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낮은 이야기로 여겨졌던 롯데 복귀가 현실이 됐다. 롯데는 설날을 앞둔 시점에 FA 이대호와 4년간 150억원에 계약했음을 발표했다. 이는 FA 100억원 시대가 처음 열리자 마자 터져나온 역대 FA 최고 계약이다. 이로써 미국 메이저리그과 일본리그, 국내 복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었던 이대호의 거취가 확정됐다.
롯데는 이대호를 영입하면서 일본, 메이저리그를 모두 경험한 프랜차이즈 스타의 복귀라는 큰 명분과 함께 지난 시즌 4번 타자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약화된 공격력을 다시 끌어올리게 됐다. 이와 동시에 수년간 계속된 성적 부진으로 떨어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한편, 멀어진 팬심을 다잡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대호의 롯데 복귀는 얼마 전까지 소문 그 이상이 아니었다. 팬 커뮤니티와 몇몇 언론에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오긴했지만, 설왕설래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대호가 여전히 해외 리그에 관심이 많고 아직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 계약조건을 롯데가 맞출 수 있을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었다.
일본 리그에서 정상급 타자로 활약했던 이대호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의 계약이 가능했다. 일본구단과의 머니게임을 당해내기가 롯데로서는 버거울 수 있었다. 여기에 모기업이 각종 사건의 수사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호를 영입할 수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했다.
하지만 우리 프로야구에서 FA 100억원 시대가 열리면서 이대호의 영입 가능성이 열렸다. 그동안 100억원은 FA 계약에 대한 일종의 큰 진입장벽이었다. FA 거품론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FA 100억원 계약은 일종의 심리적 저지선이었다. 이런 FA 시장에서 최형우, 차우찬이 100억원이 넘은 계약을 하면서 대형 계약의 물꼬가 터졌다. 이는 이대호에 대해 롯데가 과감한 배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상황변화와 더불어 롯데의 전력 강화를 위해 이대호는 꼭 필요한 존재였다. 롯데는 2016시즌 후 FA 시장에 일체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외에도 스토브리그 기간 롯데는 큰 움직임이 없었다. 롯데는 내부 FA 황재균의 잔류에 온 힘을 다했지만, 황재균의 다소 불리한 계약조건을 감수하면서까지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정했다. 전력 보강이 요소가 없는 롯데로서는 발등의 불이 떨어지고 말았다.
특히, 내야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롯데로서는 공.수 양면에서 큰 비중이 있었던 황재균의 전력 이탈은 큰 타격이었다. 롯데는 이에 대비해 외국인 타자 영입에 있어 멀티 수비능력이 돋보이는 내야수 앤드 번스를 영입했지만, 황재균의 공격력을 대신할 정도의 능력을 보일지 확신할 수 없었다. 앤드 번스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이긴 하지만, 타 팀 외국인 타자와 비교해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롯데로서는 팀의 중심을 잡아줄 거포가 절실했다. 특히, 공격력이 리그에서 가장 약한 1루수에 대한 보강이 필요했다. 롯데는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않은 이대호 영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대호의 해외리그 진출이 확정되지 않자 롯데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고 그 결실을 맺었다. 이대호 영입으로 롯데는 리그 최고 공격력을 갖춘 1루수를 전력에 더할 수 있게 됐다.
이대호가 1루에 자리하면서 롯데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 앤디 번스를 1루수 변수를 버리고 3루와 2루에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기존 내야수들의 분발을 불러오는 한편 내야진의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는 이대호를 중심으로 손아섭, 강민호, 최준석 등이 포함된 강력한 중심 타선을 구축이 가능해졌다. 아직 마운드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지만, 최소한 공격력면에서 롯데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 셈이다.
물론, 이제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이대호의 기량이 내림세로 돌아설 시점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투수들의 수준이 KBO리그보다 높은 일본, 메이저리그에서 이대호는 지난 시즌까지 건재를 과시했다. 최소 2년간은 최고 기량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고향팀으로의 복귀가 그에게 큰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대호는 이를 위해 더 높은 연봉이 보장된 일본리그 행을 포기했다.
이런 이대호의 전력 가세는 전력 상승 효과와 함께 그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효과도 함께 기대된다. 이대호의 롯데 복귀는 유형, 무형의 전력 강화를 함께 기대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롯데 팬들로서는 슈퍼스타의 복귀라는 사실만으로도 올 시즌 롯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상상속의 이야기로 여겨졌던 이대호의 롯데 복귀다. 그만큼 그의 롯데 복귀는 극적이고 전격적이었다. 그의 활약정도를 떠나 스타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현실속에서 이대호라는 스타의 복귀는 2017시즌 우리 프로야구의 흥행에 있어 긍정의 요소가 되는 건 분명해 보인다.
사진,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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