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프로야구] 되살아나는 타격감 KIA 김주찬, 1할대 부진 탈출할까?

2017 프로야구 KIA의 정규리그 1위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KIA는 2위 NC의 추격이 거세고 마운드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무패의 에이스 헥터를 중심으로 한 강한 선발 투수진, 팀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 김윤동의 분전, 팀 타선의 지속적인 폭발과 투터운 선수층으로 승수 쌓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6월 19일 현재 43승 24패를 기록하고 있는 KIA는 2위 NC에 1.5경기 차로 앞서있다. 한때 반 경기차로 좁혀졌지만, 지난 주 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이번 주 KIA는 상위권 팀 두산, NC와이 연이은 대결을 앞두고 있다. 어쩌면 이번 주가 선두 유지에 있어 가장 큰 고비가 될 수 있다. 특히,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KIA로서는 강타선의 두산, NC전이 큰 부담이다. 

KIA로서는 화요일 경기 선발 투수로 나설 에이스 헥터를 이번 주 2번 선발 등판할 수 있고 최근 부진했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건강 이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선발 투수 임기영도 로테이션에 돌아올 수 있다. 팀 타선이 4번 타자 최형우를 중심으로 강타선의 위용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KIA는 팀 타율을 물론이고 각종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위 타선에 주로 배치되는 김선빈이 타격 선두에 오를 만큼 상.하위 타선이 고른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KIA 타선에 있어 고민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베테랑 김주찬의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찬은 올 시즌 47경기 출전에 타율 0.188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다. KIA는 꾸준히 김주찬을 기용하며 신뢰를 보내고 한때 2군으로 내려 조정기를 거치게 하기도 했지만, 본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김주찬은 24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은 고작 8개에 그칠 정도로 선구안에도 문제를 보이고 있고 그의 장점 중 하나인 기동력도 도루 2개의 그칠 정도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출루 자체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동력을 발휘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올 시즌 김주찬은 팀과 그 자신 모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김주찬은 130경기에 출전했고 0.346의 타율과 23홈런 101타점으로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도루는 크게 줄었지만, 팀 중심 타자로서 파워와 해결 능력을 함께 선보인 김주찬이었다. 무엇보다 2013시즌부터 KIA에서 활약하면서 그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던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 김주찬은 유리 몸의 오명도 벗어날 수 있었다. 

2016시즌 활약으로 김주찬은 올 시즌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다시 취득한다는 점도 김주찬에게 큰 자극제가 될 수 있었다. 올 시즌 KIA가 FA로 거포 최형우를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버나디나를 영입하면서 다수의 외야 자원을 보유하게 됐지만, 김주찬의 팀 내 입지는 확고했다. KIA는 김주찬을 경쟁 구도에 넣기보다는 그를 1루수로 기용하는 김주찬 시프트를 구상하며 그의 활용 방안을 고심했다. 

하지만 시즌 시작부터 김주찬은 지난 그의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 1할대 타격 부진이 4월과 5월 계속됐다. KIA는 그에게 계속 출전 기회를 주었지만, 김주찬의 타격감은 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그가 있어야 할 외야의 자리는 젊은 선수들이 대신했다. SK에서 트레이드로 영입된 이명기의 활약은 그의 부진을 잊게 했다. 김주찬의 부재에도 KIA 타선은 큰 문제가 없었다. 타격 부진이 그 안에 묻힐 수 있었지만, 그에 비례해 그의 존재감도 함께 줄어들었다. 

급기야 김주찬은 5월 중 2군행을 통보받았다. 휴식 차원의 조치였지만, 결국은 타격 부진이 이어진 것이 큰 원인이었다. 2군에서 절치부심한 김주찬은 6월 8일 다시 1군으로 돌아왔다. 이후 간간히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한 김주찬은 6월 15, 16일 각각 멀티히트 경기를 하며 타격감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다. 그 경기 활약으로 김주찬은 6월 월간 타율을 0.294로 끌어올렸고 1할대 타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1루수 수비가 가능한 김주찬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KIA는 내.외야 라인업의 짜임새를 더할 수 있다. 김주찬은 기동력 야구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우승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KIA로서는 경험 많은 김주찬은 꼭 필요한 선수이기도 하다.

최근 타격감이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김주찬이지만, 그의 타율은 여전히 1할대에 머물고 있고 완전한 타격감 회복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도 있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외야의 경쟁 구도는 한층 더 강해졌고 경쟁자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치열한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KIA로서는 김주찬을 우선 고려할 수 있는 여유도 없다. 이제는 김주찬 스스로 경쟁력을 되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어느덧 김주찬은 30대 후반의 나이가 됐다. 올 시즌 부진을 두고 노쇠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다. 하지만 불과 1년전 김주찬은 나이를 잊는 활약을 했다. 특별한 부상도 없다. 1할대 타율은 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김주찬이 6월 들어 되살아나는 타격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베테랑이 살아있음을 보여줄지 앞으로 그의 여름철 활약이 궁금해진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지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