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프로야구 FA 시장 최대어 들이 하나둘 소속팀을 찾아가는 가운데 좌완 투수 양현종과 거포 3루수 황재균은 아직 팀을 결정하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해외 진출을 우선시했지만, 최근 기류에 변화가 있다. 양현종은 국내 잔류를 선언하며 사실상 내년 시즌에도 원 소속팀 KIA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이 변수지만, 그가 국내 잔류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롯데 3루수 황재균의 목적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원 소속팀 롯데와 kt가 영입 경쟁을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상까지 이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황재균은 여전히 해외 진출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그가 원하는 메이저리그 시장에서 아직 영입 제외가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다. 거물급 선수들의 계약이 이루어지는 1월 이후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도 있지만, 황재균은 공식적으로 국내 잔류를 밝히지 않았다.
황재균의 거취는 내년 시즌 롯데의 전력 구상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롯데에서 황재균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탓도 있지만, 그의 팀 잔류 여부에 따라 외국인 선수 영입과 더 크게는 팀컬러 자체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황재균의 가치는 아직 비교적 젊은 나이에 최근 5년간 정규리그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할 정도의 강한 내구성, 거포로의 타격 능력, 수준급 수비 능력에 주루 능력까지 두루 갖춘 내야수라는 점이다. 특히, 최근 타격 능력이 크게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 활약이 더 기대된다는 점에서 미래 가치도 상당하다. 중심 타선에 자리할 수 있는 내야수라는 점에서 황재균의 존재는 해당 팀 타선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다.
롯데로서는 올 시즌 팀의 4번 타자로까지 위치가 격상된 황재균이 꼭 필요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롯데가 올해 FA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지만, 내부 FA 황재균의 잔류에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당장 그가 없는 롯데 타선은 그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3루수 황재균을 대신할 자원으로 손꼽히는 오승택은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 수비 부담이 크다. 타격 능력도 부상 여파가 있었지만,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올 시즌 박종윤을 밀어내고 주전 1루수로 올라선 신예 김상호의 3루수 전환 가능성도 있다. 실제 김상호는 올 시즌 몇 차례 3루수로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젊은 선수다운 패기와 함께 만만치 않은 타격 능력, 침착함을 갖추고 있는 김상호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 하지만 이제 올 시즌이 제대로 된 1군에서의 첫 경험이었다는 점에서 2년 차 징크스도 우려되고 3루수로서 수비 능력에 의문이 남아있다. 그 밖에 군에서 제대한 신본기와 두산에서 트레이드 영입한 김동한 등도 후보군이 있지만, 타격 능력이 떨어진다.
롯데로서는 내부 자원중에서 황재균을 대체할 선수가 없다 할 수 있다. 이에 롯데는 외국인 타자 영입에 있어 내야수 영입을 깊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롯데는 그동안 외국인 타자 영입에 있어 외야수를 주로 선택했다. 올 시즌에서 약물 파동으로 중도에 팀을 떠난 아두치와 그를 대신한 맥스웰 모두 외야수였다. 하지만 군에서 전준우가 복귀하면서 올 시즌 큰 발전을 보인 김문호, 내년 시즌 후 FA를 앞둔 간판타자 손아섭과 함께 공수를 겸비한 외야진 구축이 가능해졌다. 외국인 타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하지만, 수준급 그것도 장타력을 겸비한 타격능력에 수비능력이 더해진 내야수 자원은 해외 리그에서도 찾기 어렵다는 현실이 롯데의 고민이다. 팀 공격력 보강을 위한 깜짝 카드로 이대호의 전격 복귀 시나리오도 있지만, 그의 엄청난 연봉을 감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아직은 소설에 가까운 이야기다.
롯데는 황재균이 팀에 잔류하고 장타력을 갖춘 외국인 타자를 1루수로 영입하는 것이 뚝 떨어진 팀 장타력을 끌어올리고 공격력을 올 시즌보다 업그레이드시킬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그 전제 조건인 황재균의 잔류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이를 위해 상당한 베팅을 해야 한다는 점도 내부 육성을 다시 강조하고 있는 롯데의 정책하고 다소 배치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당장 그의 공백이 가져올 공격력 약화와 팀의 주력 선수로 자리한 그의 존재감이 상당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냉정하게 평가해 롯데의 전력을 큰 변화가 없다면 상위권 도전을 하기 어렵다. 선발 마운드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해결하지 못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마켈은 2년간 에이스 역할을 했던 린드블럼을 대신하기에는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다. 아직은 그의 기량은 의문부호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레일리는 좌완에 까다로운 구질이 있지만, 기복이 심하고 15승 이상을 할 수 있는 에이스급은 아니다. 토종 선발투수진은 베테랑 송승준의 기량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올 시즌 두산에서 이적해 부활 가능성을 보인 또 다른 베테랑 노경은과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 등 신예들의 활약에 기대를 하고 있지만, 기대가 확신이 될지는 의문이다.
손승락, 윤길현 FA 듀오가 이끌고 있는 불펜진은 올 시즌 부진했던 이들 듀오가 심기일전을 다짐하고 있지만, 30대의 두 투수는 내년이면 한 살을 더 먹는다. 그 외 불펜 투수들 역시 유동적이다. 신임 투수코치로 부임한 김원형 코치의 능력에 기대하고 있지만, 그만의 힘으로 마운드가 일순간 강해질 가능성을 크지 않다.
전체적으로 롯데의 전력은 내년 시즌에도 올 시즌 전력 이상이 될 수 없다. 이 상황에 황재균마저 이탈한다면 전력 약화가 더 가속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당장 장타력 부재를 메울 방안이 없다면 기동력을 한 층 더 강화하는 야구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롯데는 기동력을 강조했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 팀 전력을 위해 황재균이 필요한 롯데지만, FA 계약금이 폭등하는 현실에 편승하고 싶지 않은 롯데다. 문제는 대안도 마땅치 않다. 황재균, 주전 3루수에 대한 롯데의 고민이 올겨울 내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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