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프로야구] 에이스도 막지 못한 연패, 최하위 추락 kt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무너졌다. 팀도 연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승리하지 못한 결과는 시즌 첫 최하위 추락이었다. kt는 6월 21일 롯데전에서 에이스 피어밴드 등판에도 4 : 10으로 패했다. 지난주부터 계속된 연패를 끊지 못한 kt는 연패 숫자를 6으로 늘렸고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던 9위 자리도 삼성에 내줬다. 

kt 선발 피어밴드는 결정적인 홈런포 2방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피어밴드는 5이닝 동안 9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피어밴드는 팀 연패 탈출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지만, 6월 15일 자신의 패전에서 시작된 팀 연패를 끊는 투구를 하지 못했다. 탈삼진 6개에서 보듯 구위는 살아있었지만, 위기 상황에서 롯데 중심 타자와의 승부에 실패하며 대량 실점했다. 

롯데는 4번 타자 이대호와 5번 타자 강민호가 각각 3점 홈런을 때려내며 피어밴드를 고개 숙이게 했다. 6월 들어 단 한 개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하며 4번 타자의 체면을 구겼던 이대호는 3회 초 결승 3점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모처럼 중심 타자의 위용을 보였다. 최근 롯데 타선에서 가장 많은 홈런포를 양산하고 있는 강민호는 5회 초 승부의 흐름을 롯데쪽으로 가져오는 3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 3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kt 에이스 피어밴드)

롯데는 주력 타자 손아섭이 가벼운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했지만, 두 중심 타자의 활약과 하위 타선에 배치한 김문호의 3안타, 황진수의 2안타 활약을 포함해 팀 13안타 10득점 하는 타선의 집중력으로 kt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1할대의 빈타에 시달리고 있는 신본기까지 경기 후반 3점 홈런으로 힘을 보태면서 롯데는 편안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와 첫 선발 등판한 롯데 선발 송승준은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의 비교적 안정된 투구로 시즌 5승에 성공했다. 송승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윤길현, 김유영의 불펜진도 무실점 투구로 팀 완승에 힘을 더했다.

전날 6연패에서 벗어난 롯데는 2연승과 함께 위닝 시리즈를 확정하며 반등의 가능성을 다시 찾게 됐다. 롯데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외국인 투수 레일리, 애디튼이 1군에 복귀했고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인 베테랑 송승준이 성공적인 부상 복귀를 하면서 마운드 운영의 난맥상을 조금은 해소하게 됐다. 타선 역시 주중 3연전을 기점으로 침체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롯데와 달리 연패를 끊지 못하고 있는 kt는 상황이 더 다급해졌다. kt는 내심 연패와 함께 팀 분위기마저 좋지 않은 롯데의 주중 홈 3연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길 기대했었지만, 상황은 예상과는 전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연패 기간 문제로 지적된 선발진의 문제가 여전했고 타선마저 집중력 저하가 뚜렷한 kt다. 

주중 2경기 선발 등판한 고영표, 피어밴드는 모두 초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시즌 초반 호투를 이어가며 호평을 받았던 두 선발 투수였지만, 최근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고영표는 시즌 초반과 너무 다른 최근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고 부상 복귀후 다소 주춤하고 있는 피어밴드 역시 시즌 초반 압도적인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제1선발 투수 역할을 해야하는 피어밴드는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트스타트에 실패했다 피 안타율이 급격히 높아진 결과였다. 피어밴드는 너클볼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호투를 이어갔지만, 최근 체력저하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면서 상대 타자들의 대처 능력이 좋아지면서 다소 고전하고 있다. 

피어밴드마저 흔들린다면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로치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kt 마운드 운영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최근 kt 마운드는 젊은 투수들이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선발 투수진은 피어밴드 외에는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불펜진 역시 시즌 초반의 견고함을 잃었다. 마무리 김재윤 역시 무실점 행진이 끝난 이후 다소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kt는 연패 탈출을 위해 올 시즌 팀의 장점으로 떠오른 강력한 마운드를 복원해야 하지만, 당장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kt는 6연패 와중에서 신예 류희운을 선발 등판시켜야 할 정도로 딱한 처지에 놓였다. 롯데와의 주중 3연전 이후 홈런 군단 SK와의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있는 kt로서는 현재의 마운드 사정이 주말 3연전을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의 부진과 함께 kt는 최근 회복세를 보였던 타선마저 힘을 잃고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더해지고 있다. 물론, 주중 3연전 첫 상대가 롯데 에이스 박세웅이었다는 점도 있지만, 마운드 운영에 고민이 있는 롯데를 상대로 kt 타선은 활발한 공격을 하지 못했다. 6연패한 6월 21일 경기에서도 kt는 중심 타자 유한준이 2안타 2타점으로 분전했을 뿐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흔들리는 마운드에 타선 부진까지 kt는 이길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kt의 상승 분위기는 이제 더는 찾아볼 수 없다. kt로서는 다시 패배가 이어지면서 겨우 떨쳐내는 듯 했던 지난 수년간의 패배의식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이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위축시키고 팀의 침체를 장기화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도 kt는 하루빨리 연패를 끊어야 하지만, 에이스마저 무너지면서 그것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사진 : kt위즈 홈페이지, 글 : 지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