결국, 넥센은 9회 초 힘없이 공격을 마쳤고 LG의 승리 환호를 지켜봐야 했다. 넥센은 5차전으로 시리즈를 이어간다면 밴헤켄을 내세워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여겼지만, 밴헤켄의 등판은 2차전 한 경기에 머물고 말았다. 무엇보다 정규시즌 내내 안정감을 유지했던 수비가 무너지며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내줬다는 점이 패배를 더 아프게 했다. 



여기에 득점권에서 해결해줄 타자가 부족했다는 점도 또 다른 아쉬움이었다. 김하성, 윤석민, 김민성으로 구성된 중심 타선은 포스트시즌에서 상대에 위압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부상으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못 한 외국인 타자 대니돈과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으로 팀에 힘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채태인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는 점도 타선을 힘을 약하게 했다. 넥센은 고종욱과 이택근이 타선에서 분전했지만, 이들만의 힘으로 시리즈 전체 분위기를 가져오기는 역부족이었다. 



넥센은 LG의 상승세의 재물이되며 2016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최하위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이를 비웃듯 정규리그 3위의 반전을 이루어낸 그들이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리그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넥센은 팀 시리즈 탈락과 함께 지난 4년간 넥센이 상위권 팀으로 자리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염경엽 감독의 전격 사퇴 소식이 더해지면 더 우울한 하루를 보내게 됐다. 



3위 넥센을 넘어선 LG는 선발투수 류제국의 부진이 아쉬웠지만, 그동안 충분한 휴식을 가진 불펜진이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며 이를 메웠고 플레이오프 마운드 운영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4차전에서 준PO를 끝내면서 팀을 정비할 시간을 더 벌었고 상승세를 유지한 채 NC를 상대하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 팀의 주축을 자리한 젊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면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플레이오프전을 앞둔 LG에 상당한 플러스 요소다. 지금 분위기라면 LG의 기세는 쉽게 꺾일것 같지 않다. 이런 LG의 상승세는 이를 상대하는 NC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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