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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후반기 첫 3연전 위닝시리즈를 위한 롯데와 삼성의 접전은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7월 20일 울산 구장에서 열린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와 삼성은 연장 12회까지 이어진 승부 끝에 4 : 4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양 팀은 주중 3연전 1승 1무 1패를 기록하게 됐다. 

롯데나 삼성 모두 위닝 시리즈를 꼭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선두 KIA와 대결하는 롯데, 상승세의 LG와 대결하는 삼성 모두 주말 3연전이 부담스럽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양 팀은 3연전 내내 가장 강한 선발 투수들로 로테이션을 돌렸다. 하지만 양 팀은 주중 3연전 12회 연장 승부로 극심한 전력 소모 후 주말 3연전을 맞이하게 됐다. 

위닝 시리즈를 위한 대결이 펼쳐진 7월 20일 경기에서 롯데는 에이스 박세웅을 선발로 내세웠고 삼성 역시 외국인 투수 부재 상황 속에 실질적인 에이스라 할 수 있는 윤성환이 선발 투수로 나섰다. 선발 투수의 비중만 놓고 봐도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초반 분위기는 삼성이 이끌었다. 

삼성은 1회 말 선취 1득점을 내줬지만, 2회와 3회 초 만루 기회에서 각각 2득점 하며 4 : 1로 앞서갔다. 2회 초에는 연속 4안타로 롯데 선발 박세웅을 공략했고 3회 초에서는 상대 실책을 득점과 연결했다. 7월 들어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박세웅은 이날 경기에서도 초반이 불안했다. 삼성 타자들은 박세웅의 직구, 변화구 모두에 자신있는 타격을 했다. 박세웅의 표정에는 잘 안된다는 그의 기분이 그대로 드러났다. 





에이스의 초반 4실점은 롯데의 팀 분위기에 분명 좋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롯데 타선은 1회 말 1득점 이후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날 많은 출루에도 득점하지 못한 빈공이 그대로 이어졌다. 이런 롯데에 치명적인 오심까지 더해졌다. 

3회 말 1사후 롯데 손아섭은 좌중간으로 큰 타구를 날렸고 그 타구는 펜스를 넘긴 후 그라운드로 들어온 것으로 보였다. 홈런이었다. 심판들로 손아섭의 타구를 홈런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삼성의 비디오판독 요청을 거치면서 그 타구는 홈런이 아닌 2루타로 정정됐다. 화면상 타구는 펜스를 넘긴 것이 분명했고 그 뒤에 설치된 철망을 맞은 것으로 보였다. 그 철망은 펜스와 동일 선상이 아는 그 뒤에 설치됐다. 경기장 구조상 펜스를 넘겨 설치된 철망을 맞았다면 홈런이 맞았다. 

하지만 비디오판독 센터는 이런 구장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거나 몰랐다. 판독 결과는 철망을 넘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홈런이 아니라는 결정이었다. 롯데와 손아섭은 허망하게 홈런을 날린 셈이었다. 그 타구가 홈런이 됐다면 롯데는 한 점을 추격하고 경기 흐름을 바꿀 계기가 될 수 있었다. 롯데는 그 기회를 예상치 못한 비디오 판독의 오심으로 잃어버렸다. 

롯데는 이후 에이스 박세웅이 안정을 되찾고 차근차근 득점을 쌓아가면서 동점을 만들긴 했지만,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마침 경기까지 무승부로 끝나면서 잃어버린 홈런의 잔상은 더 뚜렷해질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유독 애매한 심판 판정의 당사자로 자주 이름을 올렸던 롯데였다는 점에서 비디오 판독 오심은 더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롯데는 이후 경기를 뒤집을 기회가 있었다. 7회 말에는 삼성 불펜투수 장원삼의 연속 몸맞는 공으로 동점을 만드는 행운이 있었지만,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고 연장 11회 말에는 1사 만루 기회에서 3번 타자 전준우와 4번 타자 이대호가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를 끝낼 기회를 놓쳤다. 그 연장 11회 말 삼성은 마운드에 있는 사이드암 심창민에게 좌타자 김문호, 손아섭에 고의 4구를 내주고 우타자 전준우, 이대호와의 대결을 지시했다. 중심 타자로서는 기분이 나쁜 상황이었지만, 삼성의 수비 작전은 적중했다. 특히,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는 득점권에서 침묵하며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결국, 롯데는 잃어버린 홈런의 아쉬움을 그대로 남겨둔 채 경기를 마치고 말았다. 에이스 박세웅은 초반 4실점에도 7회까지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키며 선발 투수의 역할을 다했다. 7회까지 그의 투구 수는 114개 이르렀고 7회 초 만루 위기를 넘기도 나서는 지친 모습을 그대로 보일 정도로 온 힘을 다한 투구를 했다. 박세웅은 4실점 했지만, 4실점 중 2실점을 실책에 따른 실점이었다. 박세웅은 7이닝 7피안타 3사사구 4실점(2자책) 5탈삼진의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지만, 패전 투구를 면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박세웅으로서는 시즌 10승의 기회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삼성 역시 선발 투수 윤성환도 6이닝 7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의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지만, 그 역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양 팀은 선발 투수의 호투와 필승 불펜진을 모두 소진하는 마운드 총력전에도 원하는 결과는 얻지는 못했다.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은 같았지만, 손아섭의 홈런이 사라진 롯데의 아쉬움 크기가 더 큰 경기였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비디오 판독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비디오판독 장비를 증설하고 별도의 비디오판독 센터를 설치했다. 하지만 길어지는 판독시간과 비디오 판독의 오심이 발생하면서 비디오 판독의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 비디오 판독이 대부분 승부에 직결되는 순간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다. 이번 손아섭의 잃어버린 홈런 사건은 비디오판독 시스템의 신뢰를 또 한 번 잃게하는 일이 됐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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