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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얼마 안 남은 한국 메이저리거를 한 팀에서 2명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다수의 메이저리그 팀들과 협상하던 불펜 투수 오승환의 텍사스행이 거의 확정적이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2년간 최대 9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할 예정이고 메디컬 테스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큰 부상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8 시즌 오승환은 텍사스 소속으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초대형 FA 계약으로 텍사스와 장기계약한 추신수와 한 팀에서 뛴다는 점에서 야구 팬들의 관심을 높이는 일이 될 수 있다. 

2005시즌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은 KBO 리그에서 독보적인 마무리 투수였다. 알고서도 때려내기 힘든 직구는 그를 대표하는 강력한 무기였다. 잠깐 멈추는 듯한 독특한 투구 동작은 타자들에게 더 큰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오승환은 부상 등으로 주춤했던 2009시즌과 2010시즌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2점대 이상의 방어율을 기록하지 않을 정도로 언터처블 마무리 투수였다. 오승환의 수호신으로 자리한 사이 삼성은 역대급 강팀으로 자리할 수 있었다. 

KBO 리그에서 모든 것을 다 이른 오승환은 일본 리그로 무대를 옮겼고 한신 타이거스의 마무리의 투수로 맹활약했다. 일본 리그에서도 오승환은 정상급 마무리 투수였다. 이렇게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였지만, 해외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되면서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오승환은 KBO 리그에서 시즌의 반을 출전할 수 없는 중징계를 받았고 일본 리그 한신 타이거스와의 재계약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 위기에서 오승환은 더 큰 무대로의 진출로 돌파구를 찾았다. 오승환은 2016 시즌을 앞두고 30살을 훌쩍 넘긴 적지 않은 나이에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하지만 전성기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받았던 그가 일본 리그보다 한 차원 더 높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초기 오승환은 상대적을 비중이 낮은 불펜 투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점점 실적을 쌓아가면서 오승환의 위치는 격상됐고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는 반전을 이뤄냈다. 오승환의 직구는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이 있었고 슬라이더가 새로운 주무기로 더해지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여기에 특유의 침착함과 배짱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오승환의 2016 시즌을 그의 야구 인생을  새롭게 여는 시즌이었다. 

2016 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시작한 2017 시즌은 오승환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지만, 2017 시즌 오승환은 그전 시즌의 모습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오승환의 투구에 적응력이 높아졌고 오승환의 구위로 떨어졌다. 가벼운 부상이 함께 하면서 오승환을 고전했다. 급기야 시즌 도중 마무리 투수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오승환은 2017 시즌 세인트루이스에서 1승 6패 20세이브 7홀드 방어율 4.10을 기록했다. 20세이브라는 기록은 가치가 있었지만, 투구의 내용은 그전 시즌보다 각종 지표가 좋지 않았다. 피홈런이 크게 늘었고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약점을 보이면서 활용도가 떨어지고 말았다. 나이에 따른 위력 저하를 뚜렷이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졌다. 때마침 세인트루이스와의 2년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성적이 하락했다는 점은 메이저리그 잔류에 먹구름을 드리워지게 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은 오승환이 일본 리그나 KBO 리그 복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도 불러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FA 시장의 상황은 오승환에 유리하게 전개됐다. 선발 투수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불펜 투수의 비중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높아지면서 기량이 검증된 불펜 투수의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2년간 실적이 있었던 오승환에게는 큰 호재였다. 오승환은 서두르지 않고 다수의 팀과 접촉했고 텍사스와 손을 잡았다. 텍사스의 불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승환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오승환의 텍사스행으로 텍사스는 추신수와 오승환 두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보유하게 됐다. 밀워키와 계약한 최지만도 있지만,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잔류를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할 처지다. 오승환과 추신수는 상당한 금액의 계약으로 그 입지가 단단하다. 부상 변수만 없다면 오승환과 추신수는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가 공격에서 결승 타점을 기록하고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 팀 승리를 지키는 장면을 자주 만날 수도 있다. 이는 야구팬들에게는 상상에서만 있었던 일이 현실이 됨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도 두 선수의 만남은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추신수는 대형 계약으로 텍사스에 FA 선수로 입단했지만, 투자 대비 효율성에 대해서는 아쉬운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그의 트레이드 루머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팀 내 입지가 그만큼 줄었다. 냉정히 텍사스로서는 그를 타팀으로 보내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있다. 추신수로서는 고액 연봉자로서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고 그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날려보낼 필요가 있다. 

오승환 역시 내림세로 있다는 시선을 걷어들일 투구 내용이 필요하다. 이전 세인트루이스와 달리 공격력이 한층 더 강한 아메리칸리그 텍사스를 홈구장으로 사용한다는 점은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텍사스가 오승환을 영입했다는 건 그가 아직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인 추신수, 오승환의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로서는 박찬호에 이어 추신수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와의 계약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과거를 오승환이 지워주길 바랄 수도 있다. 

오승환의 텍사스행이 그의 건재를 과시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지 텍사스에게 또 한번 한국인 메이저리거와의 계약 실패 사례를 더하게 해줄지 공교롭게도 1982년생으로 함께 선수 생활의 후반기를 맞이한 같은 팀 동료 추신수 역시 새로운 전기 마련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 결과가 더욱더 궁금해진다. 결과를 떠나 야구팬들의 메이저리그 대한 관심은 함께 높아질 것을 분명해 보인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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