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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3위 추격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쳤고 LG는 5위 경쟁의 동력을 다시 되찾았다. 롯데는 9월 13일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타선의 부진 속에 1 : 3으로 패했다. 롯데는 승리했다면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내준 3위 NC를 1경기 차로 추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야구는 뜻대로 모두 이루어지지 않았다. 

LG는 에이스 허프의 7이닝 5피안타 1사사구 탈삼진 8개 1실점(비자책) 호투를 바탕으로 전날 1 : 2 패배를 설욕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에이스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허프는 위력적인 투구로 LG의 소중한 1승을 이끌었다. LG는 초반 3득점으로 허프의 호투를 뒷받침했다. 전날 2번 타순에서 1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된 안익훈은 3안타 2득점으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최근 LG의 4번 타자로 중용되고 있는 김재율은 3회 말 결정적인 2타점 적시 안타로 해결사의 면모를 보였다. 

롯데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을 내세워 연승을 기대했지만, 타선이 허프에 완벽하게 눌렸다. 박세웅 역시 초반 실점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며 선발 대결에서 밀렸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등판하고 있는 박세웅은 최근 우려되고 있는 구위 저하 문제를 불식시키려는 듯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몸과 마음이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피홈런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에 대해 상황에 따라 힘 조절을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고 구위에 큰 변화가 없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그의 투구 모습은 시즌 초반과 같은 역동성이 떨어져 보였다.






포크볼 등 변화구의 위력을 여전하지만, 직구의 구위는 떨어져 있었다. 이는 투구 수를 늘어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세웅은 초반 3실점에도 6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기대했지만, 끝내 6회를 채우지 못하고 불펜에 힘을 빌려 그가 남겨둔 주자의 득점을 막아야 했다. 박세웅은 5.1이닝 5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분전했지만, 패전을 기록하고 말았다. 롯데로서는 박세웅의 로테이션을 유지해야 할지 휴식을 줘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경기는 여러 가지로 투수전의 가능성이 높았다. 선발 투수들이 모두 리그 정상급이었다. 넓은 잠실 야구장이라는 경기장 특성과 그에 비례해 넓은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도 투수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양 팀 타선이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도 투수전을 예상하게 했다. 많은 득점이 나오기 힘든 경기인 만큼 초반 리드가 승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LG는 초반 3득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1회 말 LG는 1번 타자 안익훈의 2루타와 내야 땅볼로 남은 1사 3루 기회에서 박용택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 득점했다. 깊지 않은 플라이였지만, 안익훈의 빠른 발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LG는 3회 말 추가 2득점으로 확실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3회 말 1사 후 손주인의 안타 출루 이후 LG는 안익훈의 좌전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LG는 문선재의 삼진으로 기회가 무산되는 듯 보였지만, 중심 타선에서 해결 능력을 보이며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2사 2, 3루 상황에서 LG 3번 타자 박용택을 사실상 고의 4구로 내보내고 4번 타자 김재율을 승부를 선택했다. 박용택이 좌타자에 경험이 많고 최근 타격감이 올라와 있다는 점에서 이해가 되는 수비 작전이었다. 마침 4번 타자 김재율은 이전 타석에서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의 변화구에 대응하지 못하며 삼진을 당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4번 타자 김재율을 선택한 것은 옳은 선택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재율은 끈질긴 볼카운트 승부를 하며 버텼고 롯데 선발 박세웅의 변화구 승부구를 좌전 안타로 만들었다. 롯데의 선택이 실패한 순간이었다. LG는 4번 타자의 적시 안타로 3 : 0으로 앞서갈 수 있었다. 에이스 허프의 투구 내용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추가 득점이었다. 김재율은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침착했고 변화구를 대비했다. 김재율의 경기 중 유일한 안타가 결정적인 순간 나왔다. 결과적으로 롯데의 선택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롯데는 4회 초 상대 실책에 편승해 1점을 만회했지만, 더는 득점하지 못했다. LG 선발 허프는 위기의 순간 우타자 몸 쪽을 파고드는 직구 승부로 이를 벗어나며 실점을 막았다. LG 배터리는 구심의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따라 좌우 폭을 넓히는 볼배합을 했고 이것이 적중했다. 롯데 타자들은 허프의 몸 쪽 승부구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것에 다소 의아해하는 표정이었다. 롯데 타자들은 이 볼배합을 읽고 대비했지만, 허프의 구위는 뛰어났고 날카로웠다. 

롯데는 허프가 마운드를 물러난 이후에도 이동현, 진해수, 신정락을 이어지는 LG 불펜진에 득점하지 못하면서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 롯데 역시 박세웅 이후 김유영, 배장호, 이명우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무실점 투구를 했지만, 그들이 역전을 가져올 수는 없었다. 허프는 시즌 6승에 성공했고 신정락은 시즌 10세이브를 기록했다. 롯데는 LG 외국인 원투 펀치 소사, 허프와 맞선 2연전에서 1승 1패를 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LG는 에이스 허프의 건재를 확인했고 새로운 4번 타자 김재율의 활약이 승리 이상으로 의미 있었다. 올 시즌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의 부상과 계약 해지, 그를 대신한 외국인 타자 로니의 무단이탈과 방출 속에 4번 타자 부재에 고심하고 있는 LG로서는 김재율이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LG는 4번 타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석환이니 이형종 등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기도 했고 베테랑 정성훈이 4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었다. 

가뜩이나 약체 타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LG로서는 4번 타자가 4번째 순서로 나오는 타자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최근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김재율은 4번 타자로서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폭발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득점권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9월 13일 롯데전에서 김재율은 4번 타자임에도 위기에서 선택을 받았지만, 멋진 타격으로 그 선택이 틀렸음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경기에서 김재율은 쉽게 선택 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로서는 아쉬운 패배였다. 하지만 3위 NC가 최근 주춤하면서 3위 추격의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아쉬운 패배를 뒤로하고 롯데가 홈에서 열리는 4경기에서 순위 상승의 기회를 더 확실히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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