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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8월의 지나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을 향한 마지막 경쟁의 장인 9월로 접어들었다. 8월 한 달 프로야구 순위 판도는 큰 변화를 보였다. 두산, 롯데의 급부상이 주원인이었다. 두 팀은 모두 7할 이상의 승률로 자신들의 위치를 급상승시켰다. 두 팀의 순위 상승은 필연적으로 기존 상위권 팀들의 순위 하락을 불러왔다. 그 결과 8월의 시작과 함께 했던 순위표는 9월 시작과 함께 달라졌다. 

이런 혼돈의 시기에도 1위 KIA는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단단하던 선발 투수진의 힘이 떨어지고 활화산 타선의 침체, 여전한 불펜진 불안이 겹치며 내림세를 보였던 8월의 KIA였다. 한때 KIA는 후반기 최고 승률팀 두산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KIA의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KIA는 지난주 강력한 도전자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KIA는 원투 펀치 양현종, 헥터가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타선이 살아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KIA는 내친김에 5연승에 성공하며 2위 두산과의 승차를 4.5경기 차로 늘렸다. 20여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나름 안정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주 KIA는 6연승 문턱에서 넥센에 7 : 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 : 8로 역전패하면서 일만의 불안감을 남겼다. 그것도 9회 말 한 이닝에 6실점했다는 점은 불펜진 불안을 그대로 대변하는 결과였다. KIA는 지난 두 등판이 많았던 마무리 김세현과 필승 불펜 김윤동에 휴식을 주는 과감한 결정을 했지만,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허용했다. 김세현, 김윤동의 존재감을 더 커진 KIA였다. KIA로서는 1위 수성을 위해 불펜진의 안정화가 중요해졌다. 

2위 두산은 1위 경쟁보다는 2위 수성에 더 주력해야 할 상항이 됐다. 내심 기적과 같은 우승도 기대했지만, 지난주 KIA와의 2연전을 모두 내주며 그 가능성이 줄었다. 승승장구했던 두산으로서는 지난주 2승 4패의 성적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후반기 높은 승률을 유지하면서 선수들이 다소 지친 탓도 있고 상승 사이클이 꺾일 시기이기도 했다. 두산은 당장 2경기 차로 추격한 3위 NC에 대한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전히 강력한 5인 선발 로테이션과 전반기에 비해 한층 강해진 불펜진, 두터운 야수진은 여전히 그들의 강점이다. 부진했던 주력 선수들이 기지개를 켜면서 전력을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여전히 정규리그 1위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있지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고 해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위 NC는 2위 추격은 물론이고 급상승세의 4위 롯데고 신경이 쓰이는 2중고에 빠졌다. 지난주 내림세를 멈추긴 했지만, 투. 타에서 전체적으로 힘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외국인 투수 맨십과 해커가 부상과 체력 저하 등의 이유로 전반기보다 활약도가 떨어졌고 토종 선발진도 역시 기복이 심하다. 불펜진은 과부하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를 메워야 할 타선은 박석민, 스크럭스 등 중심 타자가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하면서 파괴력이 떨어졌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 NC로서는 막판 스퍼트가 필요하지만, 지금의 전력으로는 쉽지 않다. 김경문 감독의 건강 이상까지 겹친 상황에서 NC는 조심스러운 9월을 보내야 한다. 

이런 NC를 추격하는 4위 롯데는 8월 이후 완전히 다른 팀이 됐고 9월에도 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롯데는 5승 1패로 목표치 이상을 달성했다. 그 결과 5위권과의 승차는 3.5 경기 차로 늘어났다. 5위권 팀들이 이런저런 문제로 승수 쌓기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에서 롯데의 4위 수성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는 투. 타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고 있고 짜임새 있는 전력으로 좀처럼 지지 않는 팀이 됐다. 백업 선수들의 활약도도 크다. 어느 투수 하나 활약도가 떨어지지 않는 단단한 5인 선발진과 마무리 손승락과 함께 조정훈, 박진형, 배장호, 이명우 등의 필승 불펜진도 리드를 잘 지켜내고 있다. 여기에 타선의 집중력이 최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과부하 조짐을 보이고 있던 불펜진에 휴식을 주고 있다. 팀 전체가 톱니바퀴 돌아가듯 승리를 위해 잘 조직된 롯데다. 여기에 롯데 팬들의 큰 응원이 더해지면서 롯데의 상승세는 더 탄력을 받고 있다. 

롯데는 2경 기 차로 추격하고 있는 3위 NC는 물론이고 4경기 차를 보이고 있는 2위 두산까지 추격의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오버페이스는 경계해야 하지만, 롯데는 최근 큰 무리를 하지 않고도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팀 전체가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면 남은 9월 순위를 더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 

상위 4개 팀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 막차를 타기 위한 5위 경쟁은 그 양상이 복잡하다. 넥센이 어렵게 어렵게 5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팀이 지친 모습이다. 지난 일요일 기적과 같은 8 : 7 역전승은 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순위 상승을 위한 연승은 쉽지 않다. 넥센은 시즌 기간 주력 선수들의 유망주들과 맞바꾸는 트레이드로 다수 진행했다. 그 결과 중심 타자 윤석민과 마무리 김세현이 팀을 떠났다. 그 반대급부로 얻은 선수들의 당장 전력에 보탬이 안되고 있다. 나름 풍부한 야수층으로 버티고 있지만, 떠난 선수들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불안한 불펜진 사정은 넥센에는 큰 고민이다. 

이런 넥센을 추격하고 있는 6위 SK와 7위 LG도 팀 사정이 그리 좋은 건 아니다. SK는 한때 포스트시즌 경쟁 탈락의 위기에 몰렸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전히 선발 투수진은 캘리, 다이아몬드 두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불펜진은 조마조마한 모습이지만, 타선이 살아나면서 5위 넥센을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SK로서는 시즌 초반 새로운 팀 컬러로 자리 잡은 빅 볼 야구가 되살아 날 필요가 있다. 

시즌 초반 우승후보였지만, 7위까지 밀린 팀 분위기를 되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외국인 타자 로니의 2군행 거부와 팀 이탈이라는 악재 속에 LG는 외국인 타자 없이 남은 시즌을 보내야 한다. 가뜩이나 팀 타선이 힘이 떨어져 있는 LG로서는 큰 타격이다. 더 큰 문제는 팀 내부에서 크고 작은 잡음의 소리가 세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힘을 하나로 모아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수년간 후반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LG였지만, 올 시즌 그렇지 않다. 기대가 컸던 시즌이었던 만큼 그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원인일 수 있다. LG는 타 팀보다 7경기 정도를 덜 치렀다. 후반기 팀이 상승세를 보인다면 극적 반전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그에 앞서 팀 전체가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로 심기일전하는 것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 외에 하위권을 구성하고 있는 한화, 삼성, kt는 남은 시즌 고춧가루 부대로서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화는 주력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워주고 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중요하고, 삼성은 레전드 이승엽의 은퇴 시즌인 만큼 그 마무리가 중요하다. kt는 최 하위를 벗어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내년 시즌을 위한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프로야구는 각자의 위치에서 시즌 마무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아직 순위 경쟁의 결과는 확정되지 않았고 시즌 막판까지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아직은 포스트시즌 대진 표를 예상하긴 이른 시점이다. 남은 시즌 어떤 팀들이 어떤 위치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될지 9월의 프로야구는 여전히 치열하다. 

사진, 글  : 지후니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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