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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SK는 홈런을 앞세운 공격야구로 팀 컬러를 확실히 하고 있다. 외국인 힐만 감독과 감독 출신 염경엽 단장의 파격적인 조합의 결과다. 힐만 감독은 염경엽 단장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SK를 활력이 넘치는 팀으로 변모시켰고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전반기 3위를 기록했다. 

SK의 팀 홈런은 홈런 공장이라는 말을 들어도 될 만큼 대단했다. 전반기 SK는 무려 19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는 팀 홈런 100개에 미치지 못한 2위 KIA, 두산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홈구장인 문학 구장 효과를 고려한다고 해도 절대 낮게 평가할 수 없는 수치다. 

SK는 31개로 홈런 부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간판 타자 최정을 시작해 올 시즌 새로운 홈런 타자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동민이 26개로 홈런 부분 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SK는 신예 김동엽과 정진기, 회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전천후 내야수 나주환, 대체 외국인 선수 로맥까지 다수의 선수가 두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눈에 띄는 선수들외에도 SK 타선에는 다수의 홈런타자가 자리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와 같다 할 수 있다. 




이런 월등한 홈런포로 SK는 팀 타율과 득점권 타율 최하위에도 위협적인 공격력을 유지하고 있다. SK 타자들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자신의 스윙을 하면서 타구를 의도적으로 멀리 보내는 모습이 역력하다. 당연히 많은 삼진이 따라오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는 홈런포의 힘은 그들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다. 

현재 SK는 48승 1무 39패를 기록중이다. 2위 NC와는 2경기 차, 4위 넥센과도 역시 2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다. 안심하기에는 이르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다만, 홈런에 의존하는 공격야구는 경기력의 편차를 크게 할 우려가 상존하다. 전반기에는 그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후반기 승부처에서 타선의 흐름이 끊어진다면 일순간 팀이 내림세로 돌아설 수 있다. 

SK는 홈런군단이라는 이면에 가장 적은 팀 도루로 기동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큰 타구를 날릴 선수는 많지만, 접전의 경기에서 출루해 주루 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바꿀 선수가 부족하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외야수 노수광은 아직 기량이 더 발전되야 하는 선수고 잔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인 베테랑 김강민은 잦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타고 타저의 흐름속에 시즌 내내 홈런 공장이 쉼 없이 가동될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지만, SK가 더 큰 그림을 그리려 한다면 공격에서 세밀함이 더해질 필요가 있다. 10개 구단 중 압도적 꼴찌를 유지하고 있는 팀 도루가 늘어날 필요가 있고 홈런 야구의 단점을 보완할 작전 야구의 빈도를 늘릴 필요도 있다.

SK 힐만 감독 역시 이를 알고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힐만 감독은 일본과 미국 야구를 두루 섭렵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보내기 번트 등 작전 야구에 대해서도 큰 거부감이 없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실제 힐만 감독은 수비에서 과감한 시프트를 펼치고 있다. 다만, 공격에서는 팀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힐만 감독으로서는 팀의 득점권 타율을 갑작스럽게 높일 수 없는 상황에서 홈런을 통해 득점력을 높이는 방법을 우선 선택했고 전반기는 적중했다. 

하지만 후반기 6개 팀이 6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모든 전력을 다 가동하는 상황에서 SK가 그들의 스타일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SK의 홈런포는 팬들에게 시원하고 청량감을 주고 있고 SK만의 독특한 야구 스타일을 만들어준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상위권 성적 유지를 위해서는 그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 더 많은 출루가 이루어지고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주로와 작전이 더해진다면 SK 홈런 공장의 생산성은 한층 더 배가될 수 있다. 후반기 SK가 홈런 군단의 위용을 유지하면서 그 장점을 더 극대화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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