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투.타의 조화를 이루며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롯데는 7월 18일 삼성과의 울산 홈경기에서 선발 투수 레일리의 7이닝 3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2실점 호투를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이 뒷받침하며 5 : 2로 승리했다. 롯데 선발 레일리는 5경기 연속 7이닝 투구와 함께 시즌 7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42승 1무 44패로 5할 승률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삼성은 선발 투수 백정현이 위력적인 체인지업과 날카로운 제구를 바탕으로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2안타 2타점으로 분전한 중심 타자 구자욱 외에 타선이 전체적으로 부진하면서 백정현의 호투를 빛바래게 했다. 백정현은 호투에도 패전을 기록하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롯데 레일리, 삼성 백정현 두 좌완 선발 투수들은 후반기 첫 경기 선발 투수로 나서기데 손색이 없는 투구를 했다. 두 투수의 투구는 공통적으로 낮게 제구됐고 좌우를 폭넓게 활용했다. 주심의 넓은 스트라이크 존도 이들의 호투에 영향을 주었다.
두 선발 투수는 구위뿐만 아니라 주자가 출루했을 때도 냉정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양 팀은 상대 선발 투수 공략의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초반을 보냈다. 경기의 첫 득점은 5회 말 롯데 공격에서 나왔다. 5회 말 롯데는 하위 타순이 김문호, 신본기의 빗맞는 안타 2개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고 문규현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삼성 선발 백정현으로서는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백정현은 이후 전준우, 손아섭 두 롯데 주력 타자들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롯데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롯데의 리드를 얼마 가지 못했다. 6회 초 삼성은 선두 타자 정병곤의 몸맞는 공과 박해민의 번트 안타로 시작된 득점 기회가 구자욱이 2타점 적시 안타로 2 : 1로 전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롯데 선발 레일리의 회심이 몸쪽 승부구를 때려낸 구자욱의 타격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렇게 삼성이 구자욱이 중심 타자 역할을 했다면 롯데는 이대호가 있었다. 6회 말 이대호는 삼성 선발 백정현의 공을 좌측 담장 너머로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만들어내며 경기는 다시 2 : 2 원점으로 돌아갔다. 백정현은 이대호와의 대결에서 집요하게 몸쪽을 공략했고 효과를 봤지만, 이대호는 그 공을 기다렸고 간결한 스윙으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이 홈런은 경기 흐름을 다시 롯데쪽으로 돌려놓았다.
여기에 호투하던 삼성 선발 백정현이 한계 투구 수를 넘어서며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상황도 롯데에게는 호재였다. 롯데 선발 레일리는 초반 많았던 투구 수를 줄이며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지만, 백정현은 호투 과정에서 투구 수가 많아졌다. 6회까지 118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백정현은 7회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불펜진이 강하지 않은 두 팀의 상황을 고려하면 삼성에 결코 좋은 일은 아니었다.
마침 롯데는 7회 말 삼성 불펜 공략에 성공하며 3득점 했고 경기 분위기는 크게 기울었다. 7회 말 롯데는 신본기의 볼넷과 문규현의 안타로 잡은 무사 1, 3루 기회에서 전준우의 희생 플라이와 이어진 손아섭의 2점 홈런으로 5 : 2 리드를 잡았다. 경기 중 가장 큰 차이였다. 롯데는 남은 이닝을 조정훈, 손승락이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조정훈은 시즌 첫 홀드를 손승락은 시즌 16세이브를 기록했다.
롯데는 경기 승리와 함께 공격에서 고질적인 문제였던 병살타를 줄이려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전반기 롯데는 득점 기회에서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상하리만큼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땅볼이 많았던 롯데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롯데 타자들은 의도적으로 타구를 멀리 보내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롯데는 두 번의 1, 3루 기회에서 희생 플라이로 각각 1득점하면서 노력의 결실을 보았다. 득점 기회에서 한 점을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이 아쉬웠던 롯데로서는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여기에 이대호, 손아섭 두 중심 타자가 필요할 때 장타를 때려내며 팀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점도 경기 내용상 좋았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승리의 주역은 역시 선발 투수 레일리였다. 전반기 막바지 초반 부진을 딛고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신했던 레일리는 후반기 첫 경기 선발 등판에서도 좋은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했다. 어려움이 컸던 우타자와의 대결에서도 각도 큰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으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강한 자신감으로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7월 상승세를 이어가며 어느 덧 자신의 지난 시즌 승수인 8승에 1승 차로 근접한 레일리가 이런 투구를 계속 이어간다면, 롯데는 돌아온 에이스 린드블럼, 토종 에이스 박세웅, 송승준까지 강력한 선발진으로 후반기 마운드 운영을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후반기 첫 선발 등판한 레일리의 호투는 롯데에 여러 가지로 희망을 주는 투구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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