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 박세웅이 드디어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6월 시즌 9승 달성 이후 8번째 도전만에 이룬 결과였다. 롯데는 8월 13일 삼성전에서 선발 투수 박세웅이 5이닝 13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5실점을 하는 등 마운드가 고전했지만, 타선이 집중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롯데는 4회 초 7득점으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9 : 7로 승리했다.
선발 투구 박세웅은 올 시즌 가장 많은 피안타를 기록하는 등 힘겹게 5이닝을 채웠지만, 야수들의 득점 지원에 힘입어 시즌 10승에 성공했다 롯데 마무리 손승락은 9 : 5로 앞선 8회 말 1사 2, 3루 위기에 마운드에서부터 마운드에 올라 1실점하긴 했지만, 팀 승리를 지켜내며 박세웅의 10승에 힘을 더했다. 손승락은 시즌 25세이브로 이 부분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3번 타자 최준석이 3안타, 전준우, 이대호, 강민호까지 팀 주력 타자들이 각각 2안타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전날 롯데 마운드를 맹폭했던 삼성은 롯데보다 훨씬 더 많은 팀 18안타로 여전히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선발 출전한 대부분 선수가 멀티 안타를 기록할 정도였다. 하지만, 마운드가 순간 무너지면서 연승 기회를 잡지 못했다. 삼성은 마지막까지 추격전을 전개하며 롯데 마운드를 진땀흘리게 했지만, 2점 차 추격까지가 한계였다.
2011시즌 프로 입단 이후 처음으로 1군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은 삼성 선발 투수 황수범은 경기 초반 위기를 잘 벗어나며 무명의 반란을 기대하게 했지만, 4회 초 고비를 넘지 못하며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황수범은 그의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기에서 3.1이닝 6피안타 2사사구 6실점(5자책)의 기록을 남겼다.
경기는 초반 삼성의 우세 속에 시작됐지만, 4회 초 롯데 공격에서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삼성은 초반부터 롯데 선발 박세웅에 안타 세례를 퍼부으며 전날 팀 타격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박세웅은 시즌 10승에 대한 강한 의지로 마운드에 섰지만, 삼성 타선의 기세에 눌리는 모습이었다. 1주일 2번째 등판을 하는 탓인지 구위도 떨어졌고 제구의 정교함도 평소와 같지 않았다. 투구 템포도 삼성 타자들의 리듬을 깨지 못하고 빨랐다. 빠른 결과를 얻으려 하는 마음이 강했지만, 결과는 나쁜 결과의 연속이었다.
박세웅은 2회 말 하위 타선에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 했다. 3회 말에는 5안타를 허용하며 추가 3실점했다. 에이스의 고전은 팀 전체 분위기에도 영향을 주었다. 롯데 타선은 다소 생소한 투수인 황수범에게 1회 초 1득점 이후 고전했다. 다소 상대를 쉽게 본 것이 원인이었다. 전날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패했던 롯데로서는 그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박세웅의 지독한 9홉수도 지속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4회 초 롯데 타선이 힘을 냈다. 4회 초 선두타자 최준석의 내야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튼 롯데는 끈기와 집중력이 함께하며 그 빅이닝을 만들었다. 롯데는 5안타 볼넷 3개를 묶어 7득점했다. 삼성은 선발 투수 황수범에 이어 최충연을 두 번째 투구로 마운드에 올려 롯데의 공격 흐름을 끊고자했지만, 4회 초 롯데 타선의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단숨에 1 : 4의 열세를 8 : 4의 우세로 반전시켰다. 롯데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동안 10승 달성에 실패하는 과정에서 타선의 지원 부족이라는 어려움을 수차례 겪었던 박세웅으로서는 모처럼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받은 경기였다. 투구 내용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세웅은 고전은 계속됐다. 삼성 타자들의 타격감이 전체적으로 상승세에 있었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박세웅은 늘어난 투구 수를 감당할 수 없었다. 박세웅은 5회 말 추가 1실점했고 가까스로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남은 4이닝을 롯데 불펜진의 몫이었다. 롯데는 좌완 이명우를 시작으로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까지 박진형을 다소 일찍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 지키기에 들어갔다. 6, 7회는 순조로웠다. 그사이 롯데 타선은 7회 초 추가 1득점으로 승리를 더 확실하게 했다. 이대로 끝나면 박세웅의 시즌 10승이 완성되는 상황이었다.
롯데의 기대와 달리 삼성은 박세웅의 10승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삼성은 8회 말 1득점, 9회 말 1득점으로 롯데를 압박했다. 롯데는 마무리 손승락까지 조기 등판시키는 강수까지 던지며 삼성 타선의 상승세를 막아냈다. 최근 다소 지친 모습을 보였던 롯데 마무리 손승락은 9회 말 삼성 외국인 타자 러프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는 등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관록투로 이를 극복했다.
박세웅은 시즌 10승 달성과 함께 롯데는 5할 승률 이상을 지켜냈다. 롯데는 1경기 차 앞선 6위를 유지했고 4,5위권과 2경기기 차 내외를 유지하게 됐다. 과정상 어려움이 있었지만, 롯데로서는 전날 대패의 후유증도 이겨내고 순위 경쟁에서도 희망을 가지게 하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무엇보다 10승 문턱에서 잘 던지고도 1달 이상 승수 쌓기에 실패한 에이스 박세웅이 자신감을 되찾을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롯데에게는 긍정적이었다.
그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야수들과 불펜진이 그를 도와 승리투수를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박세웅에게는 많은 것을 얻는 경기였다. 비록, 그동안 타선의 지원 부족과 불펜의 방화 등으로 후반기 승리 기회를 자주 날렸던 박세웅이었지만, 이번 삼성전 승리는 동료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큰 힘을 발휘했다. 10승 달성 순간에 박새웅은 절대로 고독한 에이스가 아니었다.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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