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돌풍 LG, 2015년 두산 재현하나?

2016시즌 후반기부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반전의 4위를 기록했던 LG가 포스트시즌에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5위 KIA와 강력한 도전을 이겨내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LG는 3위 넥센과의 대결에서 투.타에서 모두 앞서는 경기력으로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했다. 

LG의 상승세에 막힌 넥센은 올 시즌 예상을 뛰어넘는 정규리그 결과를 만들고도 그들의 시즌을 더는 이어갈 수 없게 됐다. 넥센은 LG의 상승세를 막아내기 위해 선발 투수 로테이션 조정을 하는 등 전략적으로 맞섰지만, 역부족의 모습이었다. 이 패배로 넥센은 4년간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던 염경엽 감독의 자진 사퇴라는 충격적인 뉴스가 더해지며 그들의 2016년 야구를 마감하게 됐다. 

이렇게 만만치 않은 상대 KIA와 넥센을 꺾으면서 LG는 포스트시즌 상승세를 유지한 채 다음 시리즈에 나서게 됐다. 마운드의 안정은 LG 상승세를 지속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허프, 류제국, 소사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던져주면서 마운드 운영에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선발진의 호투는 불펜진 운영에 여유가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LG는 넥센과의 4차전에서 불펜 물량 공세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LG 불펜은 올 시즌 팀의 주력 불펜 투수로 자리한 새로운 마무리 투수 임정우와 그 앞을 지키는 강력한 셋업맨 정찬헌, 김지용 등의 젊은 힘에 윤지웅, 진해수의 좌투수 라인이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젊은 투수들에 포스트시즌 들어 구위가 살아난 봉중근, 이동현, 두 베테랑이 가세하면서 경험과 힘, 다양성이 더해졌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 부진을 보이고 있는 언더핸드 투수 우규민까지 살아난다면 LG의 마운드 운영으 한층 더 수월해질 수 있다. 

타선 역시 LG는 올 시즌 팬들의 계속된 요청에도 팀을 상징하는 베테랑 선수 라뱅 이병규를 전력에서 배제하면서까지 중용했던 젊은 야수들이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트시즌 들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김용의는 팀의 고민있던 1번 타자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고 이천웅, 채은성은 김용의와 함께 투.타를 겸비한 젊은 외야진을 구축했다. 

내야진 역시 유격수 오지환이 나날이 발전된 경기력을 선보이며 공수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고 베테랑 정성훈을 대신해 주전 1루수로 중용되고 있는 양석환도 기대 이상의 모습이다. 문선재는 대타로 황목치승은 대주자로 높은 활용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박용택, 손주인 등 베테랑들이 제 몫을 다하고 있고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까지 타격 부진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면서 라인업의 짜임새가 더해졌다. 무엇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젊은 선수들이 더 발전되고 있다는 점은 LG에게 고무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불안 문제까지 사라지게 하고 있다. 

이런 LG의 포스트시즌 상승세는 지난 시즌 3위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두산의 모습과 흡사하다. 당시 두산은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상위권 팀들과의 시리즈를 연달아 승리하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인 스와잭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니퍼트가 매 경기 호투하며 팀의 기둥 역할을 했고 장원준이 원투 펀치로 그와 보조를 맞쳤다. 여기에 마무리 이현승을 중심으로 한 불펜 운영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마운드를 구축했다. 마운드가 버텨주면서 두산은 신.구 조화를 이룬 팀 타선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두산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특유의 끈끈한 팀 컬러를 살려내며 상승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했다. 이런 두산에게 1위 삼성의 도박파문에 따른 전력 약화는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다. 

LG의 현재 분위기와 경기력도 2015 포스트시즌 두산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LG의 강점이 된 선발 마운드는 등판 일정이 지켜지며 원할하게 운영되고 있고 준플레이오프을 4차전에서 끝내면서 3일 휴식이 생겼다. 이를 통해 LG는 플레이오프에서 에이스 허프부터 시작하는 로테이션 가동이 가능하다. 불펜진의 힘도 비축됐고 와일드카드전,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누적된 야수들의 체력부담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상승세의 LG가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할 NC의 전력은 이전 상대했던 KIA, 넥센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선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 박선민으로 이어지는 숨 막히는 중심 타선에 박민우, 이종욱 등 기동력을 겸비한 타자들, 풍부한 백업이 있는 야수진의 힘을 NC가 좀 더 우위에 있다. NC 타선에는 LG에 부족한 장타력이라는 또 다른 무기가 있다. 

마운드에서도 NC는 지난 시즌보다 못한 활약을 했다고 하지만, 해커, 스튜어트, 이재학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선발진이 있고 마무리 임창민을 축으로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활용할 수 있는 불펜진이 강점이다. 정규리그 기록만 본다면 NC 불펜진은 리그 최강이었다. 게다NC는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했고 LG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분석하며 대비했다. 시즌 상대 전적도 NC는 LG에 우위를 보였다. 

이렇게 객관성이라는 부분은 NC가 우위에 있지만, NC의 플레이오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승부조작 파문으로 시작되어 시즌 내내 이어진 NC의 악재들의 여파가 여전하다. 중심타자 테임즈는 음주 운전 파문으로 1차전에 나설 수 없다. 플레이오프에 대비할 시간이 있었지만, 팀 분위기가 경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자칫 LG의 기세에 초반 밀린다면 쉽게 허물어지질 우려가 있는 NC다. LG로서는 이 분위기와 상황이 객관성을 뒤집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 LG는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로 가기 위해 NC라는 큰 산을 넘어서야 한다. 만약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이루어진다면 사상 처음으로 서울 라이벌 팀 간 한국 시리즈 매치업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는 흥행성과 관심도에서 최고의 대결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LG가 2015 포스트시즌 두산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현재까지 LG의 모습은 그런 기대를 하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