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시작과 함께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7연패 늪에 빠져있던 한화가 가까스로 그 연패를 끊었다. 한화는 7월 27일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3 : 3으로 맞서던 9회 초 타선이 3득점으로 집중력을 발휘하며 6 : 3으로 승리했다. 한화는 후반기 첫 승에 성공했고 승률 4할을 다시 넘겼다. 한화는 팀 연패 과정에서 김성근 전 감독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까지 들어야 했던 한화로서는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릴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 불안한 투구로 우려감을 높였던 한화 마무리 정우람은 8회 말 2사부터 마운드에 올라 9회 말까지 무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전날 0 : 8의 경기를 8 : 9까지 추격하며 끈기 있는 모습을 보였던 한화 타선은 롯데 마운드를 상대로 13안타를 때려내며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롯데 선발투수가 에이스 박세웅이었다는 점에서 한화 타선이 상승세에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화는 1번 타자 정근우가 1회 초 선두타자 홈런 포함 3안타 1타점, 3번 타자 송광민 1회 초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 중심 타자 김태균을 비롯해 하위 타선이 허도환, 정경운이 각각 2안타로 고른 활약을 했다. 한화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전달의 불안감을 떨쳐내며 무실책의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모처럼 공격과 수비, 마운드가 잘 조화된 경기력을 보였다.
4연승 중이던 롯데는 에이스 박세웅을 선발 투수로 내세워 연승을 이어가려 했지만, 타선이 한화 선발 안영명 공략에 실패하며 경기 주도권을 내줬고 경기 후반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연승이 끝났다. 7월 들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10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롯데 에이스 박세웅은 6이닝 9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승수 쌓기에는 실패했다.
박세웅은 1회 초 한화 정근우, 송광민에 솔로 홈런 2방을 허용하며 2실점 한 데 이어 2회 초 추가 1실점 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박세웅은 2회까지 무려 6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조기 강판의 우려까지 높였다. 제구가 높게 형성됐고 변화구도 밀려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강민호의 부상으로 선발 포수로 출전한 김사훈과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박세웅은 3회부터 제구가 안정됐고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면서 제 페이스를 되찾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팀 타선은 에이스의 역투에 화답하지 못했다. 박세웅은 자신의 13번째 퀄리트 스타트를 완성한 것과 팀이 8회 말 동점에 성공하며 패전을 면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롯데는 연패 중인 한화를 상대로 연승을 이어가는 것과 동시에 에이스의 시즌 10승 달성을 함께 이루고자 했지만, 한화 연패 탈출 의지에 막히고 말았다. 이런 한화의 연패 탈출 의지를 경기력으로 이어지게한 건 선발 투수 안영명의 호투였다.
올 시즌 부상이 계속되며 1, 2군을 오가고 있는 안영명은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역시 시즌 10승을 위해 1승이 절실한 롯데 선발 박세웅과 마찬가지로 1승이 절실했다. 그의 1승은 소속팀 한화의 7연패 탈출과 맞물려 있어 그 절실함이 더했다.
하지만 팀은 후반기 계속된 패배로 분위기가 크게 침체되어 있었고 상대팀 롯데는 후반기 상당한 상승세, 여기에 상대 선발 투수는 에이스 박세웅이었다. 안영명으로서는 부담이 몇 배는 더 큰 선발 등판이었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안영명은 침착했다. 구위는 뛰어나지 않았지만, 공을 낮게 제구하며 범타를 계속 유도했다. 위기에서도 안영명은 땅볼 유도로 이를 벗어났다. 한화 야수들도 수비에서 그를 도왔다.
안영명은 안정된 제구와 공격적인 투구로 팀의 초반 3점 차 리드를 지켰다. 안영명은 투구 수 조절에도 성공하며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불펜진이 불안한 팀 사정상 선발 투수의 긴 이닝 소화가 필요한 한화로서는 그의 호투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안영명은 3 : 2로 앞선 8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는 투구 수에 여유가 있는 안영명이 8회까지 책임지고 9회 마무리 정우람으로 경기를 끝내려 했다. 안영명은 8회 아웃 카운트 2개를 가볍게 잡아내며 자신의 시즌 첫 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불운이 그의 첫 승 꿈을 날리고 말았다.
8회 말 2사 후 안영명은 롯데 전준우에게 펜스를 때리는 장타를 허용했다. 보통이라면 2루타로 끝날 타구였지만, 그 타구는 중견수 이용규의 몸을 맞고 멀리 굴러가고 말았다. 그 사이 전준우는 2루,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롯데는 이 행운의 그라운드 홈런으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팀과 안영명으로서는 허탈한 순간이었다. 이후 후속 타자에 안타를 허용한 안영명은 정우람에 마운드를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선발 투수로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한 안영명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안영명은 호투는 결국, 한화의 연패 탈출의 발판이 됐다. 그가 롯데 에이스 박세웅과 대등한 마운드 대결을 하면서 한화는 승리 희망을 높일 수 있었다.
최근 선발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어려움이 큰 한화로서는 안영명의 호투가 더욱더 가치가 있었다. 안영명 자신에게도 7월 27일 롯데전 호투는 잘 풀리지 않고 있는 올 시즌 남은 등판에서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영명이 연패 탈출을 이끈 선발 호투를 반짝 활약이 아닌 지속적인 활약으로 이어가게 할 수 있을지 선발 투수로서 확실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 그의 등판이 궁금해진다.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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